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개인채무자회생법안’국회 통과
워크아웃·개인파산제 중간 형태
‘개인채무자회생법’이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신용불량자 문제를 푸는 데 큰 힘을 얻게 다.

자신의 소득으로는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법원이 채무조정을 통해 정상적인 삶의 길을 열어주는 개인회생제도 도입을 뼈대로 하는 이 법은 올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400만명에 육박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일정한 소득과 채무변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무더기로 개인 파산에 이르는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고, 금융권의 신불자 해소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회생제도는 현재 신용회복지원위원회가 시행하는 개인워크아웃(개인신용회복지원)과 법원이 결정하는 개인파산제도의 중간쯤 되는 제도다.

개인회생제도는 법원이 나서 채무조정을 한다는 점에서 사적 채무조정인 개인워크아웃과 다르며, 공무원이나 의사, 변리사 등의 전문자격도 유지한다는 점에서 개인파산과도 다르다.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계속적인 수입이 있는 급여 또는 영업소득자여야 한다. 관할 지방법원에 개인회생 신청과 함께 변제계획서를 제출하면, 법원이 재산조사와 채권자 이의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개인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다.

개시가 결정되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나 채권추심이 금지된다. 변제기간은 최장 8년이며, 정해진 기간 동안 변제계획대로 완료하면 나머지 빚은 면책된다.

개인회생법의 국회 통과에 따라 신용불량자 가운데 수천만원 이상 빚을 진 거액 다중채무자들이 개인파산을 피하는 등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회사 2곳 이상에 3천만원 이상의 빚을 진 신용불량자는 대략 100만명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공적 채무조정인 개인회생제가 본격 시행되면 그동안 시들했던 채무자와 채권 금융회사 사이의 사적 채무조정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채무자가 사적 조정을 거부하고 개인회생제를 신청해도 법원이 재산조사 등을 통해 채권 금융회사의 제안보다 낮게 면책률을 적용하면 채무자는 손해를 보게 되며, 채권 금융회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김남금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변호사)은

“공적 조정제도인 개인회생제가 본격화하면 채무자나 채권자 모두 합리적인 판단 아래 적극적으로 채무조정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공적 조정과 사적 조정이 양 날개로 함께 작동해야 40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문제가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