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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질 선전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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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최북단에 세워진 철원 강산리 전선교회의 십자탑이 북한 땅을 향해 서있다. 그 앞에 보이는 흰색 구조물은 대북 방송용 대형 스피커. 이들 선전물들은 15일부터 사용이 중단돼 8월15일까지 완전 철거된다. 철원/이주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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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선전활동 전면 중단을 하루 앞둔 14일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기자가 찾아간 비무장지대(DMZ) 철원평야 월정리 통일전망대는 6·25전쟁 당시 백마고지 전투를 비롯해 피아간에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격전지로 155마일 휴전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5마일이 지나는 안보상 요충지다.
월정리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녘의 평강고원은 맑은 날씨 덕분에 한눈에 들어왔다.
10시 방향에 한국전 당시 중공군과 한국군 4만5000명이 전사해 비만 오면 핏물이 계곡에 흘러 넘쳤다고 전해지는 ‘피의 능선’은 핏빛으로 물든 옛이야기를 잊은 듯 신록이 우거져 푸른 얼굴로 관광객들을 맞았다. 김일성이 철원평야를 빼앗기고 3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통곡했다는 일화로 일명 ‘김일성 고지’라 불리는 고암산은 철원의 진산답게 여전히 당당한 모습으로 철원평야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 앞으로 펼쳐진 궁예도성이 자리잡은 홍원리 일대 벌판에는 북측이 설치한‘행복'‘오라 북으로’ 등의 대형 글씨가 적힌 대형 입간판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서있었다. 50년이 넘게 비무장지대에서 상대방을 향해 목청을 높였던 대형 확성기들은 15일이면 수명을 다하게 된 것이다. 밤낮 확성기 소음으로 가득 찬 이 땅에도 평화의 고요함이 다시 찾아들게 됐다.
또 남측에서 대형 전광판과 확성기가 보이고 남한 최북단 교회로 유명한 ‘전선교회’의 십자가 탑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우뚝 서 있다. 매년 성탄절을 앞두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됐던 이 탑도 용도 폐기될 운명을 맞았다.
북한측에서 가장 꺼려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형 전광판도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이 전광판은 각종 국내외 뉴스는 물론 날씨예보를 실어 북측 병사들이 남한의 개방된 정보와 정확한 일기예보를 보고 남한의 경제발전과 높은 생활수준으로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키는 최첨단 심리장비였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월정리 전망대에서 10년째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춘근씨(48·철원군 동송읍)는“몇 달 전만해도 북측의 확성기에서 남한 체제를 비난하는 방송이 뿜어져 나오고 남측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유행가나 라디오 방송을 내보냈으나 요즘은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상부로부터 선전용 설치물들을 철거하라는 지시는 아직 없어 완전 철거까지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음악방송과 전광판은 15일 0시를 기해 가동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원/이주섭 dmz155@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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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은 가고 평화만 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