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임진강의 핵심 치수대책으로 1조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을 추진중인 한탄강 댐이 문산, 파주 등 임진강 하류에 미치는 홍수조절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겨레>가 2일 입수한 건설교통부·수자원공사의 `한탄강댐 기본설계 보고서'를 보면, 임진강의 파주시 적성면 수위표와 문산천 합류점 등 두 지점에서 100년 빈도 홍수(과거 100년간 강수량 기록으로 추정한 가장 큰 홍수) 때의 댐 수위조절 뒤 홍수위는 각각 21.39m와 10m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계수위와 위험수위를 넘어 범람 직전 상태를 가리키는 해당 지점의 계획홍수위 21.05m와 9.25m를 34~75㎝ 넘어서는 것이다. 또 댐으로 인한 이들 지점의 수위 경감효과는 댐이 없는 상태보다 각각 1.39m와 57㎝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댐이 들어서더라도 해마다 되풀이되는 하류지역 주민들의 홍수 긴급대피 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댐 위치 및 규모의 한계로 홍수조절효과가 기대에 못미친다”며 “수위는 계획홍수위 이하로 경감되지는 않으나 제방 여유높이(2m) 이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100년 빈도를 초과하는 홍수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임진강 본류에 치수구조물을 설치해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한탄강 댐의 임진강 홍수조절 효과가 미미한 것은 임진강 유역의 63%가 북한에 위치해 그 지류인 한탄강만의 대책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데다, 댐 상류에 있는 군 시설과 철원군의 수몰을 피하기 위해 댐 설계에 제약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대해 수자원공사 박창운 댐환경처장은 “제방을 무한정 높이 쌓을 수 없기 때문에 홍수위를 1m라도 줄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한탄강 댐 건설사업의 보상총액 5869억원의 절반 가까운 2546억원이 군 시설물 보상액인 것으로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수몰대상 5개 읍면 16개 리의 주민 960여명에 대한 보상비는 땅 매입비 787억원, 건물 등 지장물보상비가 1226억원이다.
정부는 9753억원이 드는 한탄강 댐 건설을 포함한 1조6260억원 규모의 임진강 종합 치수대책을 다음달 중 확정할 예정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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