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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렬 반대해야 유보하나
극렬 반대해야 유보하나 정부의 올바르지 못한 치수 정책으로 주민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투쟁에 나서는 등 소모적 낭비 와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던 지난 수개월 동안의 한탄강댐 건설 파문이 추진 법적 절차를 연 기함으로써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게 돼 다행스럽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야말로 '당분간 유 보'인 것이고, 그 이유가 주민들의 극렬한 저항에 심각성을 느껴 '어쩔 수 없이 연기 결론을 내렸 다'는 점에서 해결 방식에 문제가 없지 않으며, 따라서 이제 비로소 본격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 다. 이 사안이 안고 있는 본질적 난점에 대한 철원 주민들의 의견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긍정한다 는 전제 아래 이루어져야지 다만 정황을 지켜보는 차원이어서는 안 된다. 이런 관점에서 사실 이 번 '유보 합의'에 대한 인상은 그리 좋지 못하다. 당국은 이 즈음에 '한탄강댐은 경기도에 건설되 는데 어찌하여 분노가 강원도에서 폭발했는가'와 같은 일차적 질문을 해 보고 '당분간 연기'에 그 칠 것이 아니라 건설 계획을 '원천 무효화'하는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수몰 예정지가 아님에도 반대하는 이유가 댐 건설로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등 상식 차원이 아니 라 주민들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도 한탄강댐이 '홍수 방지용'이라 주장 하지만, 북한이 황강댐을 막기 시작함으로써 경기 북부 지역의 걱정은 '용수 부족'이다. 이 사정 은 이미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따라서 과연 이 다목적댐의 용도에 맞게 맑은 물을 모아 담으려 면 철원평야를 관통하는 한탄강 본류, 남대천, 차탄천 등 지류 유역을 묶어 놓아야 한다는 뻔한 결 론에 도달한다. 땅 덩어리 100%가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있는 철원에 댐 건설로 자연생태계보전지구 지정처 럼 묶은 곳을 또 묶겠다는 것이라 군민들의 반대는 당연하지 아니한가. 여기다가 철원군민들이 한 탄강댐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는 동안 경기도에선'수몰민 이주 정착비 현실화' 등을 요구하는 시위 가 있었는데, 강원도엔 단 한 푼의 반대급부가 없으면서 수자원 보호 부담을 고스란히 떠맡게 된 데다가 거대한 인공 호수로 수도권에서 더 멀리 고립된다는 정서적 피해도 클 게 분명하니, 이 부 당한 대우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런 마땅한 이유로 일어선 철원군민들의 극렬 저항을 이해와 긍정의 눈 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결국 저항의 심각성 때문에 유보에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이렇게 내린천댐 동강댐의 상황을 그대로 재연하는지 그저 한심하고 서글플 따름이다. 당국은 미봉책으 로서가 아니라 철원에 애정을 갖고 문제 해결에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기사입력일 : 2003-10-07 2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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