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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관리 시스템이 없다③] 갈등 어디서 오나
#건설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000년부터 4년간 임진강유역의 홍수피해 대책으로 한탄강댐 건설안과 더불어 제방(堤防) 설치안을 6차례 비교·검토했다. 이들 기관은 댐건설 반대측의 지적이 있을 때마다 제방 연장을 줄이고 단가를 높이는 등 제방 길이와 사업비를 임의로 산정, 정부 정책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떨어뜨렸다.(한탄강댐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원 결과보고서)
#부안군수가 방사능폐기물처분장(방폐장) 부지 유치신청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를 무시했다면 정부는 부지선정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를 경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부안군수가 2003년 유치신청을 하기 전에 산업자원부가 부안군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를 통해 유치반대 의견이 많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동의를 구하는 민주적 절차를 밟지 않았다.(한국여성개발원 정책보고서)
한탄강댐 건설과 부안 방폐장 유치사업은 참여정부의 공공갈등 해결과제들 가운데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례처럼 갈등관리 실패에는 ▲정부 정책의 공정성과 객관성 결여 ▲일방적 행정과 민주적 절차 부재 등 공통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행정관행을 시스템으로 바로잡지 못할 경우 갈등 관리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갈등 요인별은 몇몇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일방적 행정과 밀실행정으로 인한 공공갈등이 가장 많다.
구리·남양주 폐기물처리시설 광역화사업이 이에 속한다. 경기도 구리시와 남양주시는 2000년 12월 구리시에 소각장을, 남양주시에 매립장을 공동으로 설치하는 ‘폐기물처리시설 광역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남양주시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등 정당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 주민들의 불신감을 고조시켰다. 이는 결국 주민들이 남양주시의 행정을 주민동의가 배제된 밀실행정으로 몰아붙이며 매립장 백지화 투쟁을 전개하는 데 빌미를 제공했다.
공정성과 객관성 미흡에 따른 공공갈등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천안시와 아산시는 1995년부터 10년간 경부고속철도 역사명칭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아산시는 건설교통부가 갈등 조정기구인 ‘고속철도역 명칭선정자문위원회’에 제공한 도면의 편향성을 문제삼았다. 이 도면에 ‘천안정거장’이란 표시가 있어 역명칭이 천안과 직접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아산시는 건교부, 철도청, 고속철도공단이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역명을 역명결정권자의 사전 의도 대로 선정해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비합리적인 피해보상이 공공갈등을 부추기기도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그 사례다. 정부가 주민들에게 현실에 맞지 않는 보상금을 지급하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보상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정부와 주민 간, 주민들 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정부는 1992년부터 시작된 어업권 보상과정에서 어민들이 삶의 터전을 포기한 대가로 한 가구당 1600만원을 몇 년에 걸쳐 분할지급했다.
그러나 이 금액은 어민 한 사람이 갯벌에서 조개를 잡아 하루에 버는 돈이 적게는 4만∼5만원, 많게는 8만∼10만원에 달했던 사실에 비하면 1년 벌이도 되지 않는 액수다. 특히 분할 지급되는 바람에 빚을 갚거나 집 수리에 보상금을 써버려 전업 준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보상기준에서는 삶의 터전을 상실하게 된 주민과 양식면허권을 산 외지인에 대한 형평성조차 고려되지 못했다. 많은 보상금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양식면허권을 사두었던 외지인들이었다. 현지 주민이 뜨내기와 동일한 보상을 받거나 뜨내기가 주민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방조제 공사로 인한 해양환경 변화는 수산물 생산 감소를 가져왔고 수입이 줄게 된 어민들은 보상액에 대한 불만을 품고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에 적극 나서게 됐다.
행정기관 간의 협의 부족에 따른 공공갈등도 적지 않다.
서울시 서초구는 구립 납골당을 건설하기 위해 1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청주시에 있는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서초구는 청주시의 승인을 받지 못해 사업을 중단했다. 서초구는 청주시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혐오시설을 설치하려다 불필요한 갈등만 유발한 것이다. 이 밖에 대화와 타협보다 투쟁과 저항을 선호하는 구시대적 시민의식이 갈등 해결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한 대형국책사업에서 어떤 시민단체가 자신들과 입장이 다른 지역주민들을 매국노로 몰아가는 동시에 동조하는 주민을 선동, 대정부 투쟁에 끌어들여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취재팀
경제·인문硏 설문 결과
국민 10명 중 9명은 한국 사회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의 72%는 집단 간 갈등이 사회적 비용을 유발해 사회발전을 저해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여성개발원, 한국행정연구원 등 7개 민관 연구기관의 공동연구모임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지난해 9월 15∼30일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갈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37.5%, ‘심각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54.4%로 각각 나타나 전체 응답자의 91.9%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갈등은 공공갈등, 계층갈등, 지역갈등, 노사갈등, 환경갈등, 교육갈등, 성별(남녀) 갈등 등으로 분류된다.
국민의 68.1%는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이 10년 전에 비해 심각해졌다고 응답했다. 한국 사회의 갈등수준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약간 심각해졌다’와 ‘매우 심각해졌다’는 응답이 각각 40.1%와 28.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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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세계일보
일방, 밀실 행정이 극한 반발 불러(한탄강 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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