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한국에서는 일제히 쓰레기종량제라는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갑자기 수유2동으로 발령을 받아와서 처음인지라 내용도 잘모르는데 청소담당으로 보직을 받았습니다.

처음 시행하는일은 아무도 하기를 꺼려하기에 날라온돌인 저에게 그일이 떨어졌고 저는 주어진일은 무조건 한다는 소신대로 청소담당을 맡았습니다. 쓰레기 재활용율을 높여 쓰레기 량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하는것 같은데 너무나 복잡한 제도로 인해 실패로 끝나고 있는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하면 앞으로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인셈이지요. 주민들의 재활용 쓰레기를 관에서 수거하여 나온 이익금으로 주민들에게 재생휴지같은것을 나누어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우선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는게 종류가 많아 담당자도 재활용이 되는건지 안되는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프라스틱도 종류에 따라 재활용이되고 안되고가 있으니 담당자는 쓰레기 분류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데 어려운 업무이다보니 청소담당이 자꾸 바뀌고 처음온 담당자는 자꾸만 헷갈릴수 밖에요. 그러니 주민들은 얼마나 또 헷갈릴까요.

깡통과 페트병같은것은 무료로 수거하는데 막상 주민들이 가져나오는데는 각종 쓰레기가 섞여있기도 하고 심지어는 화장실쓰레기에다 깡통,프라스틱을 섞어서 가져나오기도 합니다.

그걸 받아줄리가 없으니 길가 아무데나 놔두고 가버리지요. 재활용쓰레기 수거방송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 쓰레기를 차에 싣고 동네를 한바퀴 돌고나면 자기네 골목은 빼먹었다는둥 직장에 나가기때문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시간이 없다는둥 온갖 민원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쓰레기를 공짜로 버릴때는 아무나 골목을 쓸어서 봉지에 담으면 가져가던것을 이제는 돈내고 산봉투에만 버려야 가져가니 골목에 검은 봉투들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어 엉망입니다.

그래서 가끔 일제히 검은봉투를 무료수거하는데 모두다 이중으로 미화원의 인력이 동원되지요. 거기다 가져온 재활용쓰레기를 분류하느라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취로인부 공공근로 그리고 미화원이 뒤섞여 난리이고 할장소가 없다보니 동사무소 앞에 쓰레기를 펼쳐놓고 하기도 하니 동사무소가 악취로 엉망이 됩니다.

엄청난 인력을 들여 억지로 종량제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그유지비가 그냥 수거하는것보다 엄청나게 많이들텐데 앞으로는 쓰레기 처리비용이 적게들었다고 성공했답니다.
인건비로 나가는것은 공공근로나 사회복지과 예산이니 계산을 안한거지요.

그리고는 일본도 하지못한 종량제를 해냈다고 신문에 났더군요. 에라 이빌어먹을 놈들아 !

소리가 저절로 나오데요. 우리가 종량제를 함으로해서 얻은것은 김포매립지로 가는 쓰레기의 양은 줄었는지 모르지만 그나머지 쓰레기를 분류하느라고 엄청난 인원이 투입돼서 많은 국가예산이 뒤로 새는줄은 생각지도 않는것 같더군요. 그리고 골목길을 쓸던 옛날의 좋은 미풍양속이 사라졌다는것입니다.

이제는 골목길을 쓸어보려고 해도 그많은 쓰레기를 담아야할 봉투를 사야지만 하니 어느누가 자기돈들여 골목길청소까지 하려고 할까요. 그러면 일본은 어떻게 청소를 할까요.

@ 일본에서의 도시에서 청소하는방법은 우선 간단합니다.

타는쓰레기 안타는쓰레기로 나누어 요일별로 이틀에 한번씩 홀짝제로 배출하며 상가지역은 모으는장소가 도로가에 중간중간 있고 쓰레기는 주로 일회용 포장지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우리처럼 미화원들이 자신이 마련한 오토바이로 골목길을 순회하며 수거하는게 아니라 소형압축차량이 도로를 지나면 집집마다 내놓은 쓰레기를 뒤에 있는 두명의 아르바이트생? 같은이들이 따라다니며 싣고 타는쓰레기 안타는쓰레기로 구분하여 배출하는날이 틀리므로 바보가 아닌다음에야 다할수있는정도입니다.

그리고 거리 요소요소마다 쓰레기를 버리는날이 안내되어있는 팻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외국인도 다른이에게 묻지 않고 금방 적응을 할수가 있지요. 그리고 쓰레기 종류가 한가지이므로 차량한대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재활용쓰레기 종류가 수십가지인데 차량은 한대이니 기껏 분류한 재활용품을 한데 섞어 가져가는 일이생기고 그러므로 공무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공무원의 신뢰가 떨어진다는게 어떤의미를 지닐까요.

