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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국어학자 신창순 교수 별세
원로 국어학자 신창순 교수 별세 학범 박승빈 연구자이자 원로 국어학자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신창순 명예교수(93세)가 지난 6월 5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별세했다. 신 교수는 193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동경교육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언어학과)을 수료했다. 이때 일본의 언어학자이자 한국어 연구자인 고노 로쿠로(河野六郞) 교수(전 경성제국대학 교수) 아래서 공부하였다. 이후 일본 쓰쿠바대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하여서는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부교수,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를 지냈다. 자녀들에 따르면 신 교수는 교과서 같은 사람이었다. 생활 자체가 바르고 겉치레를 싫어했으며 검소하였다. 부산대 교수 시절에는 학생들에게 별명이 ‘빨간 점퍼 교수님’이었다. 또 사람이 두 벌 이상의 옷이 필요 없다며 할아버지가 쓰시던 신발, 가방을 수선해서 쓰는 등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멋을 알며 즐기실 줄 아는 아버지였다고 한다. 음악, 예술, 역사 등 여러 분야에 조예가 있었다. 당신만큼 행복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소박한 삶과 좋아하는 공부를 평생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였다. 신 교수의 학문에 대한 자세는 진리 추구와 대기만성이었다. 자신은 천재는 아니지만 꾸준히 계속하며 발전하였다고 술회했다. 주요 저서로는 국어문법연구, 국어정서법연구, 국어근대표기법의 전개, 국어국자의품격, 이십일세기의 국어문법 등이 있다. 특히 2024년 가을에 펴낸 마지막 저서(박승빈 조선어학의 해석, 태학사)는 박승빈의 국어문법이 우리말의 음리와 법칙에 부합되는 이론체계임을 학문적으로 밝힌 소중한 저술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순진 님과 아들 신주선 씨와 딸 정아, 정혜 씨 등이 있다. 사위는 박기종·박윤준(전 국세청 차장) 씨이다. 장지는 충남의 천안공원이다. 최종철 철원향토사학자는 “신창순 교수님은 평생을 우리말의 진리와 국어의 통사구조를 탐구하면서 국한문혼용이 학문 발전의 길임을 주창한 대학자”라며 “4년간의 노고 끝에 펴낸 마지막 저서에서 박승빈 선생이 조선어학(1935)에서 밝힌 성음론과 문법론 및 철자법이 올바른 학설임을 논증한 것은 불멸의 업적”이라고 했다. 신정아 씨는 “뜻글자가 주는 깊고 정확한 의미 전달이 학문적 수준을 높을 수 있는 점을 자주 얘기하며 우리나라의 한글전용을 안타까워하셨다”며 “80대 후반 박승빈에 대한 연구로 진리를 찾고자 했던 것도 나라의 미래를 위한 애쓰심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승빈(1880-1943) 변호사는 철원에서 태어난 민족국어학자로 대한제국 검사와 보성전문학교 교장 및 조선축구협회 초대회장을 지냈다. 박승빈 선생은 우리말의 진리와 훈민정음을 바탕으로 국어 성음학과 문법학을 최초로 완성한 대석학이다. 2025. 6.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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