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北 '유감표명'..관계개선 신호탄되나
北 '유감표명'..관계개선 신호탄되나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10-14 16:32 北, 남북관계 장애물 치우려한 듯 고위급대화로 연결될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북한이 14일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익사한데 유감을 표명하고 정부가 이를 `공식 사과'로 받아들임에 따라 남북관계의 걸림돌 하나가 치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당국간 대화의 모멘텀을 살린 남.북은 16일 열리는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및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모종의 의견일치를 볼 경우 남북관계는 현안 전반을 놓고 고위급 대화를 진행하는 단계의 문턱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아직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핵 문제에 진전 없이 남북이 고위급 대화를 통해 대대적인 교류.협력 방안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北 유감표명 배경과 의미 = 북한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사활을 걸고 있는 북.미 양자대화에 앞서 남북관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본 게임'을 위한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하에 `임진강 사고'라는 남북관계의 장애물을 넘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간 면담 등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북한의 최근 태도로 미뤄 예견됐던 일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어쨌든 북한의 유감 표명을 계기로 남북 양측은 당국간 대화의 동력을 되살리게 됐다. 남북은 8월부터 억류 근로자 유성진씨 석방, `12.1 조치' 철회, 북한 특사조의사절단의 청와대 예방 등 북한의 대남 유화공세 속에 대화의 계기를 마련, 8월26~28일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적십자회담을 개최했다. 그러나 9월6일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에서 예고없이 대량방류를 함에 따라 우리 국민 6명이 익사한 사건은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달 8일 북한에 공식 사과를 요구한 데서 보듯 다수의 인명희생으로 이어진 황강댐 무단 방류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었다. 정부가 북한의 사과와 남북관계의 다른 현안을 연계하진 않았지만 사과가 없는 상태에서 다른 현안을 놓고 협의를 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 터에 이날 북한이 사건 발생 1개월여만에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사과로 받아들임에 따라 황강댐 무단 방류 문제는 앞으로 남북관계의 큰 장애물은 되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북측의 유감표명에 대한 국내 여론의 반응이 변수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남북대화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 남북관계 개선 신호탄될까 = `임진강 사고'가 수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남북관계는 다른 당면 현안과 교류협력사업을 논의하는 `다음 단계'의 문턱에 올라서게 됐다. 이번 임진강 실무회담에 이어 16일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협의할 적십자 실무접촉이 예정돼 있지만 큰 틀에서 다음 수순은 장관급 이상의 고위급끼리 만나 포괄적으로 현안 협의를 하는 그림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현 단계에서 전문가들은 국제공조 하에 핵문제와 남북관계를 긴밀히 연계하고 있는 남과 `우리 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이행할 것을 강조하는 북한이 어떻게 절충점을 찾을지가 향후 남북관계에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핵문제에 진전이 있어야 본격적인 남북간 협력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반면 북한은 핵문제는 미국과의 양자대화에서 논의하고 남북 간에는 개성.금강산 관광을 재개한 뒤 6.15, 10.4 선언의 본격 이행 논의로 직행하길 바라고 있다. 특히 북한은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합의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남북관계의 우선 현안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 본격적인 대화와 협력단계로 넘어가려면 북핵 문제에 가시적 진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만약 핵문제에 가시적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남북대화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한다'는 우리의 구상에 북한이 동의하거나 우리 정부가 핵-남북관계 연계정책에서 크게 유연성을 발휘해야 포괄적 현안을 협의하는 고위급 남북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남북간에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한 `물밑 의사교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남북이 이번 실무회담에서 생긴 대화의 동력을 살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있다. 특히 정부의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 제의(12일), 북한의 동의(13일), 북한의 유감표명과 우리 정부의 수용(14일)이 충분한 사전 조율을 거친 듯 `속전속결'로 진행된 것도 남북 당국 간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jhcho@yna.co.kr <실시간 뉴스가 당신의 손안으로..연합뉴스폰>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