그건 국가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저는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것들이 모여서 지금 말단공무원들에대한 국민들의 야유가 발생하는것이라 여겨집니다. 국민들도 원인을 생각하며 비판하는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그것만 가지고 비판을 하니까 그렇게 되는것이지요.

수거된 쓰레기가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 일본의 경우 타는쓰레기는 가장 가까운 소각장으로가서 소각하고 안타는 쓰레기는 근처의 강에있는 선착장에가서 배에 싣고 강하류에 있는 매립장으로 가서 매립합니다. 오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쓰레기차에 실어서 온서울시를 다돌아다니며 쓰레기 국물을 떨어뜨리며 김포매립지까지 먼거리를 이동합니다. 만약 청계천 복개나 각종 하천의 복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도 개천에 있는 배에 싣고 한강으로 수송하여 김포로 갈수가 있었겠지요.

또 소각하는것도 미국이나 유럽의 쓰레기와 동양권의 쓰레기가 종류가 틀리다는 생각을 하지않고 설계된 미국이나 유럽의 소각로를 설치하므로서 우리쓰레기의 특징인 젖은 국물 쓰레기를 소각하기에는 전혀 맞지않는 소각로를 설치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결과 완전 연소가 안되어 가스를 보조연료로 써도 다이옥신이 다량배출되므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소각로 건설이 좌절됩니다.

젖은 쓰레기를 완전연소시킬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습니다. 일단 건조한 상태로 만든다음 1400도이상으로 소각을 해주면 다이
옥신이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는군요.

폐오일같은 폐기물도 제대로만 소각하면 안전하게 처리가 되는데 우리는 젖은 쓰레기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그냥 밀고 나갈려니 안될수밖에요.

 그리고 이미 도시지역이 들어선 다음에 설치하려면 누구나 반대하게 마련이니 들어서기전에 설치하든가 아니면 관공서주위나 공무원아파트 특히 청소관련 공무원의 집단아파트에 설치한다면 아마도 지금같은 반발은 줄어들것입니다.

특히 환경관련분야의 고위직들은 반드시 공관을 쓰레기 소각장안에 설치하여 절대로 안전하다는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할것입니다.

신뢰가 확보되지 않는 공무원의 설득은 분란만 일으킬것입니다. 청와대옆에도 하나 설치하면 아무도 찍소리 안할것입니다. 정말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소각장을 건설할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는한 쓰레기 처리에 대한 미래는 암담할뿐입니다.

장관이니 대통령은 세세한 사항은 몰라도 각종분야에 대하여 전문적인 말단의 상황을 꿰뚫어보는 눈을 키워야 이나라의 행정은 진정한 변화가 일어날것입니다.

세세한문제가 그냥 한심한것으로 끝날게 아니라 집중 연구하여 개선하려는 국가적인 조직이 마련되어 개선해나가면 분명 효과가 나타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조직이나 일개부서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하는것은 비용만 지출하면서 어설픈 반쪽짜리 해결책밖에 제시할수 없습니다.

 청소문제,도로포장,같은 전문적 분야도 국가운영의 총체적 시각에서 따져보는 최첨단 지식인들의 연구위원회가 구성되어야하고 그들로 하여금 행정설계를 하게 한다면 그리고 그설계의 결과에 따라 위원회에 소속된 인재들이 도태되거나 발탁된다면 몇년안에 이나라의 시스템이 마련될것입니다.

싱가폴도 20년만에 최고 선진국이 되었는데 우리라고 안될 이유가 없지요. 문제는 아예 그쪽으로 갈생각을 안한다는데 있습니다. 국가장래의 변화는 최고지도자의 결단에 달려있는것입니다.

언제나 우리는 이광요수상같은 총명한 지도자를 만날수가 있을지 한숨만 나옵니다. 언제 우리는 일본을 도덕성과 예절과 실력으로 동시에 밟아줄날이 올까요.

생각만 바꾸면 내생전에 볼수도 있을것 같은데 제대로된 지도자만 들어서면 순식간에 가능한 일인데 도무지 나타날 기미가 안보이니 한국의 국운이 여기밖에 안되는건지 참 안타깝습니다.

징기스칸이 들어서므로서 몽고족의 민족성이 바뀌고 일본의 정치체제가 일본민족의 민족성을 바꾸듯이 민족성은 역사의 흐름에따라 바뀐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민족성을 바꿀수있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지도자입니다. 우리는 그런 지도자를 발굴하여 그런분이 이나라의 대통령이 되도록 아니면 강력한 원로가 되도록 밀어야합니다. 그길만이 이나라가 살길이라 여깁니다.

다음은 일본과 한국의 안전행정에 대하여 쓰겠습니다.


2001. 9. 15 (자유게시판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