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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천 재인폭포 인근의 한탄강 전경 | 무릇 이 땅의 삼라만상들은 근원이 있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건 아닌 탓이다. 그렇다고 꼭 다윈의 진화론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나이테처럼, 또는 부름켜처럼 그것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성장의 숙주 노릇을 했던 과정을 우린 감히 역사라고 부른다. 한탄강도 그렇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나일강이나 유프라테스강, 황하 등도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쪽샘에 불과하다. 강원도 평강군 현내면 상원리 장암산 남쪽 계곡에서 시작된 강, 한탄강. 멀리 비운의 군주 궁예를 비롯, 근·현대사의 뼈아픈 편린들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가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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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에 있는 양사언의 ‘경도(瓊島)’ 암각문 | 이런 의미에서 이연섭 경기일보 정치부장(前 문화부장)이 펴낸 ‘한탄강’(고래실 刊·320쪽)은 수년동안 발품을 들인, 땀과 눈물로 얼룩진 보고서인 셈이다. 문화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갸날픈 여성의 몸으로 대부분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유역인 한탄강을 답사하며 빼곡하게 적은 그의 취재수첩은 그 몇년동안의 흔적을 웅변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은 지난 2004년 한해동안 경기일보에 ‘한반도의 보고 한탄강’이란 기획시리즈로 연재됐고, 다음해 최은희 여기자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머릿말을 통해 “한반도의 보고(寶庫)라 해도 손색이 없는 한탄강은 한민족사의 거대한 숨결을 담고 있지만 그동안 임진강의 지천 정도로 인식돼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한탄강은 ‘큰 여울의 강’이란 뜻을 담고 있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화산이 폭발해 생긴 강으로 가장 젊은 유년기 지형이기도 한 한탄강은 궁예의 패망과 관련된 전설과 지명 등이 흩어져 있고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으로 강이 붉게 물이 들기도 해 ‘한탄(恨歎)’했을지도 모른다. 전곡 구석기 선사유적지, 호로고루성, 은대리성, 당포성, 고석정, 순담계곡, 승일교, 직탕폭포, 재인폭포, 화적연, 주상절리, 적벽, 베개용암, 쉬리, 배가사리…. 한탄강에 담겨진 코드들은 이처럼 무한하다. 저자의 표현대로 한탄강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듯 계속 역사의 한복판을 흐를 것이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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