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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동강댐 건설계획에 대한 정평위의 입장
동강댐 건설계획에 대한 정평위의 입장 오랜 기간 논란이 되어온 동강댐 건설에 대해 이 지면을 통해 '원주교구 정의평화 위원회'는 교구내의 지역(영월, 평창, 정선)현안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자 합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되어 어느정도 홍보가 되긴 하였지만 그래도 아직 영월댐 건설에 대한 사실조차도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본 지면을 통하여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영월댐 건설계획이 얼마나 무모한 발상인지를 밝히고, 또한 댐건설로 야기되는 심각한 환경파괴에 대한 신앙인의 책무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동강댐 추진경위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는 2000년대 초부터는 수도권지역에 물부족이 발생하고 2011년에는 약 11억㎥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진단하고 안정적인 용수공급, 홍수피해 방지, 수력에너지의 개발을 위해서 남한강 상류인 영월 동강에 댐건설을 계획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90년도부터 추진되어온 이 사업은 96년 타당성조사와 기본설계를 실시하고, 97년 세부설계를 거쳐 97년 9월 22일 동강댐건설예정지역에 대한 지정고시를 하였다. 이 과정에서 97년 8월 2일과 98년 3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환경부로부터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보완 요청이 있었다. 2. 동강댐 건설계획의 허구성 1) 물부족에 대해 ① 댐 건설계획의 거품 건교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88년부터 94년까지 공업용수의 증가율(6년단위)은 8.4%인데 이를 기초해서 2011년 공업용수의 수요를 예측해 보면 대략 33억톤 정도이다. 그러나 건교부에서는 이보다 12억톤이나 많은 45억톤으로 과다예측을 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에너지 효율적인 산업구조조정이나 물값 현실화, 중수도시설의 확대 등을 고려한다면 33억톤도 과다한 예측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12억톤을 훨씬 넘는 양의 공업용수를 과대예측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댐건설 계획은 1994년 1일 1인당 급수량 408리터를 용수수요 추정의 핵심지표로 삼고 있든데, 이 급수량은 일본의 367리터, 프랑스의 211리터, 독일의 196리터보다 터무니 없이 많은 양이다. 이 1일 1인 급수량을 프랑스 수준은 고사하고 일본수준 정도로 잡는다고 해도 정부의 댐건설투자계회은 상당히 하향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용수수요 추정의 지표인 408리터를 기준으로 2011년에는 개인당 1일 물사용량을 약 450리터로 계산하여 87억톤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원대 정동양 교수(기술교육)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가정에서 우리나라 개인당 1일 물사용량은 실제로 전국평균 206리터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영월댐은 6억9천만톤 규모의 대형댐이다. 그러나 환경부 자료{상수도통계 1996}에 따르면 96년 생산된 수도물 중 9억300만톤이 낡은 수도관을 통해 누수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97년 서울시에서 누수된 수돗물의 양은 6억4,400만톤이다. 수돗물의 누수관리는 뒷전으로 미뤄두고 댐건설을 통해 공급원만을 우선 개발하고 보겠다는 건교부의 계획은 구멍뚫린 독은 고칠 생각하지 않고 그저 퍼부을 물만 더 늘려놓고 보자는 식의 생각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② 동강의 물은 식수로 적당하지 않다. 석회암지대인 이곳은 댐을 건설해도 수질이 강알칼리성(pH8~9)이어서 용수공급기능을 하기 어렵다. ③ 팔당상수원 수질개선계획과 상치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댐건설로 인공호수가 된 우리 하천 대부분은 이미 부영양화 하여 녹조현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댐의 물도 고도 정수처리가 필요한 3급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 세계 물 부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물의 오염인데, 대형댐 건설은 물 오염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낙동강 오염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듯이 대형댐의 건설은 하류지역의 수량을 감소시킴으로써 오염을 더욱 촉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부는 2005년까지 팔당호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현재 동강의 수질은 생물 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3~1.8PPM으로 2급수이지만 댐이 건설돼 물을 가두어두면 오염도가 높아져 3급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팔당 식수원 상류 남한강 발원지인 동강의 수질이 악화하면 팔당호의 오염도도 더욱 높아져 정부의 팔당호 수질개선 목표는 달성하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2) 홍수피해저감에 대해 ① 대형 다목적 댐은 홍수조절능력이 작다 우리나라는 1965년부터 지속적으로 댐을 건설하였지만 하류의 홍수피해는 계속 증가했다. 