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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허 이태준선생 문인비 세울 장소가 없다.
( 문화면 2004-6-21 기사 ) 상허(尙虛) 이태준(1904∼?)선생은 한국근대문학의 완성자로 평가되는 문학계의 큰 별이다. 1925년부터 6·25전쟁 직후까지 30여년에 걸쳐 단편 60여편과 중·장편 18편을 발표하며 한국문학사에 분명한 족적을 남겼으나 월북작가라는 멍에로 평가받지 못했던 인물이다. 특히 1940년에 출간된 `문장강화(文章講話)'는 지금까지도 작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탐독해야하는 `글쓰기 교본'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저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태준선생은 서정을 바탕으로 하는 충만한 예술적 정취의 미려한 문장으로 순수문학을 제창하며 현실을 문학에 반영하는 시대정신도 투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인으로는 특별하게 1992년 `상허학회(회장:김현숙·이화여대 교수)'가 창립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태준 연구로 수많은 학자들이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강원일보사는 이미 2001년 6월 `강원의 인물'로 선정해 이태준선생의 추모제 세미나 기념사업회 발족을 위한 발기인 총회 등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올해는 이태준선생 탄생 100주년. 문학인들을 중심으로 이태준 탄생100주년 기념사업회(회장:민영·시인,철원)가 발족,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문인비를 세울 장소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기념사업회에는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고은 신경림 백낙청 신봉승 유재용 전상국씨를 비롯 신세훈한국문인협회이사장 염무웅민족문학작가회이사장 등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양대 단체 대표가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문예진흥기금 1,000만원과 십시일반으로 모은 약간의 기금으로 이태준문인비와 흉상을 제작하고 있다. 민 영 회장은 “철원군에 문인비건립 장소 선정을 제안했으나 명확한 답변이 없다”며 “지난해 11월 철원군관계자가 문인들이 모인 공식장소(철원문학회 출판기념회)에서 문학비건립 장소 제공을 약속한 만큼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민회장은 또 “지역 노인들이 겪은 6·25때의 고통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이태준선생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친 인물이 아니므로 무조건 `빨갱이'로 단정하는 사고를 접고 실상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라며 “문인비문은 이태준선생 문집에 실린 문장을 뽑았는데 철원군 관계가가 일부 문장의 삭제와 문장수정을 요구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군 관계자는 “이태준선생 문인비를 철원군에 세우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게 현실”이라며 “문인비를 세우려는 측과 반대하는 측간의 교감이 이뤄지면 건립장소를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허 이태준기념사업회는 오는 10월 문학비와 흉상제막식을 겸해 제1회 상허문학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상허문학제는 대산문화재단 지원으로 열린다. 오는 10월 군수선거를 앞둔 철원군에 이태준선생의 문학비가 세워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이다. <龍鎬先기자·yonghs@kw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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