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 | |||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일지록(日知錄)은 동아시아 학술사상사에서는 청대 고증학의 탄생을 알린 기념비적 저술로 꼽힌다. 명말(明末) 청초(淸初)를 살다간 고염무(顧炎武.1613-1682)가 쓴 일지록은 전 32권. 다룬 내용은 경학(經學)ㆍ사학ㆍ문학ㆍ정치ㆍ사회ㆍ지리ㆍ풍속 등을 망라한다.
따라서 분량이 방대한 이 일지록은 그 성격을 하나로 가늠할 수 없다. 전통적인 분류법에 의한다면 잡서(雜書) 혹은 잡가류(雜家類)에 넣어야 할 판이다. 책 편제 또한 난삽한 편이라, 권은 권끼리, 또, 편은 편끼리 연결이 쉽지도 않다.
이처럼 일지록이 요상한 모양새가 된 것은 저자 자신인 고염무가 일정한 주제 의식을 구현하기 위해 편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지록은 고염무 자신이 독서를 하거나 사색을 하면서 나중에 요긴하게 써 먹을 요량으로 모아놓은 자료들을 마치 백과사전처럼 집성해 놓았을 뿐이다.
동아시아 학술사에서 이런 '풋노트' 모음집을 '차기'(箚記)라 한다. 차기는 애초에는 다른 저술을 위해 틈날 때마다 모아둔 '분류목록카드집'이라 할 수 있지만, 허다한 경우에 풋노트 수집가 자신이 그만 다 써먹지도 못하고 폐기되거나, 나중에는 아예 정리에 엄두를 내지 못해 묶음집으로 그냥 내기도 한다.
일지록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요즘은 컴퓨터 보급이 일반화하고 종래에는 엄두도 낼 수 없던 강력한 검색 기능이 장착됨으로써, 전통적인 '풋노트' 수집 방식이 퇴색하기는 했으나, 옹골찬 연구의 밑바탕에는 늘 작가 자신이 손수 찾아다니며 수집한 막대한 풋노트가 있기 마련이다.
청주대 한문교육과 임종욱(44) 교수가 최근 완성한 '동양학대사전'(경인문화사) 전 4권 또한 '차기'를 응집한 노작이라 할 만하다. 표제항목 약 10만개, 각 권 평균 1천100쪽 이상이니 전체 분량이 4천500쪽을 상회한다.
그런 까닭에 표제어 선정에서 일정한 기준이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동아시아 한자문화권과 관련되는 용어만 골랐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세부로 들어가면, 사자성어도 꽤 많이 수록했으나, 모든 사자성어를 포함한 것도 아니다. 인명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나, 누락한 인물도 다수다.
각 표제어에 대한 설명에서도 일관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그 표제어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원전까지 밝혔으나, 그렇지 않고 풀이 정도만 간략하게 기술한 항목도 많다. 이는 이 대사전이 21세기판 '차기'이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새로운 지식을 얻으면 잊지 않으려고 하나하나 노트에 정리하고 컴퓨터에 입력해서 차곡차곡 쌓아두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축적된 양이 적지 않았고, 기왕이면 나처럼 공부가 부족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작심을 하고 자료를 모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니 막상 출판물로 나온 대사전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 것이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다른 책을 펼칠 때마다 새로운 용어들이 새록새록 눈에 띄어 지금도 마음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임 교수는 "뚫린 구멍이 숭숭할" 이 대사전을 앞으로 표제어 10만개를 추가할 때마다 증보판을 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이름: 연합뉴스
동양학 대사전으로 발전한 '차기" 
buy cheap oem s: Mi4HGA Not bad post, but a lot of extra !!.... -[02/11-10: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