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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1_한탄강_철투위_총회서류(임시총회).hwp
<기고>한탄강댐 ? 그래도 흐른다. 이철우님
<기고>한탄강댐 ? 그래도 흐른다. 이철우의 126번째 월요편지 ▲ 서울행정법원에 한탄강댐 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한 후 소장을 들고 있는 이철우 전 국회의원(오른쪽)의 모습 ©경기북부일보 이 편지는 지난주 편지였으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이번 주에 보냅니다. 한탄강 댐? 그래도 강은 흐른다. 지난 주 한 통의 법원 등기가 도착했습니다. 발송처가 대법원으로 되어 있어 ‘아! 한탄강 댐 상고심이 기각됐구나!’라고 직감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탄강을 끌어안고 살아왔던 순간들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거기에는 지난 10년의 외침들에 대해 이렇게 판결했습니다. 주문 :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 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 이 사건 기록과 원심판결 및 상고 이유서를 모두 살펴보아도 상고인들의 상고 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해당하여 이유 없음이 명백하므로 같은 법 5조에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이홍훈, 김영란, 김능환 주심 차한성 끝. 이것으로 한탄강 댐 반대는 일단락되었습니다. 한탄강에서는 지금 아주 진지하게 공사중 입니다. 언론도 한탄강 댐 반대운동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지난 10년 역사적인 한탄강 댐 반대운동은 댐을 백지화 하는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한탄강 댐 반대운동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이는 일제가 점령했다고 독립운동이 실패했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한탄강 댐 반대운동은 포천, 연천, 철원 주민들이 지난 10년간 만들어 온 위대한 의식의 강물이었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한탄강이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탄강 댐 추진세력들은 우리들의 합리적이고 철저한 지적에 물러서고 또 물러서기를 반복했습니다. 백지화하고, 변형시키고, 조작하고, 부풀리고, 이간질하고, 그것도 공권력의 힘으로 말입니다. 노무현의 정부는 한탄강 댐에서도 분명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나라가 어려워 질수 밖에 없는 이유를 우리는 한탄강 댐 사업에서 분명히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탐욕만이 살아 꿈틀거렸습니다. 그것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킨다고 포장된 채로 말입니다. 이제 한탄강 댐은 매 순간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과연 홍수 조절 능력이 있는지 자연을 파괴하면서 그보다 더 큰 이익을 우리에게 줄 수 있는지 분명 평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도 늘 안고 살아야 합니다. 물론 그 반대의 평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정말 효과적이고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좋은 댐을 우리가 반대했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발 후자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바람이니까요. 학생운동 10년, 한탄강 댐 반대운동 10년, 감옥 4년, 정치인으로 4년, 그렇게 청춘이 가버렸습니다. 이제는 차분히 새로운 인생길을 갈 것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이 사회에서 각자의 몫을 가지고 살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한탄강 댐 반대 운동에 함께한 모든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정말 위대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입니다. 수몰민들도 생각합니다. 벌써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빈집이 늘어나고 공동체는 붕괴되었습니다. 모두 제 살 궁리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그들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사는 것이기에 존중하렵니다.} 학생운동을 통하여 세상살이의 하드웨어를 배웠다면 한탄강 댐을 통하여 소프트웨어 즉 세상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두환 시절 구류 5일, 노태우 시절 집행유예, 김영삼 시절 징역4년. 그리고 벌금 4회(교통사고 2회, 명예훼손, 선거법위반) 한탄강 댐으로 또 패소. 또 있습니다. 민사재판을 져서 40년을 넘게 부치던 땅도 빼앗겼습니다. 단 한 번도 법으로 이긴 적이 없네요. 이제 다시는 법에 호소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냥 소송하지 말고 인정해 버리는 것이 나을 듯 싶습니다. 근데 한 가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 제가 계속 지니까 여러분 살기 좋으세요?” 이렇게 제가 묻고 싶습니다. 제가 가끔 가는 칼국수집 사장님이 “이의원이 당선됐을 때 운동은 안했지만 우리 아들도 열심히 하면 희망이 있다는 기쁨을 얻었답니다”라고 말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의원직을 잃고 ‘역시 가난한 사람은 어렵구나.’라며 한숨을 쉬었답니다. 한탄강 댐! 저에게는 중요한 인생사였습니다. 10년을 하루 같이 끌어안고 고민하고 싸웠습니다. 유혹도 있었고, 실망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변함없이 왔습니다. 나는 어떤 판결도 믿지 않습니다. 믿지 않지만 받아들이는 것이죠. 그것이 법의 강제성이니까요. 이제 저는 더 자주 한탄강엘 가렵니다. 거기 가서 그들의 바벨탑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입니다. 이제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참 진지한 열정으로 부딛히며 세상을 바로 잡아 보려고 했는데 세상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청년의 때에는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탄강 댐이 철거되어 다시 복원되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탄강 댐을 반대하며 함께했던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여! 여러분이 옳았습니다! 한탄강 댐? 그래도 흐르니까요! 2009년 6월 1일 경기북도 한탄강가에서 <이글은 16대 열린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포천·연천에서 활동한 이철우 의원의 블로그 '흐르는 강물처럼'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9/06/03 [21:20] 최종편집: ⓒ 경기북부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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