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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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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4/05/04 (화) |
| ㆍ | 필수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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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석학이 씨 뿌리는 첨단산업
엊그제 철원에 '플라즈마 기술연구소'란 이름도 생소한 연구소가 개소됐다. 앞으로 신기술 개발의 본산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들이지만, 그 첨단산업도시 청사진의 배경에 한 원자핵공학계의 세계적 권위자의 지고할 정도의 헌신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안 알려졌다. 정기형 박사가 지난해 서울대를 정년 퇴임하고 나올 때, 그가 국내 유수의 연구소나 산업단지를 마다하고 철원 서면 자등리 작은 분교 터에 정착한다는 사실이 온통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정작 철원에서는 아직도 그가 이미 그 산골마을에 정착한 '철원 사람'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한 과학자의 헌신이 접경의 분단도시를 첨단산업도시의 꿈을 열게 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북쪽은 휴전선에 막히고, 정부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같은 한탄강댐 건설 계획 때문에 남쪽 서울로 가는 길도 더 멀어져 외톨박이가 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짓눌려 있는 곳이 요즘의 철원이다. 마침 '이렇게 발전도 안 되고 대접도 못 받을 바엔 경기도로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공론으로 지역이 시끄럽기까지 하고 있다. 오로지 철원평야가 자랑거리이던 이 곡창 고장이 환경오염 부하를 가져 올 공장지대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아니다. 청정농업, 생명공학 등 무공해를 추구하는 이 고장의 목표와 개성을 퍼즐처럼 꿰어 맞출 수 있는 획기적 산업이라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플라즈마 산업은 오대쌀 이상으로 철원의 자랑거리가 될 전망이며, 경기도 편입설을 일축할 수 있는 대안일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플라즈마의 철원입성 동기가 새롭고, 앞으로 이 산업을 지역주민은 물론 강원도 사람들이 어떻게 키워가야 할지 그 의무가 새삼 강조될 수밖에 없다. 플라즈마가 지역 혁신발전사업으로 채택됐지만, 김진선 지사가 "공부 좀 해야겠다"며 정 박사의 연구소를 찾아갔던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그게 무엇인지 그 자신도 깜깜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수십 개의 세계적 특허를 가지고 있는 정 박사가 3년 전 연구소를 차린 이래 영락없는 촌로 모습으로 티내지 않는 지역기여를 해왔다는 증거다. 몇 년 전 철원군이 양성자가속기 사업을 하겠다고 할 때도 과욕이려니 했지만 바로 뒤에 정 박사가 있었다는 사실도 이제야 밝혀진 숨은 얘기다. 플라즈마 산업이 철원의 '우연한 횡재'가 결코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 박사가 "공기도 맑고, 땅도 넓고, 자유롭고…"라며 아무 연고가 없는데도 철원에 오기를 잘했다고 한다는데, 이제 그와 그 후학들이 마음껏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해 철원을 변화 시키느냐는 오로지 철원사람들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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