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댐 조정안 놓고 새로운 갈등 [2004-11-03 12:51]
지속가능위 ‘천변저류지’ 2곳, ‘새로운 홍수조절용 댐’ 대안으로 제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한탄강댐 갈등조정 소위원회’가 한탄강댐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방안으로 △천변저류지 2개소와 △새로운 홍수조절용 댐을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댐 건설을 강력히 반대해 온 강원도 철원 주민들은 “새로운 홍수조절용댐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한탄강댐을 건설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말을 바꾼 것밖에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환경사회단체회의는 “이러한 애매모호한 결정은 특히 지속위가 정부의 자료와 주장에 기울어진 상태에서, 갈등 주체들의 비판을 모면하려 정치적 수사를 늘어놓은 탓”이라며 “신뢰성 없는 자료와 자문위원들의 주장을 임의적으로 편집해 정부를 두둔하고, 환경단체들과 반대주민들의 주장을 멀리한 때문에, 논리 없는 결정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기존 댐보다 작은 규모로 건설 = 조정소위는 임진강 유역의 장단지구와 석장2지구 등 2곳에 천변저류지를 건설해 시범 운영하는 방안과 함께 대형 홍수가 올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점을 고려, 용수공급 기능이 배제된 순수 홍수조절용 댐 건설을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결정에 따라 기존의 한탄강댐 건설계획은 백지화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새로 건설되는 홍수조절용 댐은 기존 한탄강댐(담수량 3억1500만톤, 높이 85m, 길이 705m)보다 작은 규모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중립적 전문가와 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협의회에서 규모와 위치, 안전성 등을 검토하게 될 예정이다.
또 홍수조절용 댐을 용수확보를 위한 다목적댐으로 바꾸려면 8월27일 합의안대로 철원지역 주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했다.
조정소위는 2일과 3일 관련 당사자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8월27일 당시의 합의안을 지켜달라고 당부할 계획이다.
◆“홍수조절용댐은 철원 주민 우롱” = 지속위의 조정안에 대해 한탄강댐건설반대대책위원회 측은 “우리가 댐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저류시 역류현상 때문에 철원군이 홍수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홍수 조절용댐을 짓겠다는 것은 정부가 댐 건설원칙을 고수하면서 말만 바꾼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국환경사회단체회의는 “지속위는 ‘민관 공동협의회’를 구성해 댐의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면서도 사업타당성에 대한 평가는 외면하고 있다”며 “조정소위 결정은 핵심이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동의해야 할 것인지 혼동스럽다”고 비판했다.
환경회의는 “조정소위의 일방적 추진에 반발해 회의 참여를 거부한 반대 운동 주민들의 태도는 충분히 명분이 있다”며 “지속위의 일관성 없는 결정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기대했던 분들은 큰 혼란을 안게 되었으며, 지속위의 갈등조정 역할은 심각히 의심받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정소위의 결정이 현실적으로 힘을 발휘하려면 정부는 물론, 지역 주민들이나 환경단체가 8월27일 합의안대로 조정소위의 결정을 최종안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은 상황이다.
◆당초 다목적댐으로 추진 = 정부는 임진강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해 1999년부터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와 포천시 관인면 중리 일대에 담수량 3억1500만톤 규모의 한탄강댐을 건설하는 기본계획을 마련했으나, 지난해 9월 경기 연천·포천, 강원 철원 주민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계속되면서 중단됐다.
한탄강댐은 원래 다목적댐으로 추진됐으나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최종 협의 과정에서 ‘1년에 15일 동안만 저류를 할 수 있는 홍수조절용 댐’으로 성격이 바뀐 상태였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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