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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Love Hantangang
한탄강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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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3-11-01 (토)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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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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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 한국땅이름학회 회장 배우리 선생


-이름처럼 ‘한탄’할 역사가 너무도 많아-


                                                                                          한국땅이름학회 회장 배우리

한탄강은 임진강의 한 갈림내이다. 이 강은 지금의 북한 땅인 강원도 평강군 현내면 백암산(白岩山)에서 발원, 남쪽으로 추가령지구대를 따라 흘러내려 철원 포천과 연천 땅을 적시고는 전곡읍 부근에서 재인폭포를 이루어 내고, 임진강 본류로 흘러드는 제법 큰 물줄기이다. 그 길이도 짧지 않아 약 136㎞ 된다.

□ ‘큰 여울의 강’의 뜻인 ‘한탄강’
‘한탄강’에서 ‘강(江)’은 나중에 덧들어간 것이고 원래의 이름은 한탄(漢灘)이며 이것의 원래 이름은 ‘한여울’이다.
옛 문헌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이 강을 ‘체천(砌川)’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체천은 철원부 동쪽 20리 지점에 있고, 회양부 철령에서부터 흘러내리는데, 남쪽으로 흘러 경기도 양주(楊州) 북쪽으로 들어가 대탄(大灘)이 된다. 양쪽 물가 언덕의 돌벼랑이 모두 계체(階砌 :무덤 앞 평평하게 한 땅에 놓는 섬돌) 같으므로 체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기록으로 보아 한탄강은 ‘대탄(大灘)’으로도 불렀음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이 강이 원래 ‘큰 여울’의 뜻인 ‘한여울’로 불렸다는 좋은 증거가 된다.
연천국 군지(郡誌)인 <연천의 맥박>에도 이런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탄강은 본래 ‘한여울’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노인들은 그렇게 부르며, 옛 지도상에도 한여울로 표기되었다.”
한탄강 옆의 한 마을이 지금도 ‘한여울’이란 토박이 땅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는 것도 한탄강이 전부터 그렇게 불러 왔다는 좋은 증거가 된다.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에 있는 ‘한여울’ 마을은 한자로는 ‘한탄동(漢灘洞)’이라고 쓴다,
‘한탄’이나 ‘한여울’이 큰 여울이란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긴 하지만, 그 이름 ‘한탄’을 두고 많은 이들은 그 옛날의 ‘한탄스러운’ 일들을 기억하면서 묘하게도 이 강이름이 그 슬픈 사실과 일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민족 분단으로 인한 비극이 이 강에 깊이 서려 있는 사실만으로도 ‘한탄강’의 한탄을 한탄(恨歎)과 연결지을 만했다.
한탄강이 임진강에 합류하는 곳 근처의 전곡읍은 바로 삼팔선이 지나는 곳. 광복 후 분단의 선이 그어지자 자유를 그리는 많은 북쪽의 우리 동포들은 이 곳의 한여울을 건너 남으로 넘어왔었다.
그러나, 이 여울을 건너려던 많은 이들이 좌절되었고, 일부는 건너던 중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강 앞에서 한탄을 했을 것인가?
육이오 당시에는 최대의 격전지였던 김화-평강-철원을 잇는 철의 삼각지대를 흐르는 이 강 앞에서 아군과 괴뢰군 사이에 치열한 격전이 벌어져 남북 양쪽 병사들의 피가 강을 붉게 물들였던 곳. 이 때 이 비극적인 광경 앞에서 많은 이들은 동족간의 전쟁에서 이토록 희생을 치러야 하는 비극을 느끼고는 또한번 한탄을 했다.

□ 궁예가 한탄하며 머물렀던 곳
더 훨씬 오래 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후삼국시대, 태봉의 궁예는 남쪽으로 내려가 후백제와 싸우고, 그 서울인 철원으로 돌아오던 어느 날, 이 강을 건너다가 강가의 돌들이 모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을 보고는 다음과 같은 한탄을 했다고 한다.
“아, 돌들이 모두 좀먹고 늙었구나. 내 몸도 이제 저 돌들처럼 늙고 좀먹었으니 나의 운도 다했도다.”
한탄강 근처는 화성암 지대로 이 곳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검은 돌인 현무암이 무척 많다.
이 강을 한탄강(恨歎江)이라고도 하는 것은 여러 비극적 역사를 지닌 탓이리라. 그래서, 큰 여울의 뜻인 ‘한여울’이 ‘한(恨)의 여울’로 들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탄’은 울음을 동반하는가? 한탄강에는 울음과 관계되는 땅이름들이 많다.
운다는 뜻으로 들리는 ‘운골’이 포천군 창수면의 신흥리와 영북면의 대회산리에 있다. 연천의 전곡읍 은대리에는 ‘운터’가 있다. 모두 한여울 유역의 마을들인데, 이들 마을은 ‘은골’, ‘음골’, ‘움터’ 등으로도 불리운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홀짝골’이라는 골짜기 이름도 강 유역에 있다. 연천군 청산면의 장탄리와 포천군 영북면 소회산리의 홀짝골이 그것. 홀짝홀짝 울 일이 있어서 그 이름이 붙었을까?
삼팔선에 걸쳐 있어 그 어느 곳보다도 울 일이 많았을 한탄강 유역. 어쩐지 이 지역엔 그렇게나 울음과 서러움 관계의 땅이름들이 많았다. 어느 곳보다도 한탄할 만한 일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 울 만한 일, 서러운 일들은 그 땅이름들만큼이나 많이 치러 냈으니, 이젠 정말로 행복이 움트는 ‘움터’, ‘움골’이어야 하고, 크게 일어서서 운(運)이 트일 ‘설운이(설+운)’이 마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젠 한탄의 한여울이 아니라 크고 좋은 일이 여울처럼 이어져 흘러야 할 ‘한(大)여울’이 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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