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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수경(大東水經)』1
『대동수경(大東水經)』1 연재 - 이우형의 한탄강 이야기(8) 지난 97년 10월 말, 필자는 넉넉한 남도의 늦가을 정취에 푹 바진 채 강진의 차나무산에 있는 정약용(丁若鏞,1762∼1836)의 초당을 찾은 적이 있다. 곧게 뻗어 빽빽이 우거진 삼나무와 대나무 숲에서 느껴오는 남쪽의 이국적 인상과 함께 가파른 오솔길을 오르며 사이사이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는, 말년의 고독하고 치열한 삶을 오래도록 이곳에서 보내야만 했을 인간 정다산의 쓰디쓴 인고의 흔적을 감추고 씻으려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러나 다산초당은 사고의 빈한에 빠져 있는 오늘 우리들의 모습처럼 덩그라니 텅 빈 기와집으로 변해버려 유배지의 고독하고 저린 인상을 찾아 볼 수 없지만, 그 옆 암벽에 깊게 새겨진 「丁石」에서만이 조선의 올곧은 천재선비의 생생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다산은 이 다산초당에서 당대 문명이 표출해낼 수 있는 최고의 사상을 일궈낸다. 그리고 그 많은 저서 가운데에서 필자의 「한탄강이야기」의 주제가 되는 『大東水經』이 미완성으로 나마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대동수경』은 우리나라의 강에 관한 자연·역사·인문지리를 대표할 수 있는 백과사전으로, 약 100여종의 참고도서를 이용한 매우 귀중한 연구성과가 담겨져 있으나, 아쉽게도 지금의 임진강과 한탄강을 포함하는 북한 지역만이 기술되어 있다. 이에 본서에서는 한탄강 수계의 개괄적 이해와, 다산과 우리 선인들이 보아왔던 이 강의 다양한 시각을 재정리하고, 1962년 북한에서 잘못 번역되어진 이 책의 문제점을 실증적으로 밝혀 독자여러분의 한탄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또한 분량이 많은 관계로 이번 창립기념호와 신년호에 각각 나누어 소개함을 밝힌다. 〈『대동수경』에 그려진 한탄강(앞글)〉 ○ 그리고 체천(체 川)의 물은 동으로부터 흘러 와서 대수(帶水,임진강의 옛 이름)에 들어 간다.(而 川之水從東來注) - 『여유당전서』, 제6집 ,「대동수경」, 권8, 30. 체수(체水, 철원지역을 흐르는 한탄강의 옛 이름)는 강원도 회양부(淮陽府)의 쌍령(雙嶺)에서 발원(한탄강의 정확한 발원지는 평강의 장암산으로, 다산의 착오인 것 같다 -역자 주-)하여 남으로 송관촌(松官村, 평강군 남면 지암리에 있던 마을. 북한 지역임)을 지나 김화현(金化縣)에 이르러 북으로 말흘수(末訖水, 김화 서북쪽을 흐르는 한탄강의 일부 구간 명칭. 북한 지역임) ― 김화의 북쪽 27리쯤에 있다 ― 가 되고 당탄(塘灘, 말흘수 북쪽을 흐르는 한탄강의 옛이름)이 되며 오신산(五神山, 김화 五聖山의 다른 이름) 아래를 지나서 장암(帳巖, 한탄강의 발원지인 장암산)의 광탄수(廣灘水, 발원에서 당탄 전까지의 한탄강 옛이름) 및 자연담수(紫烟潭水, 평강시에서 발원하여 한탄강에 합류하는 곳에 있는 명승지, 북한지역) ― 평강의 동남쪽 17리쯤에 있다 ― 와 합류한다. 