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사랑 :: [기획-국회개혁 2] 국정감사. 청문회 이대론 안된다

전성환 한국YMCA전국연맹 기획실장.

정당개혁 및 정치개혁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회를 중심으로 한 우리네 정당들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눠먹기식 정치를 일관하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강혜영),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타'(이지현), YMCA(전성환) 등 시민행동가들이 바람직한 정치개혁의 목소리를 5회에 걸쳐 기고를 한다. <편집자주>

순서
1. 국회 교섭단체 꼭 필요한가
2. 국정감사 및 청문회제도 개선과 전문성 강화
3. 법사위의 월권
4. 열린정치와 책임정치 구현을 위한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5. 국회 윤리강화 문제

국회의원 한사람 한사람은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으로서 매우 방대한 의안들을 다루고 있어 국회의원 개개인이 혹은 각 정당과 국회 자체내의 시스템이 올바른 의정활동을 위해 어떻게 얼마나 지원하는가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각 국회의원들을 보좌하는 인력들이 있지만 특히 입법과 예·결산과 관련된 전문지식과 정보를 수집·정리·분석해 제공할 수 있는 지원조직의 구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2003년에 국회내에 신설된 예산정책처의 설립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및 면책특권의 남용, 불법정치자금 수수, 비리연루사건들, 정쟁에 치우친 국정조사 등으로 국민들의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감은 매우 높아있는 상태이다. 국회의원의 자질문제는 최우선 순위에 있긴 하지만 국회의원 개개인의 자질과 정당내부의 개혁문제로 국회의 전문성을 담보하는 것은 일정정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그런 면에서 국회의원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국회내의 제도적 보완, 국회예산확충 등에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기 위한 국회 스스로의 노력은 부족할 수밖에 없었고, 정치권뿐아니라 시민사회조차도 토론이 부족했고 사회 전반적으로도 인색했던 측면이 있다. 하지만 3권 분립을 지향하는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은 국회로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국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 했든가?

입법지원처 설치가 필요

현재 예산정책처와 함께 입법자료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고, 국회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회도서관내에 현재 22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입법정보지원과를 두고 있는데 이 기능을 특화 및 강화해 미국의 입법지원처(CRS :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enter)와 같은 독립적인 조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입법지원처는 외부의 압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의정활동에 필요한 지식∙정보들을 신속하게 수집∙정리∙분석하여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미국 국회의 입법기능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입법지원처의 설립은 현재 국회 상임위중 정당의 모든 이해관계와 정쟁을 받으면서 첨예한 대립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면서 미국와 영국의 상원의원과 같은 기능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의 역할조정문제와도 매우 연관되어 있다 할 것이다.

국회 사무처 정책지원중심으로 개편해야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지원과 국회운영을 위한 여러 가지 행정적 지원을 총괄하는 기구이다. 그런 면에서 국회사무처의 가장 큰 임무는 두말 할 것 없이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지원이다.

하지만 국회 사무처의 기능이 행정지원 위주의 경직된 구조로 돼있어 원활한 의정활동 지원에 애로가 많아 국회 사무처의 구조를 '입법지원 영역'과 '행정지원 영역'으로 이분화하여 개편이 필요하다. 두 영역은 각각 담당하는 업무의 성격이 매우 상이함으로 각각 독립성을 갖고 조직∙운영됨으로써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수 있고, 상호간에 균형과 협력관계가 원활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내 정책연구기관 설치 필요

무수한 국책연구소가 행정부 산하에 설립되어 있으나 국회가 관장하는 연구기관이 전무하다는 것이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초라한 위상을 여실히 보여 준다.

행정부 산하 국책연구소들이 대체로 임기가 한정된 정권의 단기적 정책결정 및 집행을 보좌하는데 집중하는 반면 장기적인 국가발전 전략수립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현재 정치관계법에 따라 정당에 설치된 정책연구소는 그동안의 관행으로 보아 정쟁에 악용되어오거나 정당내의 역학관계에 종속되는 측면이 많아 정당의 정책연구소는 임의기구화하고 오히려 국회의 정책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행정부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 강화해야

얼마전 홍준표 의원이 모 인터넷신문과의 대담의정보고회에서 '왜 지금껏 여당의 저격수' 역할만 했는가?라는 질문에 국회의원의 책무 중 '예산∙결산심의권'과 '권력감시책무'가 있는데 자신은 권력감시책무를 하고 있는데 그것을 두고 '저격수'라고 한다고 대답한 바가 있다. 묻고 답하는 사람의 의도야 어쨌든 틀린 말은 아니란 생각을 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는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의정활동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고, 국정을 비판·감시하며 국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시정케 함으로써 국회가 헌법에 부여된 국정통제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하지만 현재의 국정감사는 단순한 업무보고나 정보수집 혹은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고 행정부 또한 불성실한 수감자세로 국정감사 본래의 효과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여진다.

현재의 국정감사를 보다 실효성있게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재적의원 1/4이상의 동의로 발동요건을 갖고 있어 지나치게 발동요건이 엄격하고, 시기 또한 소관 상임위원회 별로 매년 9월 10일부터 20일간 감사를 하도록 하고 있어, 정기회로 한정한 기간제한을 폐지하고, 상시국감체계로 도입해 국정감사 기간동안 행정부가 마비되는 현상과 부실국감의 폐해를 줄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 청문회는 국회가 중요한 안건(국정감사 및 조사를 포함한다)의 심사에 필요한 경우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부터 증언·진술의 청취와 증거의 채택을 위해 펼치는 활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의정활동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얻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조사청문회, 주요 공직자의 자격을 심사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입법활동에 있어서의 여론수렴을 위한 법률안 심사 청문회가 있다.

하지만 입법청문회의 경우 거의 열리지 않고 있고, 조사청문회의 경우 의원들의 청문활동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증인 등의 비협조로 그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의 경우 합리적인 자질검증이 아닌 정략적 목적에 따른 정쟁과 인준의 지연 및 거부 등의 폐단이 나타나 시정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사청문회의 경우 증인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 기소면제 등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을 강구해야 하며 국회법 제 46조 2에 의한 인사청문의 경우 인사청문이 지연·거부되는 경우 오랜시간 국정의 공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으므로 제한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인사청문의 경우 심사결과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행정부 통제기능이 미비한데 국회법 제65조 2에 의한 인사청문도 법적구속력을 갖도록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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