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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댐 반대 주민운동과 백서 발간의 의의
한탄강댐 반대 주민운동과 백서 발간의 의의 공생기반연구소 조성배 소장 2007년 2월 12일은 우리나라 갈등관리의 제도적 기반인 ‘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제정된 날로서 매우 뜻 깊은 날이다. 그것은 지난 10년간 정부가 공공정책 및 사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에 대응하는 근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공사업은 기술적, 경제적 타당성을 바탕으로 사업추진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지역 커뮤니티 등 사회적 영향 측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2003년 당시 참여정부는 공공갈등의 조정 및 해결을 위하여 갈등관리제도 도입을 구상하였다. 그 가운데 철원, 포천, 연천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 및 사업 타당성 논란이 계속되던 한탄강댐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였고 갈등조정협의체라는 갈등관리방법의 시범적용을 결정하게 되었다. 2004년 6월부터 지속가능발전위원회(지속위) 주관으로 최초로 시도된 ‘한탄강댐 문제조정 당사자 회의(갈등조정협의체)’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갈등영향분석과 같은 의견수렴 방식도 진행되지 못하였고 찬반대결 양상으로 진행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야만 했다. 댐 추진 측은 어떤 방식의 사업이 바람직할까에 초점이 있었고, 반대 측은 사업 백지화를 희망하여 대안의 최종합의는 이뤄지기 어려웠다. 2004년 8월 한탄강댐 갈등조정에 참여한 정부와 환경단체 및 주민대표는 지속위 ‘한탄강댐 갈등조정소위’에 최종 결정을 위임하였고, 그해 11월 한탄강댐 갈등조정소위는 기존의 한탄강 다목적댐 계획을 무효화하고 ‘순수 홍수조절용댐+천변저류지’를 임진강 하류의 치수대책으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결정은 백지화를 염원하는 지역주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이 갈등관리에 관한 제도가 마련되는데 도움이 되었고 지난 10년간 갈등조정협의체 등 다양한 갈등관리방식이 여러 공공사업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또한 한탄강댐 문제를 계기로 국토교통부의 댐 정책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즉 그동안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에서 벗어나 댐 계획 이전부터 환경부, 전문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사전검토협의체를 운영함으로서 갈등예방에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한탄강댐 반대 주민운동이 계기가 되어 지역사회(공동체)와의 소통과 협력이 기술성과 경제성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는 점도 적지 않은 의미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탄강댐 반대운동은 주민들 자신의 고장을 지켜 미래에 대한 삶과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의 역사로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주민운동도 기존의 방식처럼 시민환경단체가 주도하거나 계몽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가 집단지성(集團知性)을 통해 문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인식을 공유해 나가면서 각종 문제점에 직접 부딪히고 대응하였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 일부는 한탄강댐이 백지화 되지 않았기에 실패한 운동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지만 사실 갈등의 해결은 누군가의 승리가 아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고 그 결과를 오롯이 역사(歷史)로서 어떻게 미래세대에 전달함으로서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해 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4월 5일 철원군이 발간한 ‘한탄강댐 백지화운동 백서(전2권)’는 중요하다. 국가사업 이후 기존 정부가 하지 못하는 사후관리적 차원에서의 일들, 즉 지역공동체에 미친 영향, 수많은 기록들, 의견들과 노력이 평가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철원군이 정리하고 백서로 남기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새로운 주민운동의 시작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기록 남기기를 통해 앞으로 작게는 이들 지역에 재차 발생하는 문제에 주민 스스로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고 크게는 국가사업을 입안, 추진함에 있어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한탄강댐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주민운동과 정부의 갈등조정협의체 경험을 통한 제도화의 노력, 그리고 지금의 백서 발간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소중한 마디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가을 준공된 한탄강댐이 이제 운영되면서 앞으로 이 홍수조절댐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현세대만이 아닌 후세에 미칠 영향성 등 ‘세대간 형평성’의 관점에서 공유하고 폭넓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 시작에 이번 백서 발간이 계기가 되어 점차 진전된 결과들이 영글어 가기를 고대한다. 2017. 4.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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