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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 北 황강댐 붕괴 대비책 필요하다
[강원포럼] 北 황강댐 붕괴 대비책 필요하다 강원일보 2009. 9. 14. 지난 6일 새벽 북측으로부터 4,000만톤의 물이 방류되어 야영하던 민간인 6명이 숨지고 어구가 파손됐다. 이러한 사태는 2001년부터 수차례 있어 왔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거니와 대책으로 군사분계선(필승교)에서 수위가 증가하면 한두 시간 미리 알려주는 방송시설이 고작이었다. 이마저도 이번에는 고장 났다. 북측은 정상적으로 댐을 운영한 듯 “수위가 올라가서 방류했다”고 해명했으며, 우리 정부는 “의도적으로 방류했다”와 “황강댐이 붕괴되더라도 군남댐으로 대응 가능하다”는 발표를 했다. 댐 전문가로서 `의도적 방류'라는 정치적 해석은 접어두고, `정상적 운영'이라는 해명과 `군남댐이 대응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검토해 본다. 문제 규명을 위해서는 실체 파악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실체는 북측 댐의 위치뿐이며 중요한 요소인 규모, 여수로, 방류시설, 운영규정은 전혀 아는 바 없어 단지 추정할 뿐이다. 위성자료를 보면 군사분계선 남측에 군남댐이 건설 중에 있고 북측에는 상류측으로 4월5일 1.2호댐, 황강댐, 4월5일 3.4호댐이 있다. 군남댐은 유역면적 4,230㎢, 저수용량 0.7억 톤으로 연천에서 식수로 일부 사용되지만 대부분 홍수조절용이다. 북측 4개의 4월5일 댐은 저수용량 1,000만톤의 보(洑) 수준의 발전용이다. 황강댐은 유역면적 3,500㎢, 저수용량 3.5억톤이며 개성 쪽으로 유역변경한 발전과 동시 용수공급용이다. 댐 활용공간 측면에서 댐이 완전 비었다고 가정하면 4월5일 4개 댐은 12㎜의 비에, 황강댐은 125㎜ 비에, 군남댐은 20㎜ 비에 모두 차 버린다. 즉, 임진강에 157㎜ 이상 비가 오면 모든 댐이 차버리고, 이후 내리는 비는 하류로 방류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는 원래 목적이 있기 때문에 댐을 완전 비우는 경우는 없으므로 157㎜보다 훨씬 적은 비에도 하류로 방류하게 된다. 이 의미는 적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홍수를 겪을 수밖에 없는 취약성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댐이 정상적으로 운영만 된다면 평시에는 하류로 무단 방류할 일이 없다. 홍수기에는 제방이 높게 쌓여 있고, 곧 준공될 군남댐과 지류에 2.7억 톤의 한탄강댐도 있고, 야영객들은 미리 방비하기 때문에 100년 홍수(2일 동안 520㎜의 비)에도 안전하다. 북측은 정상운영을 한 듯 “댐 수위가 높아져 방류했다”고 하지만, 큰비가 오지 않는 이상 갑자기 높아질 이유가 없다. 설사 높아졌더라도 방류계획을 미리 세워 피해가 없는 안전시기에 방류해야 함이 댐 운영의 기본상식이다. 따라서 북측 해명은 말이 안 된다. 이번과 같이 비도 오지 않은 한밤중에 갑자기 물을 방류하는 경우는 댐 건설 후 가장 위험한 시기로 평가되는 첫 번째 물 채움(일종의 시험적 담수)으로 인해 댐 본체의 균열이나 누수로 붕괴 위험이 있었거나, 수문의 고장이라는 불가피한 비상상황에서나 가능하다. 이 경우 미리 대비하지 못한 하류는 금번과 같이 소량의 방류에도 큰 피해를 입는다. 한편 군남댐은 황강댐 붕괴에 대비해 규모가 결정되지 않았으므로 대응공간이 없다. 임진강 하류의 제방들이 초당 1만6,400톤에 안전하게 건설되었으나, 최근 홍수 발생 추세를 감안하면 초당 1만9,800톤에 안전해야 하므로 증가된 3,400톤/초에 대해서 제방을 높이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지류 하천에 건설되는 한탄강댐에 모두 부담시키려 했다. 그러나 지류 하천의 한계 때문에 2,400톤/초만 분담시키고, 나머지 1,000톤/초는 군남댐에 분담해 설계된 것이다. 북한강에서는 26억 톤의 임남댐이 붕괴되면, 26억 톤의 평화의 댐으로 막는다는 논리로 평화의 댐을 건설해 놓고는, 임진강에 와서는 3.5억 톤의 황강댐이 붕괴되면 0.7억 톤의 군남댐으로 막을 수가 있다는 논리는 말이 안 된다. 향후 금번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남북협상을 전제로 황강댐을 사버리거나, 대용으로 그에 상당한 전기와 물을 공급하거나, 댐 운영 파악용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방류시 반드시 통보토록 해야 한다. 협상이 어려우면 군남댐을 4.0억 톤 정도로 규모를 키워 대응 기능을 부여토록 해야 할 것이다. 최석범 한강수자원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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