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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공사 70% 진행 불구 더큰 낭비 막으려 중단
댐 공사 70% 진행 불구 더큰 낭비 막으려 중단 주변 6개 지자체 "예정대로 공사 속개를"여론 "국가재정 어렵다"…재검토 힘실려 ◆ 글로벌 포커스 / `일본판 세종시` 얀바댐 현장르포 ◆ 일본 도쿄에서 북쪽으로 170㎞ 떨어진 군마현 아가쓰마 계곡의 얀바댐 공사 현장. 민주당 새 정부 집권 이후 후속 공사 중단으로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했다. `과거 정권의 잘못된 유산`이냐 `정권교체로 인한 약속 폐기`냐. 일본 군마현의 얀바댐 건설공사를 둘러싸고 새롭게 집권한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연일 격렬하게 공방을 벌이고 있다. 비경제성과 예산 낭비를 주장하며 `공사 중단`을 지시한 새 정부에 대해 얀바댐과 인접한 6개 지자체는 "정권이 바뀌어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공사 중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판 세종시`에 비견되는 얀바댐 공사현장을 방문해 현지 주민이 반발하는 이유와 중앙정부의 사업 중단 배경, 지자체 대응전략 등을 취재했다. 도쿄에서 간에쓰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170㎞ 떨어진 군마현 아가쓰마계곡. 늦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계곡을 따라 35번 국도를 타고 40분가량 진입하면 공사가 중단된 초대형 콘크리트 건축물들이 흉물스러운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9월 민주당 새 정부가 집권한 이후 후속 공사를 전면 중단하면서 전국적으로 화제를 몰고 온 얀바댐 건설현장이다. 수몰 예정 지역인 가와라유온천여관조합의 도요타 아케미 조합장은 세금 낭비 사례로 지목돼 얀바댐의 공사 중단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1992년부터 기초공사가 시작돼 수몰지역 피해보상 등 전체 공정 중 70%가 완료된 얀바댐은 2015년 완공을 앞두고 `전면 백지화`냐 `공사 속개`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지난 9월 새로 집권한 민주당 정부가 "과거 정권이 벌여놓은 불필요한 공공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앞세워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얀바댐 건설 지속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현장에 설치된 전시관에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군마현청 소속 사카이 겐이치 댐건설 담당 과장은 "공사를 중단하려면 최소한 지역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는 게 도리인데 집권하자마자 바로 다음날 느닷없이 공사 중단을 지시했다"며 행정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댐건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성 마에하라 세이지 장관이 뒤늦게 이곳을 두 번이나 방문했지만 주민들은 정부의 공청회 참석 요청을 거부한 채 "예정대로 공사 속개"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얀바댐이 속한 군마현은 물론 인접지역인 사이타마현 도치기현 나가노현 등 6개 지자체 단체장들이 공사 중단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적으로 반발하자 하토야마 내각은 "내년 3월까지 경제성을 재검토한 뒤 현지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며 일단 한 발 물러섰다. 또 댐건설은 중단하더라도 주변 진입도로와 다리 건설 등 사회기반 공사는 당초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수정 방안도 내놨다. 세종시 건설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지자체들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최소한 합리적인 의견수렴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사카이 겐이치 과장은 "최근 3주간 총 8차례 주민공청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며 "주민들의 반발 의견을 가감 없이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공사 속개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인접한 지자체와도 공동 보조를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얀바댐은 수몰 예정 지역주민 300여 가구가 이주 준비를 완료했고 총공사비 4600억엔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3200억엔이 기반공사와 이주보상금으로 이미 투입됐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공사가 전면 백지화되면 `또 다른 의미의 예산 낭비와 환경파괴` 사례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집단 반발에도 새로 집권한 하토야마 내각의 방침은 완강한 편이다. 과거 자민당 정권 시절의 전형적인 예산 낭비 공공사업 사례인 데다 홍수 피해 규모를 100년에 한 번꼴인 초대형 재해로 상정함으로써 댐건설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났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중앙 언론들도 "800조엔이 넘는 공공부채를 지닌 데다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내년에도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할 만큼 재정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정권의 불필요한 사회기반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집권당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편이다. 군마현에는 조에쓰국립공원에서 발원한 도네가와강을 따라 이미 6개 다목적 댐이 설립돼 있으며 얀바댐 건설 예정 지역은 지난 1981년 홍수 때 사망자 5명, 935억엔의 재산피해를 낸 이후 별다른 재해가 없었다. 지자체의 `재해방지 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 얀바댐은 어떤 곳 공사 속개 여부로 전국적 관심을 모은 얀바댐은 총 저수량 1억t에 최대 수심 130m로 설계된 초대형 다목적댐이다. 공사 사업비가 4600억엔(약 6조원)으로 최근 관동 지역에서 건설된 댐 가운데 최대 규모에 달한다. 댐 건설 논의는 일본 동부 군마현과 나가노현에 걸쳐 있는 조에쓰국립공원에서 발원한 도네가와강이 자주 범람하면서 협곡지대로 구성돼 있는 아가쓰마군 일대에 막대한 홍수 피해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2015년 공사가 완료되면 홍수 피해 방지는 물론 도쿄를 포함한 관동 지역에 산업용 용수 공급도 담당하도록 설계돼 있다. 총 사업비 가운데 55%는 중앙정부, 나머지 45%는 지자체가 공동으로 부담하도록 합의됐다. 해당 지자체인 군마현 외에도 얀바댐 하류에 위치한 도쿄 도치기 지바 사이타마 이바라키 등 6개 지자체가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왔다. 댐 건설 논의는 1952년 처음 시작됐지만 1992년 현지 주민들과 중앙정부가 이주보상 계획에 전격 합의하면서 기반공사가 시작됐다. 지난 9월 사상 처음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공사 중단`을 지시했고 현재는 한 달 이상 후속 공사가 중단돼 있는 상태다. [군마현(일본) = 채수환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9.11.08 18:23:58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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