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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법창) 이제는 바로잡아야 할 잘못된 띄어쓰기 관행
♣ 출처: 법률신문 (월요법창) 이제는 바로잡아야 할 잘못된 띄어쓰기 관행 장윤석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 제2950호 나는 지난해 법률신문을 통하여 ‘한글 맞춤법’도 엄연히 ‘법’이라는 사실과 따라서 우리말, 우리글을 바로 쓰는 것 역시 준법임을 주장한 일이 있다. 그때 나는 우리 법조인들이 어문 규범에 너무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 실례로 법률 문장의 잘못된 띄어쓰기 관행을 말씀드렸다. 법률 문장에서 띄어쓰기가 문제되는 것은 주로 띄어 써야 할 말을 제대로 띄어 쓰지 않는 것, 다시 말하면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쓴다」는 한글 맞춤법의 띄어쓰기 원칙을 무시한 잘못된 ‘붙여쓰기’ 습관이다. 그런데 공소장이나 판결문 따위의 법률 문서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 반대로 띄어 써서는 안될 말을 고집스럽게(?) 띄어 쓰는 바람에 문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눈에 띄고 있어 안타깝다. ‘피의자는 학생인 바, …’, ‘별지 기재와 같은 바, …’, ‘여부를 검토한(하였던) 바, …’와 같은 표현이 그 예인데, 「-ㄴ바(-은바,-는바,-던바)」는 ‘-인데’ 또는 ‘-이니’, ‘-았(었,였)더니’의 뜻으로 쓰이는 용언의 어미이므로 응당 ‘학생인바’, ‘같은바’, ‘검토한(하였던)바’,와 같이 어간에 붙여 써야함에도 유독 법조계에서만은 억척스럽게 띄어 쓰고 있다. 관행으로 굳은 듯한 이 용례는,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다’(수단·방법), ‘전술한 바와 같다’(것), ‘네가 뜻한 바를 알겠다’(일)처럼 앞말과 띄어 써야 하는 의존명사 「바」와 혼동한 탓도 없지 않겠지만, 아마 오래 전에 어떤 무심한 「공소장·판결문 기재례」 편집자가 잘못 작성해 놓은 것을 어문 규범에 무관심한 후학들이 별 생각 없이 답습한 때문이 아닌가 짐작된다. 나는 공소장이나 기안문에 이러한 잘못된 표현이 있으면 검사나 직원들이 짜증스러워할 정도로 결재를 반려하곤 하는데, 얼마 전에 우연히 사법연수원 교재를 보았더니 여전히 그런 식으로 잘못 쓰고 있어 무척 놀랐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인다면, 「-ㄴ바」와 엇비슷하게 자주 의존명사와 혼동하는 것으로는 연결 어미 「-ㄴ지(-은지,-는지)」와 「-ㄴ데(-은데,-는데)」가 있다. 즉 ‘경과한 시간’을 나타내는 의존명사 「지」는 ‘그가 떠난 지 보름이 되었다’와 같이 띄어 쓰지만, ‘막연한 의문’을 나타내는 어미「-ㄴ지」는 ‘꼭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처럼 붙여 써야 한다. 또 ‘처소·곳’ 또는 ‘경우·것’의 뜻인 의존명사 「데」는 물론 ‘아는 데가 없다’, ‘갑은 …라고 주장하는 데(에) 대하여 을은 …라고 주장한다’처럼 띄어 쓰지만, ‘-이다. 그런데’의 뜻으로 쓰는 어미 「-ㄴ데」는 ‘아픈데 약이 없다’, ‘갑은 그렇다고 주장하는데(도) 을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와 같이 붙여 써야 옳다. 물론 「-ㄴ즉(-은즉,-인즉)」은 어미이므로 ‘진술거부권을 알린즉 묻는 대로 답하겠다고 하다’, ‘증거가 없은즉 위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처럼 어간에 붙여 써야 하는데, 법조 실무를 보면 부동문자로 인쇄된 서식에서조차 잘못 쓰고 있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띄어쓰기 그 자체는 사소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어문 규범에 관한 법조계의 규범 의식은 심상치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21세기를 맞아 품격 높은 말글살이를 지향한다면 법조계도 이제 어문 규정에 대한 무관심이나 외면하는 풍토를 불식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하겠다. (월요법창) 법률 문장의 띄어쓰기 장윤석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 제2941호 「오늘밤나무사온다」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고 하실 분이 계시리라. 한글 맞춤법 교재에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든 예인데, 띄어쓰기 여하에 따라 열 가지 이상의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법조 실무에서도 한글전용에관한법률, 사무관리규정 또는 법원사무관리규칙에 따라 공소장과 판결문을 한글로 쓰고 있지만 맞춤법에 관한 무관심과 무지로 인하여 띄어쓰기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 어문 규범인 ‘한글 맞춤법’은 문자 사용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하여 제1장 총칙 제2항에서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글은 음절마다 한 덩어리가 되도록 글자 모양이 되어 있는, 음절 본위의 글자이기 때문에 개념의 파악을 용이하게 하여 문장의 이해도를 높이고 독서의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단어를 띄어쓰기의 단위로 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잘못된 띄어쓰기로 인해 제대로 의사 전달이 안되거나 뜻이 왜곡되는 경우도 없진 않겠지만, 앞뒤 문맥을 잘 살피면 무슨 경천동지할 일이야 생기겠는가. 그러나 나는 법률 문서의 체통과 품격을 위해서라도 법조인들이 어문 규범에 맞게 공소장과 판결문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한글날에 법률신문을 통하여 ‘우리말, 우리글을 바르게 쓰는 것도 준법’이라는 좀 이색적인 법리를 주장한 것도 그런 뜻에서였다. 주지하다시피 띄어쓰기는 한글로 문장을 작성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맞춤법의 원칙인데 이와 관련하여 법률가들을 특히 곤혹스럽게 하는 것이 이른바 전문 용어이다. 한글 맞춤법 제5장 제50항은 “전문 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중거리 탄도 유도탄」을 원칙으로 하고 「중거리탄도유도탄」도 허용한다고 예시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압수수색영장」, 「공소사실」쯤 되면 전문 용어라고 보아 붙여 쓸 수 있겠지만, 「철저 단속」이나「수사 결과」와 같은 말은 단순히 여러 개의 단어가 이어진 경우이지 전문 용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띄어 써야 옳다. 문제는 한자를 쓸 때에는 한글 맞춤법의 띄어쓰기 원칙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한글로 쓰는 경우에는 「개정 내용」처럼 띄어 써야 옳지만, 한자로 쓰는 때에는 전문 용어가 아니라도 「改正內容」과 같이 붙여 쓰는 용례가 그것이다. 한자 용어로 가득 찬 국한문 혼용 법서의 「붙여쓰기」용례에 익숙한 법률가들은 한글로 문장을 작성하는 경우에도 웬만하면, 전문 용어인지 아닌지를 따져보지도 않고 그냥 붙여 써도 괜찮은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제현께서는 「자기명의」처럼 붙여 쓰는 것과 「자기 명의」와 같이 띄어 쓰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하실지 모르겠다. 나는 이를 원칙과 약속의 문제로 생각한다. 어문 규범이 정한 원칙, 즉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은 띄어 써야 할 말은 늘, 즉 일관성 있게 띄어 쓸 것임에 반하여, 원칙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심지어는 동일한 문서에서조차도 붙여 썼다 띄어 썼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띄어쓰기에 관한 어문 규정의 원칙을 완벽하게 따르고 있는 공소장이나 판결문은 과연 얼마나 될까? 띄어쓰기를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영어나 중국어가 새삼 부러워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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