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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신문 기고문 ] 조국을 구한 아버지, 강승우 중위
조국을 구한 아버지, 강승우 중위 강응봉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제주도지부장 저는 고 강승우 중위의 아들입니다. 호국영령을 추모하며 아버지에 관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952년 10월 6일부터 10월 15일까지 무려 스물네 차례나 고지를 뺏고 뺏기는 백병전, 28만발의 포탄이 불을 뿜었던 전장, 그 백마고지 전투에서 조국을 구하고 살신성인한 세 용사를 일컬어 3군신(三軍神)이라고 부릅니다. 제주가 낳은 강승우 중위는 6.25전란 당시 가장 치열하였던 백마고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육탄3용사의 한사람이자 그 지휘자였습니다. 정부는 고인에게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하여 숭고한 애국충절을 기렸고, 이보다 앞서 미국정부는 은성무공훈장을 수여하여 그의 호국정신을 추앙했습니다. 보병 제9사단에서는 서울 어린이 대공원에 “백마고지 삼용사”의 동상을 세워 그 무훈을 기리며 민족혼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강승우 중위는 1930년 11월 23일 성산읍(城山邑) 시흥리(始興里)의 농가에서 1남2녀중 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소년 강승우(康承宇)는 심성(心性)이 착하고 부지런하였으며 일찍부터 지역사회를 위한 청소년운동을 일으켰던 것이니 이는 후일의 농어촌개발운동의 선구자였던 것입니다. 6.25전란으로 조국이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음을 깨달은 그는 1950년 8월 자원입대하였습니다. 이후 육군보병학교 간부후보생을 졸업하고 1951년 12월 8일 육군 소위(갑종장교7기)로 임관되면서 9사단 30연대 1대대 1중대 3소대장으로 배속되었습니다. 30연대 1대대(소령 김영선)의 강승우 중위는 1952년 10월 12일 오전 8시 중공군 최정예사단과 대치하였을 때 한국전란의 전세를 크게 가름하였던 백마고지 탈환작전에서 뒤를 따라 나선 안영권(安永權)하사, 오규봉(吳奎鳳)하사와 더불어 육탄으로 혈로(血路)를 개척함으로써 백마고지에 태극기를 휘날리는 신화를 창조해냈던 것입니다. 조국의 자유와 철원평야를 지킨 “백마 3군신”의 고귀한 순국은 우리 민족의 기개의 상징인 동시에 길이 빛날 화랑정신(花郞精神)과 사전불퇴(死戰不退)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 6.25가 발발한지 금년이 71주년입니다. 이제는 이념의 차이를 떠나 모든 전쟁의 피해자와 그 유족의 상처를 보듬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수나라 100만 대군을 무찌른 영양왕과 을지문덕 장군으로부터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 까지 우리는 그 어떤 외세의 침입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면면히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6.25는 어땠습니까? 어제의 형제끼리 불상사적인 변란에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기에 우리가 받았던 상처는 너무 컸습니다. 저의 아버지만 하드래도 오직 나라를 구해야 내 가족이 있을 수 있다는 마음 하나로 그 분은 그리하셨을 것입니다. 제 아버지와 같은 대한민국 모든 아버지가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의 번영을 누리며 평화로운 내일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자유와 번영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버지 얼굴을 모릅니다.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오직 하나뿐인 아들 전쟁터에 보내놓고 살아 돌아올 날 학수고대 기다리셨습니다. 저의 어머니, 내일이면 태극기 앞세우고 오신다던 낭군님 기다리시며 저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애타게 기다리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아들과 어머님의 낭군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주검을 저 차디찬 산 속에 묻어놓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형제자매 없는 저는 아직도 기다립니다.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아버지를 오늘도 기다립니다. 그 분에 대한 그리움 한으로 남기신채 어머니가 이승을 하직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말했습니다. 혈혈단신 이 세상에 오직 저 하나 남겨놓으면서 어머님께서 당부하셨습니다. “네 아버지는 꼭 살아서 돌아오신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유복자 잉태한 제 어머니, 남편 전쟁터로 보낸 것을 마지막으로 오매불망 기다리시다, 남편 얼굴 못 본 채, 한 많은 세상을 마감하셨습니다. 서럽고 한 되는 사연 6.25참전유자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대동소이한 사연이고 운명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잘 사는 나라 됐으니 전몰장병들을 기억하며 그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의무입니다. 역사(전쟁사)를 모르고 외면하는 민족은 성공하지 못하고 과거를 되풀이 하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과거 사건이 주는 교훈과 아픔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비극 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많은 희생자가 났으며, 연평해전만 하드라도 세월의 풍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어가고 있습니다. 국방역사원을 설립하는 한편 참전용사에 관한 자료와 증언을 집대성하여 후세에 전하길 희망합니다. 사람마다 어둠이 있지만 빛도 있습니다. 마음에서 찾아오는 빛은 지난날의 어둠을 걷어내고 내일을 향해 다사로운 햇살을 향해 달려갑니다. 우리 유자녀들의 상처로 허물어진 속살에서 뽀얗게 다시 피어나는 따스한 삶의 햇살 보게 기도하고 소망합니다. 나라를 지키다가 꽃처럼 산화한 아버지들에게 감사드리며 평화통일을 소망합니다. 2021. 6.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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