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굴 유적 보상대책 시급 발굴 유적 보상대책 시급
[문화일보 2005-11-15 17:29]
(::마산 진동 유적 등 4곳 집단민원 잇따라::) 지난 4월 한반도 최대 규모의 청동기시대 집단묘역이 확인된 경 남 마산 진동 유적 등 최근 발굴된 중요유적들의 보상대책 마련 이 시급하다. 최근 몇년간 발굴조사를 통해 긴급히 보존해야 할 중요유적이 잇따라 발견됐지만, 정부에서 예산을 확보치 못해 토 지 매입이 지연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지역주민들의 사유재산권 침해와 재산손실에 항의하는 시위 등 집단민원이 빈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2000년 5월13일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에 의해 굴착기로 훼손된 풍납토성 경당지구의 사례를 들며, 또 다시 유 적훼손 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국고 고학회는 지난 5일 새로 개관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전국고고학대회에서 사적(국가지정문화재) 지정 등 ‘마산 진동 리유적의 온전한 보존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참석자 들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1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유적보존을 위해 토지매입 등 보 상이 필요한 유적은 9개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마산 진동 택지 개발지구(2만8000평·207억원 소요)와 경북 상주 복룡동 아파트 건설부지(1만8650평·112억원), 경기 용인 보정리 개인주택부지( 2300평·53억원), 강원 춘천 신매리 개인주택부지(400평·8억원) 등 4곳은 공사가 1년이상 중단된데 따른 주민들의 집단민원으로 보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실정이다. 상주 복룡동에선 통일신 라시대 대규모 고대 계획도시 유적이, 용인 보정리 일대에선 신 라의 한강유역 진출과 통일과정 연구에 결정적 자료인 고분이 각 각 발견됐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2006년 예산(안)에 4곳의 토지매입에 필 요한 380억원을 추가반영해줄 것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요청했으 나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200억원으로 삭감돼 14일부터 시작 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 주정습 발 굴조사과장은 “일단 200억원이라도 확보한 뒤 문화재청 예산에 서또 마련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조사가 완료(마 산 진동)되거나 보존방안이 수립(상주 복룡동)된 뒤 4곳 모두를 사적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재청의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아직 사적으로 지정되지 않은 중요 발굴유적에 대한 보상이 정규예산에 항목으로 포함되는 첫 사례로 주목된다. 지난 2000년 이후 발굴조사 과정에서 유적이 발견돼 보존이 결정된 풍납토성 내 재건축 부지들의 경우, 일단 문화재위원회에서 사적으로 지정한 뒤 정부예산에서 예비비를 확 보해 보상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김권구 계명대 박물관장 은 “정부 예산 대비 0.27%에 불과한 문화재청 예산의 확충이 필 요하다”며 “무엇보다 앞으로 잇따를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중 요 발굴유적 보상비를 정규예산 항목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제기된 마산 진동 유적은 ‘갈등관리 법’ 제정을 추진중인 정부에 의해 6개 시범사업 중 하나로 문제 해결이 추진돼 관심을 끌었다. 지난 9월 중재인으로 선정된 조승 헌(생명과 평화를 위한 환경연구소 소장) 박사가 주민(조합원)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등 3자간의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그러나 문화재 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가치의 문제 ’로 서로 협상을 통해 주고받을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갈등 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바람직한 대상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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