또한 서남으로 적빈원(赤賓院)을 지나서 고랑(高郞, 김화와 평강 사이를 잇는 나루)의 나루가 되고 정자의 못(亭子淵, 철원군 갈말읍 정연리에 있는 명승지, 한탄강이 남한으로 최초로 유입되는 곳임) ― 평강의 남쪽 40리쯤에 있다 ―을 이룬 다음 왼쪽으로 김화(金化)의 물을 합친다. 김화수(지금의 남대천)는 김화현 불정산(佛頂山)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 초척수(草尺水, 지금 비무장지대를 흐르는 남대천)가 되고 주필봉(駐 峯) 아래에 이르러 충현(忠峴, 마현리의 말고개)의 방동수(芳洞水) ― 김화의 동쪽 26리에 있다 ― 와 합류하여 금화현의 남쪽5리를 지나서 자등현(自登峴, 포천군 이동면과 철원군 서면 사이에 있는 고개)의 문수천(文殊川, 지금의 자등천)과 합쳐 체수에 들어 간다. 금화현은 본래 고구려 때의 부여군(夫如郡)인데 신라 때에 부평(富平)이라 하였고 고려에 와서 김화가 되었으며 조선조에 와서 그대로 김화가 되었다. 강원도에 속한다. ○ 체수는 또한 남쪽으로 철원부(鐵原府)의 동남을 지난다. 철원부는 본래 고구려의 철원군(鐵圓郡)인데 신라 때에 철원군(鐵原郡)이라 하였고 고려 초에 동주(東州), 후에 철원이라 하였으며 조선조에 들어와 그대로 철원이 되었다. 강원도에 속한다. 체수는 철원부의 동남쪽 30리쯤에 이르러 비로소 체천이라 칭하는데 그 이유는 강의 양쪽 언덕이 층층을 이룬 섬돌과도 같이 생긴 석벽이 있기 때문이다. 그 석벽 위에는 체수를 아래로 굽어 보는 고석정(孤石亭)이 있고, 이 정자 건너편에는 오래된 옛 성(古城)이 있다. 고려의 중 무외(無畏, 고려 후기의 고승. 이름은 丁午)의 「孤石亭記」에 이르기를, 「철원군의 관아로부터 남쪽으로 1만여 보를 걸어 가면 신선들이 사는 곳 같은 별천지가 나타나는데 전해 오기를 고석정이라 하니 이 정자이다. 이 정자의 앞에는 큰 바위가 솟 아 있어 그 둘레가 300척이요, 높이가 10여 길이나 된다. 바위 등을 타고 위로 올라가면 굴이 하나 있다. 이 굴을 기어서 들어가면 방안처럼 생긴 층대가 있는데 여기에 10여명 이 앉을 수 있다. 곁에는 옥돌(珉石)이 서 있는데 이것은 신라 진솔왕(眞率王)이 와서 유 람하면서 세운 비석이다. ― 청(다산의 제자)이 고찰하건대 신라의 진솔왕이란 眞興王, 眞智王, 眞平王 가운데 어느 하나라고 추측된다 ― 다시 굴을 나와서 바위 정상에 올라 가면 마치 둥근 단처럼 편평한데 돌이끼가 무성히 덮여 있고 인진 쑥과 푸른 소나무로 둘러쳐져 우산을 펼친 것 같다. 또 동쪽 방향에서 흘러 오는 큰 내(한탄강)가 있는데 물 이 벼랑에 부딪치는 소리와 여울 소리는 마치 굉장한 음악소리가 일시에 일어나는 것 같 다. 이물은 바위 아래에 이르러 모여서 못이 되었는데 바위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아찔하 고 무서워 마치 용과 같은 신물(神物)이 살고 있는 것과 같다. 강물은 넘쳐흘러 서쪽으로 1리쯤을 가서는 서남쪽?부딪친 다음 남쪽으로 흐른다. ― 체수는 북쪽으로 꺽어 져서 서쪽으로 흐르다가 다시 남쪽으로 흐른다 ― 앞뒤로는 바위와 산봉우리들이 벽처럼 수직 으로 깍아 서 있고 단풍나무, 들메나무, 소나무, 도토리 나무들이 그 위에 울창하게 우 거져 있다. 