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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빈곤 아동 위한 실질대책 시급
[기고] 빈곤 아동 위한 실질대책 시급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연구위원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지 10여년 만에 불어닥친 세계 금융위기 한파는 다시금 우리 사회를 총체적 난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회구성원 모두 그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지만, 취약계층인 저소득층의 체감 고통수위는 사뭇 다르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청소년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더할 나위없이 심각하다. 빈곤의 영향은 아동·청소년들에겐 생활뿐 아니라 사회·문화·심리적 측면에까지 포괄적으로 미친다. 즉 빈곤은 아동·청소년의 사회·심리적 부적응, 정서불안 및 일탈 같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빈곤가정의 가족구성원 간 갈등은 부모의 자녀양육에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쳐, 자녀의 현실 적응능력과 자아정체성 확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최근 실시한 조사연구에서도 빈곤층 청소년이 체감하는 생활 및 신체·정서·심리적 고통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와 재산세 수준이 하위에 속하는 7개 지역의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26%가량이 ‘죽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답변했으며, 이는 중간층 아동·청소년 13.2%보다 2배 정도 높았다. ‘경제위기가 가정폭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빈곤층 아동·청소년들은 11.4%로 중간층(2.3%)의 5배에 달했다. 심지어 빈곤층의 17%가 치료비가 없어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실태 조사결과는 빈곤 아동·청소년들이 겪는 경제·신체·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생활 부적응, 일탈, 정서·심리적 불안 이외에도 부모로부터 돌봄, 의료혜택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마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경제난으로 위기에 내몰린 빈곤층 아동·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당국은 물론 학계·종교계 등 민간차원의 협력이 시급하다. 단지 생활복지의 차원의 단편적인 지원에 국한된 것이 아닌 이들의 상실된 마음까지 따뜻하게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체계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연구위원> 경향신문 2009. 3.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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