춘천시민 전체가 소양댐 건설 이후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3~5번 짐을 꾸려야 했다. 다목적 댐이 홍수피해를 조절할 수 있다면 홍수피해는 격감했어야 했다. 만일 홍수조절용 댐이라면 댐하단부에 구멍이 뻥 뚫려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갈수기에는 댐이 말라 있다가 폭우가 내리면 뚫어 놓은 구멍으로 하류에서 수용할 수 있는 유량은 흘러가고 나머지 유량은 댐에서 저장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홍수조절 댐으로 기능 시에는 농·공용수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형 다목적댐은 홍수 조절의 기능이 극히 미약하다고 하겠다. 건교부는 올해 홍수에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한강 수위를 낮추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며 영월댐 조기건설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번 수도권 홍수피해는 상류댐과는 관계없이 게릴라성 폭우에 의한 중하류 진천범람과 인천 앞바다 만조에 기인한 것이었다. 건교부는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수도권 홍수피해를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영월댐을 강행하기 위해 만들어낸 논리에 불과하다. 수도권 홍수피해가 모두 한강본류에 의해서 진행되었다면 소양강댐이나 충주댐같은 상류댐이 기능을 할 수 있었겠지만 중량천의 경우 상류댐과는 아무런 관련없이 지천의 범람에 의한 피해였다. 결국 하류에 집중적으로 비가 많이 오면 상류댐들은 특별한 효과가 없는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국부적으로 진행된 홍수는 상류의 대형댐 몇 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의 폭우를 해소할 수 있는 홍수조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② 대형댐의 문제점과 세계의 댐건설 동향 이렇듯이 댐건설 목적인 수량확보와 홍수조절은 타당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 반면, 대형댐 건설로 인한 패해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댐피해 결과를 반영하듯 세계은행은 90년 이후 댐건설차관 중지를 결정했으며, 지난달 미국 의회는 그랜드 캐년에 위치한 댐의 물을 비워내 사실상 댐의 기능을 포기시키기에 이르렀다. 또한 미국 굴지의 토목회사들이 댐건설에서 속속 손을 떼고 있다. 스웨덴도 88년 댐건설의 생태계파괴를 이유로 극히 제한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댐건설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중국의 다이칭 여사(골드만상 수상)는 중국의 샨사댐과 같은 대형댐의 환경재앙을 경고한 바 있다. 3. 댐의 안정성 문제 1) 30년간 검토, 결국 건설 못했던 지역. 지난 30여 년간 영월읍 거운리의 동강댐건설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졌으나 그 동안 충주호가 만들어지고 심지어 평창강과 주천강에 소규모댐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는 등 영월댐 건설은 사실상 백지화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였다. 수자원공사측의 환경영향평가서대로 그토록 필요한 댐이였다면 이미 건설되어야 했던 댐 이였다. 이는 곧 이 지역이 댐을 건설하기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2) 석회암 지대의 댐건설 댐건설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지층구조이다. 동강댐 예정지의 대부분은 석회암지대로 수많은 동굴과 동공으로 이루어져 있어 붕괴 및 누수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 또한 단층지대와 지진대, 파쇄대 등 댐으로서는 치명적인 지층이 많다. 특히 동강 일대에는 상당히 넓은 지역이 물에 치명적으로 약한 석탄층이 분포되어 있어 언제든지 붕괴되거나 물이 분출될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 3) 불안정 지층에 세워진 댐들의 붕괴 사례 ① 석회암 층에 세워진 바이온트댐의 참사-이탈리아의 "바이온트댐"은 순석회암 지층에 세워진 아치혐댐으로서 많은 지질학자와 공학자 들에 의하여 안전성을 유질 할 것으로 결론을 지었으나 댐을 둘러싸고 있던 "토크산"이 무너져 내림으로 댐의 면적보다 많은 2억4천㎥ 이상의 암석이 쏟아졌고 높이 110m 이상의 파도를 일으켜 15분만에 2600여명이 사망하였다. ② 스페인 푸엔테스댐- 스페인의 구아달렌틴강에 건설된 푸엔테스댐은 1791년 완공되었다가 11년간 지탱하다가 무너졌다. 이 댐의 경우 11년간 지탱한 자체가 기적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댐구조물의 기반은 경암이 옆으로 갈라져 있고 거기에 자갈과 흙이 느슨하게 깔린 토적층이 깊숙히 들어가 있어 댐의 중량을 이겨낼 수 없는 경우였다. 이 댐의 붕괴로 607명이 사망하였다. ③ 샌프란시스댐- 1926년 지질을 무시한채 댐이 건설되었던 샌프란시스댐은 420명의 인명을 살상한채 끝났다. 산프란시스댐은 미세한 진흘과 지름 20Cm 이상이나 되는 것도 있는 돌부스러기, 점토등 온갖 크기의 토양입자가 섞여 있는 역암의 두꺼운 퇴적층이 있는 곳에 세워졌다. 특이 이 역암층의 옆은 무른 운모편암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쪼개져서 슬레이트모양의 얇고 평평한 파편이 되는 성질이 있으며 운모편암 사이사이에는 확석이 산재해 있어 편암을 한층 사태를 일으키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④ 티턴댐- 1976년 6월 미국 아이다호 석회암 지대에 건설된 티턴댐은 석회암 동굴의 속으로 물이 차 동굴이 무너지는 바람에 완공도 되기 전에 댐이 붕괴되어 4천가구의 수몰민과 20억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있었다. 