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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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동연 열린우리당 의원이 8일 오전 상임중앙위원직을 돌연 사퇴한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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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기사대체 : 오후 3시 25분]
염동연(광주 서갑) 열린우리당 의원이 돌연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한 까닭은 무엇일까?
염 의원이 8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영등포 중앙당사 기자실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당직자들 중에 '사퇴' 기자회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염 의원의 사퇴는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전병헌 대변인은 염 의원이 사퇴 결정을 하면서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전혀 상의가 없었다고 강조한 뒤, 염 의원의 "고독한 결정"이라고 표현했다.
염 의원의 '고독한 결정'은 측근 비리의혹 때문?
염 의원이 사퇴를 최종 결정한 것은 전날(7일) 오후로 알려졌다. 그러나 염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사퇴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 부터 계속 해왔다"고 귀띔했다. 염 의원이 "고독하게" 사퇴 문제를 놓고 고민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의혹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비리의혹 사건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이철우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한탄강 댐 추진 과정에 여당의 고위 실세 Y모 의원이 개입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Y모 실세 의원이란 호남 출신의 당 지도부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정설이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총리가 지난 2일 한 조찬강연회에서 '대통령 측근이나 사조직의 발호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의 호남지역 최측근으로 알려진 염 의원은 "이 총리가 경거망동하고, 총리로서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며 격하게 비난했다. "도대체 대통령의 측근들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그런 말을 했는지 의아하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염 의원은 이 총리를 비난한 지 5일만에 당 지도부에서 물러났다. 염 의원은 "내가 사퇴하는 것은 이 총리의 발언과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염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이 총리의 발언이나 이철우 전 의원의 얘기도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사퇴를 하면 그런 의혹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는 꼴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없는 것을 만들어 내면서 자꾸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7일)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의 국회 대정부질문이 염 의원의 사퇴를 결심하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후문이다. 장 상중위원은 당시 이해찬 총리를 상대로 한 질문에서 "총리는 대통령 측근이나 사조직의 발호 가능성에 대해 발언했는데, 실제 권력을 남용한 사례가 발견되어서 그랬느냐"고 물었다.
장영달 상중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염 의원을 상대로 '개혁-실용'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염 의원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당이 소모적인 노선논쟁으로 상처받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노선논쟁의 한쪽 끝 대척점에 서 있다는 사실에 커다란 부담을 가졌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염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박기춘 사무총장, 전병헌 대변인 등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원군이 한 명도 없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해찬 총리 겨냥한 염동연 의원의 '최후카드'
염 의원의 부인과 달리 그가 상임중앙위원직까지 내던진 데는 이해찬 총리의 '설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즉 그가 사퇴한 배경에는 '화해할 수 없는' 이 총리와의 갈등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허리가 좋지 않아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못한다"며 "(당선자 시절에 받은) 디스크 수술이 깨끗하게 안 된 것 같다"고 밝혀 청와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국가기밀에 가까운 보안사항인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공개한 것. 여기에 이 총리의 "대통령 측근 발호" 경고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염 의원의 분노가 폭발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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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동연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이 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상임중앙위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한뒤 당사를 나서다 당사를 다시 쳐다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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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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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한 의원은 "염 의원이 비리의혹 때문에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염 의원의 사퇴로 누가 가장 압박을 받을지 생각해보면 그가 사퇴한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염 의원의 사퇴로 이해찬 총리가 가장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염 의원의 사퇴는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최근 당·정·청 갈등을 사실상 방관한 데 대한 강도높은 문제제기로도 해석된다. 즉 노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반기를 든 안영근·정장선 의원 등에 대해 '경고'조차 던지지 않는 지도부의 수수방관이 그의 사퇴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탈하는 호남 민심에 대한 책임?
열린우리당 소속 광주.전남 지역 일부 의원들의 동요 역시 염 의원의 사퇴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민주당과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광주.전남 지역 정계의 지각변동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호남지역의 맹주를 자임하고 있는 염 의원으로서는 적지 않는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염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내 통합을 이룩해 정통 민주세력 재결집을 통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현재 두달여 지도부 일원으로 지켜보면서 저의 역할이 그와 같은 희망을 키우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염 의원이 공을 들였던 무소속의 최인기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한데 이어 7일 최진영 남원시장까지 민주당에 입당했다.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민심이 급속히 이탈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당 지도부 중 염 의원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염 의원의 사퇴가 당내 문제뿐 아니라 당정관계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염 상중위원의 사퇴가 오히려 당내 계파갈등을 부추기고 당정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래저래 혼란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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