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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속 혹독한 식수난…알고보니 '인재(人災)'
가뭄 속 혹독한 식수난…알고보니 '인재(人災)' 노컷뉴스 기사입력 2009-01-23 12:02 전국 지자체 수도관 누수 심각…수자원공사 '안일행정'도 한 몫 [CBS사회부 권혁률 기자] 최근 사상 유례없는 가뭄으로 식수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물이 새는 수도관만 고쳤어도 식수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도시를 제외한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절반 가까이가 생산된 수돗물의 1/5 이상을 땅속에 흘려보내고 있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을 휩쓸고 있는 식수난은 사실상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라는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관 부실로 14개 시·군 절반 '누수' 강원도 태백시의 경우 현재 물부족 현상이 극심해 수돗물을 평상시 공급량의 절반으로 줄여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주민들에게 모두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태백시의 누수율은 무려 46%에 달한다. 노후된 상수도 배급망으로 인해 중간에서 새서 땅속으로 사라지는 수돗물이 절반에 가까운 것이다. 결국 태백시의 상수도관이 제대로 정비돼있는 상태였다면 수돗물을 지금처럼 절반만 공급해도 태백시민들은 정상적으로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현재의 물부족사태는 기본적으로 사상유례 없는 가뭄 때문이기는 하지만, 상수도 관망정비와 개량사업을 게을리한 것이 식수난을 가중시킨 주범인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인근지역인 정선군 고한과 사북읍 등도 비슷한 실정이다. 정선군 역시 누수율이 40%가 넘는 상황이다. ◈가뭄 우려 속 '안일행정' 결국 '화' 불러 한편 태백지역의 식수난에는 상수도 공급을 맡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안이한 대응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부터 가뭄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자원공사는 태백시 수원지인 광동댐에서 내보내는 원수 공급량을 제대로 조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수자원공사가 가뭄이 계속되는데도 물 공급량을 줄이지 않다가 새해 들어서면서 광동댐 저수량에 비상등이 켜지자 갑자기 수돗물 공급량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고백했다. 이같이 급작스러운 물 공급 감축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된 셈이다. ◈수돗물 100톤 생산하면 13톤 땅 속으로 '줄줄' 현재 수도관이 낡아 수돗물이 땅속으로 사라져버리는 비율은 2007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12.8%에 달한다. 수돗물 100톤을 생산하면 수도관에서 새는 물이 13톤이나 되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점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형편이 열악한 농어촌·산간지역일수록 제대로 수도관 개량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태백처럼 누수율이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지자체가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경상북도 의성군의 경우 누수율이 50%로, 생산된 수돗물의 정확히 절반이 중간에서 새고 있다. 이밖에 강원도 화천군이 49.7%, 전남 고흥군이 47.2%를 기록하는 등 전국에서 누수율이 40%가 넘는 지방자치단체만도 14군데에 달한다. ◈수돗물 누수로 한해 5천억 손실 이 정도는 아니어도 누수율이 20%가 넘는 지방자치단체는 아예 수를 세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동두천시와 전주시, 포항시, 경주시, 마산시 등 무려 60개 시·군이 아까운 수돗물이 줄줄 새는 현실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특별시와 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를 제외한 종소도시와 농산어촌 기초 자치단체 156개의 절반에 가까운 74개 시군이 심각한 수돗물 누수현상에 처해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같은 누수 손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07년의 경우 약 5천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hrkwon@cbs.co.kr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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