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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세계일보
2006/7/14(금)
표류하는 갈등관리 법안.. 입맛대로 법안해석  
표류하는 갈등관리 법안..입맛대로 법안해석
[세계일보 2006-07-12 19:42]    

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 중인 ‘공공기관의 갈등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표류하고 있다. 법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데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이 법안 통과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갈등 관리 법안이 또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마련한 법안을 보강해서라도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갈등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탐사보도]갈등관리 시스템이 없다

◆국회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이승희 의원은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의회 본연의 업무인데, 정부가 나서겠다는 것은 의회를 무력화하려는 기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또 새로운 법을 만든다고 갈등 관리가 제대로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와 대한상공회의소도 이 법안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갈등의 이해당사자인 정부가 갈등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가 이해관계자를 장애물로 보지 않고 그 주장을 적극 받아들이면 그만인데, 법을 제정해 해결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이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법안을 해석하고 반대를 일삼는다는 지적이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갈등을 해결하는 게 의회 본연의 임무라면 그동안 과연 제대로 그 역할을 해왔느냐”며 “입법, 사법, 행정부가 공히 공공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만큼 범정부적인 갈등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안의 의미와 과제=이번 법안이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실효성 등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법적 구속력이 없어 공공기관장이 갈등 관리 기법을 채택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 공공기관장이 형식적으로 갈등 관리 절차를 밟을 개연성이 크고, 아직 사회적 인프라와 문화적 토양이 성숙되지 못해 법만으로 갈등 관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은 우리나라 최초로 갈등을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파악하고 규정했다는 점, 이해관계자의 참여라는 큰 틀을 짚어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됐다. 또 갈등 예방 절차를 강조하고 민주적 절차를 중시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방송통신대 이선우 교수는 “사회 다변화와 함께 각계각층에서 갈등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상황에서 이런 법률 제정은 갈등 관리 시스템 구축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정부는 법안의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아울러 갈등의 예방과 조정·해소를 위한 문화 형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 이돈성(팀장)·신상득·남상훈·김창덕 기자

twins518@segye.com

◆공공기관의 갈등관리에 관한 법률안이란=정부가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갈등을 법적 장치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이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2년에 걸쳐 초안 작업을 마쳤고, 지난해 5월 국무조정실을 통해 국회에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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