고석정은 신묘하고 청상하며 형상이 기이하여 글 솜씨가 아무리 좋고 그림을 빼어나게 그리는 자라하여도 이곳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라고 하였다. 허 미수(許眉 , 1595 ∼1682.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대학자. 이름은 穆, 호는 미수)가 말하기를, 「화적연(禾積淵, 포천군 영북면 자일리에 있는 명승지. 볃낫가리라고도 하며 영평팔경의 하나이다) 북쪽 10여 리쯤에 고석정이 있고 강물 가운데에 층돌이 창연하게 불쑥 솟아 오른 것이 있는데 물이 깊고 이끼가 미끄러워서 사다리를 놓고도 올라갈 수 없다. 그 상류에 는 또 칠담(七潭, 동송읍 양지리에 있는 경승지, 칠담이라고도 불림), 팔만암(八萬巖,동송읍 양지리에 있는 경승지, 七萬巖으로도 불림)이 있는데, 그 위에는 황씨의 별장(철원군 갈말읍 정연리의 정자연에 있었던 창원황씨의 별장 滄浪亭, 6·25 때 전소되었고 한탄강이 남한으로 처음 유입되는 곳임)이 있다.」 고하였다. 이중환(李重煥, 1690∼1752. 조선 후기의 인문지리학자. 『택리지』로 유명함)이 말하기를, 「철원부는 즉 궁예(弓裔)가 옛적에 도읍 하던 곳이다. 궁예가 국호를 태봉(泰封)이라 하 였는데 태봉이라는 것은 대방(帶方)의 변음이다. 태봉은 두 개의 강(임진, 한탄)이 흐르는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그 하나는 분수령(分水嶺)으로부터 서쪽으로 흘러서 철원의 북쪽 을 지나고 ― 이 물은 마룡수(馬龍水)인데 분수령의 남쪽 상현(霜峴)에서 발원한다 ― 다른 하나는 오신산으로부터 서쪽으로 흘러서 철원의 남쪽 ― 이 물은 체수이다 ― 을 지나서 두 물이 다 연천의 서쪽에서 만나는데 이 물들은 철원 가까이에 흐르는 강물이 다.」 라고 하였다. ○체수는 또한 서남으로 흘러서 오른쪽으로 량수(凉水, 철원 동송읍을 흐르는 대교천의 옛 이름)를 합친다. 량수는 평강현의 저동(猪洞)에서 발원하여 흘러와 체수에 합류한다. ○체수는 또한 서남으로 용화산(龍華山, 철원군 갈말읍 용화동에 있는 산) 북쪽을 지나서 왼쪽으로 삼부연(三釜淵,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에 있는 폭포)의 물을 합친다. 허미수가 말하기를, 「삼부락(三釜落)은 동주(東州, 철원)의 남쪽 용화산 아래에 있다. 골짜기 어귀에 있는 돌다리로부터 몇 리를 가면 산봉우리들이 더 높아지고 끊어진 골짜기에 당도하면 마치 돌을 깍아 세워 놓은 것 같다. 폭포 위로 올라가면 돌에 세 개의 가마솥처럼 생긴 구 멍이 파져 있는데 여기에 물이 가득 차 흘러내린다. 물이 깊고 길이 없어 구부리고 볼 수 없으나, 자세히 보면 물이 세 번 넘어서 세 군데에 폭포를 만드는데 그 흰 폭포 물 줄기가 10여 길이 된다. 절벽 아래에 있는 가장 큰못과 그 주위는 모두 새하얀 자갈이 깔려 있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앉을 만한 넓고 큰돌도 있다. 예맥(濊貊)의 북쪽지방 의 방언에 폭포(瀑)를 락(落)이라 한다. 그래서 삼부락이라 한다.」 라고 하였다. 『문헌비고(文獻備考)』에 이르기를, 「삼부연은 용화산 가운데에 있어 석벽으로 폭포가 흘러내리는데 삼층으로 가마솥 모 양을 이루었다.」 라고 하였다. 