이 댐은 물에 녹는 석회암의 성질로 인해 댐주변으로 물이 흘러나오거나 용속음치는 것 때문에 강바닥의 물굴을 콘크리트로 막았으나 결국 붕괴되고 만것이다. 4. 환경영향 평가서의 허구성 정부는 1993년 {환경영향평가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은 "환경영향평가대상사업의 사업계획을 수립·수행함에 있어서 미리 당해 사업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검토하여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되도록 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유지·조성함을 목적으로"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제도는 아직까지도 '개발의 면죄부'라는 오명에서 크게 벗아나 있지 못한 형편이다. 이러한 형편에 있는 환경부는 지역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의 거센 반대 여론에 밀려 뒤늦게 영월댐에 대해 두차례의 보완요청을 한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밝혀진 바와 같이 건교부의 환경영향평가서는 실지 동굴의 개수나 동굴의 길이, 폐광에 대한 조사가 실제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영월댐 건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에서 동강유역 상하류 지역에는 30개의 동굴밖에 없으며, 이중 상류지역에 20개의 동굴과 댐수몰지내에는 6개의 동굴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98년 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한 결과 동굴명과 길이가 알려진 동굴이 무려 75개 였으며 아직 정확하게 동굴명과 길이가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소 50m이상 동굴로 확인된 것이 90개, 특히 댐 안전성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강바닥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물굴 27개 등 192개의 동굴이 발견되었다. 이외에도 29개소나 되는 폐광도 존재하고 있어 댐건설 예정지로는 최악의 부지임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수자원공사가 3m 내외의 동굴까지 포함해서 동강유역 전체 동굴수가 30개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 것은 댐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현장조사는커녕 문헌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동강유역의 생태계에대해 98년 9월 10일~9월 15일까지 임업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식물 신품종 후보종 1종과 희귀식물 6종, 천연기념물인 수달, 원앙, 소쩍새, 까막닥다구리와 희귀조인 비오리, 미기록종인 총채날개나방 1종, 산림곤충 희귀종 2종, 늦반딧불이, 미기록후보종 버섯ㆍ부후균 50여종이 서식함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의 평가서에는 오직 나방만 2백여종류 언급되어 있다. 이상과 같이 동강댐 건설계획의 허구성에 대한해 정리하였다. 2011년까지 32조원을 투자하여 34개의 댐을 건설하겠다는 건설교통부의 계획은 개발연대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한 사업계획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계획은 모자라는 것은 우선 건설과 개발을 통해 확보하고 보자는 물량위주의 사고방식에 기초해 있다. 용수수요 추정의 안이함에서나, 추정된 용수량을 우선 계곡과 강을 막아 확보하고 보자는 발상의 단순함에 있어서나, 또 건설사업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데 있어서 보여준 행정 편의적 발상에서나, 고속철도 사업의 부단과 시화호라는 골칫거리를 국민에게 떠넘겼던 해당 부서의 명성을 확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5. 환경파괴에 대한 신앙인의 입장 동강은 환경생태계가 완벽하게 보존된 지역으로 환경전문가들은 동강의 환경생태계를 세계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동강에 댐을 건설하게 될 경우 천혜의 환경생태계 파괴로 엄청난 재앙과 그의 복구에 필요한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불러올 것입니다. 백번, 천번 양보하여 건교부와 수자원공사의 주장대로 댐의 안전에 문제가 전혀없고, 용수가 부족하고 홍수를 막기위해 댐이 필요하다고 할지라도 막대한 환경파괴를 초래하게될 댐건설에 대해 하느님의 이름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해야만 하는 신앙인의 사명을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에게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파괴할 아무런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대리자"인 인간은 자연의 세계를 하느님을 대신하여 다스리고 정복할 권한을 위임받았습니다. (창세 1,26;28). 그러나 "땅을 정복하라"는 것은 당시 근동지방의 왕이 자신의 영토 안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과 짐승들의 안녕을 위한 책임의식 아래 지배하고 통치했던 것과 같이 정복과 지배의 대상을 보호해야 하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지, 짓밟아 파괴하고 죽여 없애 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성서가 말하는 지배는 독재자, 폭군의 모습이 아닙니다. 