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탄강댐 해법 "정치 소용돌이"
한탄강댐 해법 ‘정치 소용돌이’
[한겨레 2004-10-28 23:30]
[한겨레] 사회갈등 조정모델 만들려 공들였는데 조정위 결정 지연속 여 "건설 재검토" 흘려 찬반주민, "승복" 애초 합의 접고 반발태세
참여정부가 사회적 갈등 해결의 새 모델을 세워보겠다며 공을 들여온 한탄강댐 건설을 둘러싼 갈등 조정작업이 정치바람에 휩쓸려 위기를 맞고 있다.
한탄강댐 건설 문제는 1999년부터 찬반 논란만 거듭해 오다, 지난 2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새 정부의 새로운 갈등 해결 방식을 적용하는 첫 사례로 선정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게 됐다.
이에 따라 6월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한탄강댐 갈등조정 소위원회(조정소위)와 찬·반 지역 대표 등이 참여해 꾸려진 ‘당사자회의’는 8월27일 2박3일의 마라톤 회의 끝에 “조정소위에 최종결정권을 위임하고, 이 결정에 이견이 있어도 반대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10월15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던 조정소위의 최종결정이 미뤄지자, 댐 상류인 철원에서 30일 치러지는 군수 보궐선거 때문이라는 주장과 함께 조정소위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댐 건설을 결정하고도, 여당 후보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조정소위는 이에 따라 지난 19일 당사자회의를 소집해 최종결정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대안에 대한 검토작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주민들 무마에 나섰다.
갈등 당사자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다, 대안 모색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지난 23일 나온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의 발언은 조정소위의 최종결정에 대한 권위를 결정적으로 흔들었다.
보선 지원차 방문한 철원에서 한탄강댐을 당 차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연천·포천 등 댐 찬성 지역 주민대표인 김준문 수몰민종합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이 양보해 어렵게 이룬 합의가 정치논리에 밀려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보선 전에 최종결정이 발표되지 않으면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의 발언은 댐에 반대하는 철원 주민들에게도 댐 건설 쪽으로 최종결정이 나더라도 재검토를 요구할 명분을 주었다.
장진혁 한탄강댐반대 공동대책위원장은 “건설 쪽으로 결정이 나면 주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소위가 어떤 결정은 내든 이처럼 찬·반 지역 주민들이 불복할 가능성이 높아, 주민 참여를 통한 갈등 해결의 새 모델을 세워보려던 참여정부의 애초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