예전에 거사(居士) 김창흡(金昌翕, 1653∼1772, 조선 후기의 학자)이 이곳에 살 면서 스스로 호를 삼연(三淵)이라고 하였다. 그의 석천곡기「石泉谷記」에 말하기를, 「용화산을 넘어 서쪽으로 향하면 산세가 막히고 깊숙하게 골짜기를 이루었는데 가운 데에 석천사라고 부르는 작은 절이 있다. 골짜기 어구로 들어가다가 동쪽으로 수십 보 정도를 가면 점차 맑은 시냇물이 보이는데 한 곳에 고여서 못을 이루었고 그 좌우 에 창포(菖蒲)가 무성히 덮여 있어 이곳을 이름하여 창포담이라 부른다. 이 못의 동쪽 으로 하여서 거의 네다섯 구비를 돌아가면 물의 흐름이 점점 높아지다가 옆으로 기울 어져 비스듬히 아래로 흐르고 그 뒤로 유주담(流珠潭)이라는 하나의 못이 되었다. 여기로부터 시작하여 그 뒤로 여러 개의 못과 급한 물살이 흐르는데, 물 빛깔이 거울과 도 같이 맑고 깨끗하다. 제일 마지막에 있는 하나의 못은 길이가 50보요, 너비는 길이 의 절반이다. 이 못은 가운데로부터 주위까지 그 물빛이 푸른 쪽빛깔이다. 그러므로 이 못 이름을 금벽담(金碧潭)이라고 부른다. 여기서부터 얼마 안 가서 바위를 돌아가 면 길이 끊어 졌는데 하나의 큰돌이 물 건너편에 마주 대하고 있어 여기에 가로 누운 큰 통나무로 다리를 보수하였다. 이것을 허공교(虛空橋)라 하나 나는 통현교(通玄橋) 라 이름을 바꾼다. 이 다리를 건너 북쪽을 바라보고 가면 큰 돌 병풍이 있고 이 병풍 바위를 지나면 돌 징검다리가 있으며 여러 굽이를 돌아가면 폭포가 나타난다. 폭포는 하나의 커다란 바위 돌을 쪼개 놓은 것 같이 펼쳐져 있는데 그 높이가 40∼50길이나 되고 그 위의 떨어져 나간 부분이 3분의 1이나 된다. 폭포는 그 위로부터 수직으로 떨어져 그 가운데의 암반으로 떨어져 부서지면서 넓게 퍼지고 천천히 흘러 내려 그 아래의 못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이름하여 소운폭포(素雲瀑)라고 부른다. 이 폭포를 따라 위로 올라 바라보면 석천사가 있으며 이 절 왼쪽과 동쪽으로 두 개의 골짜기가 낭떠러지로 되어 있는데 이 두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류하여 떨어지면서 두 길 높이 정도의 수렴폭포(水簾瀑布)를 만들었고 그 물은 아래의 맑은 못으로 떨어진 다.」 ― 글이 여기에서 그침 ― 라고 하였다. 여기에 기록된 시냇물, 연못, 샘물, 폭포들은 모두 삼부연 근처에 있다. ※본문의 내용 가운데 "―...... ―"표로 부연 설명된 것은 다산의 제자 이청의 견해이다. 〈다음 호에 계속......〉  Harry: http://baceeb8a56efe041963c76860a90f3ea-t.suymiw.org baceeb8a56efe041963c76860a90f3ea [url]http://baceeb8a56efe041963c76860a90f3ea-b1.suymiw.org[/url] [url=http://baceeb8a56efe041963c76860a90f3ea-b2.suymiw.org]baceeb8a56efe041963c76860a90f3ea[/url] [u]http://baceeb8a56efe041963c76860a90f3ea-b3.suymiw.or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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