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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변호사 신임형사재판장 대상 강연
한승헌 변호사 신임형사재판장 대상 강연 "법조인은 한 시대의 양심", "권위주의 벗고 친절과 인내심 가지고 재판" "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에 대해 일부에서는 '당시 법에 따라 판결한 것을 왜 이제 그러냐'고 항변 하지만 진짜 문제는 과연 사안마다 정말 범죄가 되는지 제대로 따져 보았느냐 하는 것이다" 한승헌(73·사진) 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이 27일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형사재판장 14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통해 과거 사법부의 과오를 따갑게 질타했다. 신임형사재판장 연수과정의 일부로 마련된 이날 강연에서 한 변호사는 해방직후 사법부의 구성에서부터 최근 법원-검찰 갈등에 이르기까지 사법부의 공과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법조인의 기능성에 만족하지 말고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의 양심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한 변호사는 '해방 후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이유로 일제협력자들을 퇴출하지 못한 채 사법부를 구성했고 그것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 독립을 빠앗기는 빌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이어 1,2차 인혁당 사건과 민청학련사건(1974년), 북한의 '통일전선'에 전재됐다는 이유로 작가를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한 소설 '분지'사건(1965년), 동백림 사건(1967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1980년), 부천 성고문사건(1985년)등 굵직한 사건들을 예로들며 "판사가 맹목적으로 검사의 손만 들어주던 당시에는 하나님을 변호인으로 선임하지 않는 이상 무죄임을 확신하면서도 유죄를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무력하게 권력에 순응한 사법부 이야기만 할 수는 없다" 면서 서슬퍼른 독재시대에 진보당 조봉암 사건 1심을 맡아 간첩죄에 대해 무죄선고를 한 고 유병진 판사, 칼빈소총으로 무장한 수십명의 군인들에게 둘러싸여도 시위 대학생들에 대한 구속영장기각을 관철한 양헌 판사,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 무죄판결을 내려 좌천을 거듭한 끝에 결국 옷을 벗은 이영구 판사 등을 사법부 독립을 위해 안간힘을 쓴 자랑스러운 법관으로 소개했다. 한 변호사는 "이제 사법부의 독립은 어느정도 이루어 졌으나 그것이 올바른 재판구현의 충분조건은 아니다"면서 법관들이 권위주의 탈피해 친절과 인내심을 가질 것과 알기쉬운 판결문을 작성 할 것, 당사자 사회적신분에 따라 차별하지 말것, 자백에 대한 가혹행위 주장을 그냥 넘어가지 말것 등을 주문했다. 특히 한 변호사는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제도적 선진화가 절실히 요구된다"면서 국회에 머물고 있는 사법제도개혁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기대했다. 권용태 기자 kwonyt@law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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