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임오년이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다. 황금들녘에 수확을 끝내고 우리네 농업인들은 한자리에 모여 한가락 불어
대며 흥겨움을 만들 시기이다.
하지만 내심 농업인의 마음이 즐겁고 행복에 겨워서 흥을 돋구었을까? 11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농민항쟁의 날이
되고 말았다. 봄이 되면 희망을 뿌리고 여름이 되면 정성을 기울여 가을이면 수확의 기쁨으로 따스한 겨울을 보내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찌된 시대인지 기쁨의 환희는 커녕 쓰디쓴 술잔에 아스팔트 농사를 짓고 있으니 언제쯤이나 농심이 즐거울
수 있으랴.
묵묵히 땀흘려 노력을 해왔건만 노력의 대가는 빚 뿐이다. 정부의 무관심과 농업정책의 부채가 농심을 멍들게 하고
우리들의 웃음조차 가져가 버렸다.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하고 무엇을 바라보고 농사를 지으란 말인가. 외국농산물에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우리네
농산물. 겉은 한국사람인데외제품을 입고 먹는다고 서구인이 되는가.
농민의 아들이라 누구든 말하지만 아들이 재배한 농산물이 외국농산물에 의해 썩어가는데 누가 농민의 아들인가 말이
다.
정권이 바뀌고 나라의 지도자가 바뀌면 한가닥 희망을 갖고 싶은 것이 국민이요 농심일 것이다.
이번 제7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을 보면서 그 어느해보다 쓸쓸함을 느꼈다.
대선에 일손이 놓아진 탓일까. 국민의 관심이 대통령에게 쏠려 있어서 일까. 어느 구석을 돌아보아도 희망의 농업을
말하고 격려하는 자가 없으니 어찌 탄식을 아니하리오.
상공인의 날, 무역인의 날, 법의 날 등 힘있고 권력있는 단체의 날에는 모두가 야단법석이요 축제의 분위기가 아닌가
함이다.
농업인의 날이 정부에서 지정하여 기념식이나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치인들은 들어야할 것이다. 국민은 보아
야 할 것이다. 농업의 붕괴가 국가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리가 언제부터 배고픔을 잊고 살았다는 말인가. 불과 몇십년에 지나지 않는다. 올챙이 시절을 생각하자. 도약적 경
제발전의 밑거름에는 분명 농업이 있었고 농업인이 있었다. 곧 농업의 희생이 경제 한국을 건설했다는 것이다. 국민과
정치인들은 분명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농업은 동정어린 심정의 정책이 아니라 국가 산업의 기본의 되는 확고부동한 농업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현재 대선에서 쏟아지는 농정공약을 보면 현실성 없는 대안만 내놓고 있다. 진정한 농업인이기를 자부하는 현장의 농
업인의 목소리를 들어라. 농민의 아들이라 겉포장된 정치인, 행정인의 감언이설에 더 이상 속지말자.
분명 달라져야 한다. 변화되어야 한다. 우리 농업인은 농업은 이 나라 산업에 있어 빠져서는 안될 산업임을 잊지 말아
야 한다.
최 돈 식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