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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강원도민일보
2004/5/26(수)
[기고] 철원 '이태준' VS 통영 '윤이상'  
성희직 민예총 도지회장

 윤이상은 이른바 '동베를린 간첩단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경남 통영출신 세계적인 작곡가이다. 이 비운의 천재는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살아생전엔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을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자치단체가 앞장서 그를 기리는 국제음악제를 열고 있다.
 민선 통영시장이 과감하게 추진한 '통영국제음악제'가 대성공을 거두자 이제는 선양사업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윤이상의 고향'이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전 세계 연주자, 음악애호가들이 통영시로 몰려들 정도로 윤이상의 '이름 값'이 대단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우리 강원도에도 윤이상과 닮은꼴의 천재 예술가가 있다. 철원출신 작가 상허 이태준이 바로 그러한 인물이다. 상허는 흔히 '한국단편문학의 완성자' 또는 '한국의 모파상'이라고도 불리곤 한다. 지금도 문학관련 석·박사 논문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평가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 4월29∼30일엔 세종문화회관에서 문화관광부가 후원하여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가 열렸다. 그 자리에는 이육사 계용묵 등 6명의 작가에 대하여 각각 한 꼭지씩 발제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유독 상허만이 '이태준 작품론'과 '이태준 전체 연구사' 두 개의 주제로 심도 있게 발제 될 정도로 그의 문학사적위상과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그런데 이러한 상허가 정작 고향인 철원에서 천대받고 있다. 상허가 '월북작가'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강원민예총에서는 '상허 이태준 문학의 부활을 꿈꾸며'라는 제목으로 철원에서 문학기행을 가진바 있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 철원지역의 관계공무원, 사회단체장님들도 만나보았다. 철원에서도 상허를 기리는 '기념비건립' 등의 일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과 보수단체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 6·25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상처가 아직도 다 아물지 않은 지역이라 그러한 정서가 일정부분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한다. 무엇보다 철원군은 향후 통일의 시대에 '남북평화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철원군민들이 이러한 시대정신과 변화를 거부한다면 어찌 지역발전이 가능하겠는가.
 널리 알려진 것처럼 상허는 한때의 '사상적 방황'으로 월북한 것이지 결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흔히들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말하곤 한다. 지자체와 국가마다 지역의 문화자산과 예술작품을 향토와 국민적 자긍심으로 확대재생산 해내고 있다. 그리고 유명 예술인과 특색 있는 문화예술은 훌륭한 관광상품이자 지역경제활성화의 주요 테마가 되고 있다.
 윤이상을 부활시킨 경남 통영시가 주는 교훈이 그러하다.
 이제 상허 이태준을 어떻게 평가하고 대접해야 할지에 대해 우리 강원도민과 철원군민들이 대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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