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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평동주민 집단소송 준비 계기로 본 판결 사례
전국에 걸친 집중호우로 가옥과 농경지 등의 침수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재민들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건설업체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집중호우로 서울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영등포구 양평2동 일대의 주민들이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중이다.
법원은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순식간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대체로‘기상이변’으로 인한 天災로 판단해 정부나 지자체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 않는 경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자체의 주의·관리 소홀을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人災로 인정,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피해주민과 지자체 등과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설치물에 하자 있는지 여부가 핵심= 민법상 일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과실책임'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과실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배상이 쉽지않다. 따라서 물난리 침수 사태의 발생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도 어렵다. 특히 자연력의 작용에 의해 하자가 발생했을 때 결함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 책임이 인정되지는 않고 시설물의 구조와 주위 환경, 이용 상황 등을 종합해 엄격히 판단하기 때문에 원고가 패소하는 사례가 더 많다.
서울고법은 중랑천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공릉 1,3동 지역주민 110명이 서울시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들은 서울시로부터 받은 18억4,000여만원을 반환하라”고 2004년 8월 원고 패소판결했다.
재판부는 “수해 당시 강수량은 6시간에 340㎜로 1000년에 한번 올 만한 불가항력적 재해로 봐야 한다”며 “서울시의 동부간선도로 건설로 중랑천 단면적이 감소됐다는 이유만으로 홍수 위험이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서울지법은 교통사고 사망자 등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D보험사가 "지자체가 도로관리를 소홀히 한 것도 사고 원인이 됐다"며 경기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2003년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 경기도가 사고 당시 나흘간 707㎜가 넘는 집중호우로 포천군에 수해복구 인력 대부분을 투입해야 했던 상황에서 도로 안전은 위험한 상태에 있는 도로를 통행하는 운전자 개개인의 책임으로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설물 설치·하자 인정한 사례도 많아= 법원은 시설물의 설치ㆍ관리상 하자가 어느 정도 개연성이 있다고 입증되면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홍수 피해로 다수의 원고가 공동소송을 낸 첫 사례로 손꼽히는 '망원동 수재' 사건의 경우 3,700여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 53억여원을 배상받았다. 지난 98년 집중호우로 우이천이 범람해 피해를 입은 석관동 주민 189명이 서울시와 성북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배수관을 잘못 설치한 책임이 인정돼 위자료를 200만원씩 주라는 판결이 났다.
또 대법원은 안양천 부지에 차량을 주차했다가 집중호우로 차량이 침수돼 피해를 입은 임모씨 등 21명이 하천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와 양천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1인당 124만원~1,020만원씩 모두 6,85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4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양천구 담당공무원들이 (안양천 하천부지의 주차장 운영업자들이) 점용허가조건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 및 점검활동을 소홀히 해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월정액을 받고 상설주차장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방치되도록 하고 수방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도록 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부실시공 건설사도 배상해야= 법원은 집중호우로 붕괴된 댐을 제때 보수하지 않아 몇년 뒤 다시 붕괴돼 주민들이 침수피해를 입었다면 건설사에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올 1월 연천댐 부근에 사는 주민들이 댐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경기도, 연천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연천군 백의리와 한탄강 유원지 부근 주민 36명에게 200만~3,400여만원씩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설사는 비상 수로를 만들지 않아 통수(通水)능력이 모자라게 댐을 설계했다”며 “특히 1차 붕괴로 각종 사고 위험성이 지적됐는데도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던 2차 붕괴 당시 저수 수위를 사전에 낮추지 않아 홍수 피해가 확대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 주민 은모(64)씨가 “부실공사로 아파트 바닥에 물이 차 고통을 겪었다”며 시공사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피해 예견됐다면 업체 등에도 책임 = 법원은 태풍처럼 특수한 자연조건 아래 발생한 손해도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고 과도한 노력ㆍ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적절한 조치로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면 관리의무가 있는 업체 등의 책임을 인정하는 경향이다.
부산고법은 올해 5월 할인점 업체가 매장 입구에 세워둔 높이 2.6m의 철제구조물이 태풍 `매미' 침습 때 강풍에 휩쓸려 도로 위를 이리저리 움직이다 행인을 덮친 사고에서 업체측이 피해자에게 3,3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고법은 2001년 7월 중순 서울에 이틀동안 시간당 99.5㎜의 집중호우가 내리자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주차한 승용차가 물에 잠긴 권모씨 등 3명이 건물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회사가 3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지난해 판결했다.
재판부는 "매년 장마철과 태풍으로 호우를 겪는 우리나라에서는 집중호우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이라 보기 어렵다"며 피고측의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김백기 기자) bkk@lawtimes.co.kr <저작권자 법률신문사 / 무단전재금지>
이름: 법률신문
호우피해 소송 인재냐, 천재냐 따라 승패 갈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