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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세계일보
2006/7/13(목)
정부 중재기능 "먹통" ... 땜질 처방 되풀이  
정부 중재기능 ''먹통''… 땜질 처방 되풀이
[세계일보 2006-07-12 19:36]    

전문인력 태부족… 관련교육도 초보수준

“참여정부는 사회 갈등의 조정자로서 정부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식은 과거처럼 갈등을 억눌러 미봉해 두거나 권위주의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닌 대화와 타협, 그리고 시스템에 의한 대응으로 바뀌었다.”(2004년 2월18일 청와대 브리핑)

“공공갈등 관리와 관련된 법제도가 정비되지 않아 각 부처의 실정에 맞는 관리체계가 없다. 그때그때의 형편에 따라 해결 방법을 찾아서 대처하는 주먹구구식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06년 7월 건설교통부 관계자)

참여정부의 갈등 관리는 조정기구와 관련 법제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데다 교육 프로그램 등 인프라마저 턱없이 부족해 조정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탐사보도] 갈등관리 시스템이 없다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협의·조정 기구를 통해 갈등 관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부안 방폐장 부지 선정과 평택 미군기지 이전, 한탄강댐 건설 등 공공갈등 관리에 번번이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갈등 조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갈등을 사전에 점검하거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임시방편적 해결에 의존했다고 지적했다.

한국행정연구원 박홍엽 연구원은 “정부의 갈등관리는 각 부처에 분산돼 범정부 차원의 유기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정부가 활용한 기구가 바로 국정현안조정회와 지속가능발전위원회다. 하지만 이들 기구의 조정 기능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국정조정회의는 사후 대책 기능이 강해 사전에 갈등 영향을 예측·관찰하고 예방대책을 강구하는 ‘조기경보체제’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속가능위도 사회적 갈등 해결 정책에 대한 자문 활동을 추가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속가능위는 2003년 말 한탄강댐 찬반 논란에 새로운 갈등 해결 방식을 적용키로 하고, 정부와 찬반 지역주민 등 당사자가 참여하는‘한탄강댐 갈등조정소위원회(조정소위)’를 구성했다.

조정소위는 2004년 11월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소규모 홍수조절용 댐을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해 5년에 걸친 논란을 종식하며 성공적인 활동의 첫걸음을 떼는 듯했다. 지속가능위는 곧바로 홍수조절용 댐 건설 등을 논의할 가칭 ‘공동협의회 구성을 위한 운영소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철원 주민들은 “조정소위의 조정 결과는 기존의 한탄강댐 건설계획과 전혀 다를바 없다”며 “임진강 홍수 방지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동협의회에 불참했다. 결국 지속위의 새로운 갈등 해결 모델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기존 갈등 관리 법제도도 공공사업의 추진이나 촉진을 목적으로 입법화되는 바람에 공공갈등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조정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공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국토계획법, 행정절차법, 보상법, 혐오·기피시설 관련법, 분쟁조정제도 등이다.

국토계획법은 절차적 측면에서 해당 주민과 충분히 사전 합의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다. 도시기본계획에 대한 공청회가 매우 형식적이고, 공람도 이해관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행정절차법이나 정보공개법도 정책 수립이나 추진 과정에서 형식적인 의견수렴에 그침에 따라 주민들의 실질적 참여가 이뤄지지 않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전문가 부족 등 갈등 관련 국가 인프라가 미약한 것도 공공갈등 관리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현재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갈등 관리 교육을 하고 있는 기관은 중앙공무원교육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도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갈등 전문가 양성 교육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전문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금융분쟁조정위원회 등 분야별 갈등 조정 기구들은 협의·조정 체계 미비, 중재·조정 과정의 합리성 부족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별기획취재팀= 이돈성(팀장)·신상득·남상훈·김창덕 기자

twins5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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