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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세계일보
2006/7/11(화)
소송 걸려 "질질"... 국민혈세 "줄줄"("06. 7. 10)  
소송 걸려 ''질질''… 국민혈세 ''줄줄''
[세계일보 2006-07-10 22:03]    

공공갈등이 갈수록 장기화·고비용화하고 있다. 또 피해보상을 원인으로 한 이해관계 갈등에 환경, 이념 등이 원인인 가치관 갈등이 결합된 ‘복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공공갈등은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소송이 맞물리고 사업이 표류하면서 엄청난 사회·경제적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이는 반드시 국가 차원의 갈등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한국행정연구원 박홍엽 연구원은 “참여정부 들어서는 국민의 권리의식이 신장되면서 공공갈등이 격화하고 있으나 정부의 관련 업무는 부처별로 분산돼 범정부 차원의 갈등관리가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탐사보도] 갈등관리 시스템이 없다

◆ 정부 대 지역주민·시민단체 간 갈등 심화 = 전문가들은 과거 정부와 지역주민 간 갈등에 머물렀던 공공갈등은 90년대 들어 다양한 유형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갈등의 유형은 크게 ▲정부 대 지자체·지역주민 ▲정부 대 지역주민·시민단체 ▲정부 대 종교·환경단체 ▲지자체 대 지자체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정부와 지역주민·시민단체 간에 벌어지는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부안 방폐장 부지 선정, 새만금 간척, 신고리 원전 건설 등이다.

특히 공권력이 투입됐던 평택과 부안사례는 참여정부 갈등관리의 최대 실패작으로 꼽힌다. 평택과 부안은 주민들과 행정당국의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남겼다. 국방부는 지난 5월 경기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일대의 미군기지 이전예정지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행정대집행은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을 때 법원 대신 해당 행정청이 직접 혹은 타인을 고용해 철거하는 것. 강제 철거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경찰과 충돌, 양측 모두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재는 많은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 대추리와 도두리를 통틀어 100여가구만 남아있다. 그러나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집’이란 문패를 대문에 건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마을을 떠나지 않고 있다. 대추리는 29㎞에 달하는 철조망과 삼엄한 검문검색으로 ‘육지 위의 섬’이 된 채 후유증을 앓고 있다.

부안군의 방폐장 반대투쟁이 극렬시위로 확대된 계기는 2003년 11월 반핵부안대책위원회가 제안한 주민투표 연내 실시방안을 정부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분노가 폭발한 부안군민들은 서해안고속도로를 점거하고 부안읍 거리에는 화염병이 등장했다. 정부는 즉각 경찰병력 1만명을 부안군 13개 읍면 전 지역에 주둔시켜 삼엄한 ‘경찰계엄’ 풍경을 조성했다. 부안사태로 발생한 부상자는 대략 600명에 달하고 구속자는 43명이다.

◆ 고착되는 장기화·고비용 구조 = 최근 들어 공공갈등이 복잡해지고 장기화하면서 사업 지연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70∼80년대에는 공해와 건강피해에 따른 보상을 둘러싼 단순한 이해관계가 공공갈등의 요소로 작용했다. 대표적 공공갈등은 각각 울산, 여천 산업공단과 온산산업공단 주변의 공해발생사건이 꼽힌다. 이들 공단 주변에서는 주민들의 공해병과 농작물 피해가 발생, 피해보상을 놓고 정부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정부의 피해보상으로 갈등은 단기간에 해결됐다.

반면 90년대 들어서는 이해관계 갈등에 환경, 이념과 가치, 지역 등 다양한 갈등이 결합된 복합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면도 방폐장 입지 선정과 위천공단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복합갈등은 이해 당사자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해결이 어려워져 장기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탄강댐 건설 추진의 경우 건설교통부(발주자), 국방부와 환경부(협의자), 강원 철원군과 경기 연천군, 철원·연천 군민, 환경단체 등이 갈등의 주체로 등장했다. 한탄강댐 건설은 7년째 표류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대 들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부안 방폐장,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터널,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구간, 경인운하, 한탄강댐, 새만금 간척,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이 그 전형이다.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은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이 갈등해결 방식으로 소송을 택하기 때문이다. 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된 대표적 사례는 새만금 간척과 천성산터널사업이다. 새만금은 9년간 사업이 중단돼 7500억원의 경제적 손실(대한상공회의소 추정)을, 천성산터널은 1년간의 공사지연으로 2조516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갈등의 장기화는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뿐 아니라 정부의 신뢰와 권위를 추락시켜 국가 기능 약화는 물론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별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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