성서가 말하는 참지배자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파괴하고 억압하는 분이 아니라 "섬기는 자", "함께 고난을 당하는 자"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지배 형식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극적으로 나타납니다. 하느님의 "대리자"인 예수님은 철저히 "섬기는 자"로 나타납니다(마르 10,45).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으로 자신의 생명을 바치신 사랑과 희생적인 봉사로로 참된 지배자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계십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지배 방식으로 볼 때, 우리는 창세기에서 말하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와 "정복"이 어떤 것인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억압과 파괴와 착취가 아니라 자연을 위한 인간의 "섬김"과 "고난"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서에서 하느님은 힘없는 자의 편에 서시며 그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하느님이 선택한 이스라엘 백성은 본래 중동 일대의 가난하고 억압받는 하층민들 곧 하비루의 한 무리였습니다. 하느님은 이들을 그의 백성으로 택하시고 이 백성이 에집트의 노예가 되어 고난을 당할 때, 하느님은 그들과 함께 고난을 당하십니다. 이와 같이 성서의 하느님은 힘없고 소외당하며 억압당하는 자를 선택하고 그들의 편에 서신다면, 오늘날 그는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힘을 추구하는 인간에 의하여 힘없이 파괴당하는 자연의 편에 서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는 강한 자의 편에서 서지 않고 힘없이 억압당하는 자연의 편에 서서 자연과 함께 고통을 당하며 자연과 함께 신음하십니다. 공중의 참새 한 마리와 들에 피는 들꽃도 하느님의 사람의 대상이요, 하느님은 이들을 돌보시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힘없고 말이 없는 자연을 지배대상으로 간주하고 이것을 파괴하는 일은 자연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어긋난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여름 우리나라는 건국이래 최대의 홍수를 경험하였습니다. 예전에는 홍수를 자연재해라고 말하였지만, 이러한 현상은 더 이상 자연재해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만이 잘살아 보겠다고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인간들의 무분별한 자연파괴의 당연한 귀결입니다. 즉 그것은 자연을 단지 자신의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여기는 인간의 극한 이기주의와 환경오염에 대한 불감증이 초래한 인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의 관계자들은 이를 자연재해로 규정하고 자연재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한강상류인 동강에 댐을 세워야 한다는 억지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의 논리로 당장의 필요에 의해서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해 갈 때, 지구에는 얼마 가지 않아서 어떠한 생명체도 살수 없는 사막이 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구원이란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구원이라고 이야기 할 때, 우리 인간만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가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조물에게도 멸망의 사슬에서 풀려나서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스러운 자유에 참여할 날이 올 것입니다...(로마서 8장)"라고 언급하고 있듯이 구원의 대상은 인간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자연과 인간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하느님의 똑같은 사랑의 대상인 피조물들 입니다. 인간이 없으면 자연도 살수 없고, 자연이 없으면 인간도 살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명령하신 자연들을 잘 보살피는 임무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종말에 오실 예수님은 우리 인간을 심판함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혹은 최종적으로 자연을 잘 보살피는 임무에 대해서 물을 것입니다. "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는 작금의 세계기상이변을 시대의 징표로 인식하고 하느님의 피조물인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어떠한 정부의 정책에도 하느님의 이름으로 저지할 것입니다. 강원도 원주시 인동 24226(원주우체국 사서함 11호) 천주교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 0371) 765-4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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