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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보호늑약에 항거하여 순국하신 민영환 공의 유서
을사보호늑약에 항거하여 순국하신 민영환 공의 유서 결고아(訣告我) 대한제국이천만동포(大韓帝國二千萬同胞) 오호(嗚呼), 국치민욕(國恥民辱), 내지어차(乃至於此), 아인민(我人民), 행장진멸 (行將殄滅) 생존경쟁지중의(生存競爭之中矣), 부(夫), 요생자(要生者), 필사(必死), 기사자득생(期死者得生), 제공기불양지(諸公其不諒只), 영환(泳煥), 도이일사(徒以一死), 앙보(仰報), 황은(皇恩), 이사아이천만동포형제(以謝我二千萬同胞兄弟), 영환(泳煥), 사이불사(死而不死), 기조제군어구천지하(期助諸君於九泉之下), 행(幸) 아동포형제(我同胞兄弟), 배가분려(倍加奮勵), 견내지기(堅乃志氣), 면기학문결심육력(勉其學問結心戮力), 부아자유독립즉(復我自由獨立則), 사자(死者), 당희소어명명지중의(當喜笑於冥冥之中矣), 오호(嗚呼), 물소실망(勿少失望) <1896년 세계를 일주한 민영환>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5-31 16:43 | 최종수정 2007-05-31 17:37 황제 대관식 찾은 민영환 러시아 황제 대관식 참관 여행기 '해천추범'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참관하기 위해 1896년 양력 4월1일 제물포항을 출항한 특명전권공사 민영환은 상하이와 일본을 거쳐 태평양을 횡단하고, 밴쿠버에 상륙해 기차를 이용해 같은해 5월8일(음력 5월26일) 미국 뉴욕에 도착해 여장을 푼다. 센트럴파크에 들른 민영환은 이곳에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기이한 꽃과 풀이 들판에 널려 있고 연못이 언덕에 둘렀는데 못 가운데는 분수대를 설치"한 광경을 목격하는가 하면, "이집트에서 옮겨 온 돌비석"을 발견하고는, 높이가 수십 길이나 되는 이 유물이 4천년 전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놀란다. 나아가 뉴욕 인구가 300만이라는 사실에 또 경악한다. 중국이 세계 중심인 줄로만 알았던 상투 틀고 도포입은 이 동방인에게는 6개월21일, 총 204일 동안 세계일주여행 곳곳에서 마주친 모든 것이 그저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태평양을 넘고 북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질렀으며, 대서양을 건너 영국, 그리고 도버해협을 통과해 유럽대륙을 횡단한 민영환 일행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관식에 참관하고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귀환했다. '해천추범'(海天秋帆)은 이 기간 민영환이 매일 보고 들은 내용을 날짜별로 적어내려간 기행문이자 일기다. 조선인 최초의 세계일주기인 까닭에 이 일기는 일찍이 국내 학계에서도 주목을 받았으며, 나아가 이 대관식 사절단에 동행한 윤치호와 김득련 또한 비슷한 기록을 남겼다. 그렇지만 어찌된 셈인지, 순한문본인 해천추범은 온전한 소개가 이뤄지지 못했다. 1959년 을유문화사에서 번역본이 나오기는 했으나 발췌본이었고, 2000년 국사편찬위원회에서도 '민충정공유고'(閔忠正公遺稿)라는 이름으로 번역이 이뤄졌으나 역시 완본이 아니었다. 한국근대사를 전공하는 조재곤 박사(현 동학농민혁명참여자명예회복 심의위원회 조사연구과장)는 이에 불만을 느끼고 1994년과 2002년, 그리고 2005년에 걸쳐 민영환이 간 러시아 행로를 직접 답사하고 관련자료들을 섭렵한 끝에 최근 '해천추범'(책과함께) 완역본을 내놓았다. 단순히 원전 텍스트를 옮기고 설명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번 완역본은 같은 사절단 일행이었던 윤치호가 남긴 방대한 일기인 '윤치호 일기' 중의 관련 대목, 김득련이 이 여행에서 보고 느낀 감흥을 읊은 한시작품들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원전 텍스트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번역본을 조 박사 본인은 "민영환의 입장을 축으로 삼고 수행원 윤치호, 김득련의 견해를 보탠 3인의 공동작품이다"고 말한다. 조 박사는 나아가 이 일기를 통해 민영환 개인이 겪은 새로운 체험으로 ▲근대적 시간에 대한 이해 ▲새로운 공간 인식과 문명이기의 도입 ▲동북아시아와 연해주 이민에 대한 인식 등 세 가지를 중요하게 거론했다. 민영환이 세계일주에 나선 때는 대한제국이 처음으로 양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소문으로만 어렴풋하게 듣던 지구원형설을 비로소 체험하게 된다. 러시아의 시간과 조선의 시간이 다른 점을 직접 확인하게 된 것이다. 전통의 시간과 근대의 시간, 그 혼란함을 민영환은 일기에서 '양력'과 '음력',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러시아에서만 통용된 '러시아력', 이 세 가지를 병렬적으로 표시함으로써 극복하고자 했음을 일기는 확연히 보여준다. 이 외에도 하필 왜 이 시기에 대한제국은 민영환을 사절단으로 파견하게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한 역사적 배경 설명 또한 충분히 곁들였다. 228쪽. 1만2천800원.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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