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포럼] 한탄강댐 원점 재검토 의지 있나? - 06. 5. 15 [강원포럼] 한탄강댐 원점 재검토 의지 있나?
얼마전 황당한 문건을 봤다. 2005년 9월 한탄강댐 문제를 해결키 위해 국무총리를 포함 20명의 장차관급으로 구성된 임진강수해대책특별위원회에 보고할 문건이며, 국무조정실에서 자체 기준으로 선정한 검증평가실무단 13여명이 약6개월 동안 검토한 결과물이었다.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임진강수해대책으로 약 1조3,000억원을 들여 군남댐, 한탄강댐, 하천개수, 5개의 천변저류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한탄강댐만은 이해당사자간 이견이 심해 노무현대통령은 대통령자문 지속발전가능위원회(이하 지속위)에서 해결토록 지시했고, 지속위는 기존 한탄강댐 대신 천변저류지와 홍수조절댐으로 결정하여, 찬반양측이 참여하는 공동협의회를 구성하고 1년 내에 댐건설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 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반대측 참여거부로 관련업무를 국무조정실로 이관되었고, 검증평가위원들이 상세히 검토한바 건교부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대체로 타당하며, 다른 대안은 현실성이 없어 한탄강댐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필지가 황당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지속위 결정에 불복한 이유와 원점재검토 지시가 내려진 감사원감사결과에 대한 내용언급이 전혀 없이 작성자의 유리한 측면만 언급했다는 사실이다. 진행과정을 잘 모르는 장차관급이 이 내용을 보면 정부측은 전혀 하자가 없는데도 반대측의 근거 없는 논리로 억지를 부리는 불량한 집단으로 오해하기 쉽게 작성됐다는 것이다.
반대측이 지속위 결정에 대해 불복한 이유는 논리의 불합리성 때문이다. `정부측은 환경영향평가 승인도 안된 상태에서 시공업자(대림산업)을 선정하였으며, 댐이 과연 필요한지를 검토하는 수해원인대책 보다는 댐을 기정사실로 하여 시행하기위한 댐기본계획을 먼저하는 등 절차가 잘못됐으며, 자문심의교수들이 편 봐주기 했고, 잦은 수치변경으로 국민들께 신뢰를 잃어 기존에 계획된 3억1,000만억톤 규모의 한탄강댐은 무효화했지만, 몇몇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보니 천변저류지 800만억톤과 3억200만톤의 댐이 적당하며, 이 댐 추진을 위해 공동협의회를 구성하여 댐 규모를 협의하라'는 결정문에 대해 엉터리 계획된 댐을 무효화 해놓고 곧 바로 뒤에서 같은 규모의 댐(기존수심 70m보다 0.17m 낮아지는 댐)을 결정했으며, 또 다시 댐 규모를 협의하라는 모순된 논리에 불복한 것이다.
또한 국무조정실로 이관된 이유는 감사원감사 결과 원점재검토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지속위 논리가 잘못됐음을 국회에 전달하자 국회의 감사원감사 요구가 있었으며, `경제성도 없고, 대안도 댐에 비해 제방은 40%로 저렴함에도 5차례나 거짓 보고서를 작성하였으며, 절차도 잘못됐고, 홍수조절효과도 잘못된 수치를 적용하는등 총체적으로 잘못되어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감사결과에 대해 부처간 이견 조정이 필요하여 국무조정실로 이관 되었던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한탄강댐 문제를 주관하는 국무조정실 담당자는 한탄강댐을 계획하고 추진해왔던 건교부와 수자원공사에서 파견 나온 서기관과 전문위원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절차와 과정이 잘못됐다면 결과가 옳다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미 추진해왔던 건교부의 모든 내용물들은 불합격 판정을 받아 새로이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마당에 이들 부처에 소속된 사람들로 하여금 주관하여 검토된 결과라면 이론적으로 정당하더라도 반대측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문민정부, 국민의정부를 지나 참여정부 종반기에 이르렀는데, 아직 군사정부의 구태를 벋지 못한 밀실행정이 펼쳐지는데 놀랍다.
총리는 감사원의 지시에 의해 진정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절차를 합리화시킬 방편으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댐 강행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인지 알 수 없다. 진정으로 진위 파악을 위한 특별위원회라면 구성자체에 형평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또 선거가 돌아왔다.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원점에서 재검토'를 한번 써먹었고, 2004년 철원군수 보궐선거에 또 한번 `원점에서 재검토'를 써먹었다.선거가 끝난 직후 댐건설 강행을 발표했으나 감사원감사결과에 의해 좌절됐다. 이번에도 5·31지방선거 이전에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또 연기 했다. 한번 더 써먹을 모양이다.
총리는 진정으로 원점에서 재검토코자 한다면 선정된 재벌 시공회사와의 계약파기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의정부~동안복선전철사업의 당초사업비 1,000억원이 6,500억원으로 투입되고서야 완공됐으며, 용담댐은 당초 3,100억원이 1조5,300억원으로 5배 투입되고서야 완공됐다. 1조원짜리 사업비가 5조원이 될지 10조원이 될지는 모를 일이다. 이런 좋은 일을 수주해 놓고 놓칠 회사가 없다. 그러니 추진여부에 영향력이 미칠 청와대, 국회의원, 총리실, 건교부, 학계, 주민들을 곳곳에서 로비할 것이다. 이미 몇 사람은 징역살고, 몇 공무원은 징계 받았다. 다음 정권 초기 또 무슨 게이트가 터질 것인지 궁금하다.
최석범(한강수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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