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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군급식법’을 소망하며
상생의 ‘군급식법’을 소망하며 최종철 철원향토사학자 예부터 전쟁의 승패는 지략과 군량에 달렸다. 100만 대군도 3일을 굶으면 소용이 없다. 우리가 1차 고·수(高·隋)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고건무 장군이 적의 군량을 수송하는 수군을 물리쳤기 때문이다. 유럽의 강국인 독일이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것은 영국의 해양봉쇄로 인한 식량 결핍이 그 원인이다. 이에 지혜로운 국가는 군급식 제도를 만들고 농어업을 장려하며 필요한 재정을 투입한다. 이것이 시경에서 이야기하는 음우비(陰雨備)인 것이다. 쌀 이외에는 식량자급이 안 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장기전 또는 해양봉쇄의 경우를 대비하여 군의 급양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기호 의원님이 발의한 군인급식기본법안(2024.9)과 황희 의원님이 발의한 군급식법안(2025.2)은 나라의 흥망에 관계되는 중요한 법안이라고 할 것이다. 법안 내용에서 하나 아쉬운 점은 ‘민군상생’이라는 말이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농수축산물 군납의 70%는 농협·축협·수협이 담당하며, 30%는 기업이 납품을 하고 있다. 나라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이 2가지 법안을 비교하면서 그 개선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논의의 편의를 위해 한 의원안을 A안이라 하고 황 의원안을 B안이라고 하자. 먼저 법의 제명은 제정안의 취지에 따라 ‘군급식기본법’으로 하기를 바란다. 제1조(목적)는 다음과 같이 문구를 수정하길 희망한다. ‘이 법은 군급식의 체계적 관리와 안정적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군인의 건강과 민군상생 및 선진강군 육성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A안과 B안은 그 취지를 군인의 건강과 급식의 질 및 안정성 확보에 두었다. 이는 국가 급양정책의 중간목표이지 최종목표는 아니다. 우리 군급식의 전략적 가치와 사회경제적 역할 및 미래의 식량전을 생각할 때 그 지향점을 올바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안과 B안의 상이점은 ‘농수산물 군납 주체’에 관한 부분이다. 한 의원님은 농어민의 의사를 대변하여 군급식에 필요한 농수축산물을 농협·수협·축협에서 납품할 수 있도록 했다. 황 의원님은 이에 대하여 시행령에 맡기었다. 국방부는 군납 주체의 다원화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군급식의 철학과 방향을 성찰하며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군급식은 무형의 전투력으로 나라의 흥망성쇠와 민족경제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군급식의 건강성·안정성·효율성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적 조달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것이 순리이다. 혹자는 제7조(식재료)의 제3항을 다음과 같이 수정하자고 주장을 한다. ③ 전·평시 안정적인 식자재 조달을 위해 국방부장관 및 각 군부대의 장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또는 국방부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요건이나 자격을 갖춘 자에게 국가사업을 위탁할 수 있다. 이 7조3항 후단의 문구는 문제가 있다. 이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누구든지 군급식 위탁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군급식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우려되며, 자주국방을 위태롭게 하므로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7조의 소제목을 “식재료와 민군상생”으로 수정하는 한편 3항에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협동조합”을 포함하면서 단서 조항을 신설하길 바란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7조(식재료와 민군상생) ③ 전·평시 식재료의 안정적 조달을 위하여 국방부장관 및 각 군부대의 장은 국가, 관계 중앙행정기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또는 협동조합(이하 “국가 등”이라 한다)에 군급식사업을 단독계약 또는 공동계약으로 위탁할 수 있다. 다만, 국가 등은 급양 향상이나 지역상생에 필요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요건과 능력을 갖춘 협동조합이나 법인 또는 기업에 군급식사업을 위탁할 수 있다. 또 군대 급식의 질적 향상과 조변의 원칙을 고려하여 제7조제4항을 수정하고 제5항을 신설하길 바란다. ④ 국방부 및 각 군부대는 접경지역 또는 주둔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축산물·수산물을 우선적으로 군부대에 납품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⑤ 국방부 및 각 군부대는 주둔지역과 작전지역 일원에서 생산·가공·유통되는 친환경농수산물, 전통식품 또는 지역특산물을 군부대에 납품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기타 전략상 중요한 사항은 군급식 대상에 관한 부분이다. A안과 B안은 군급식의 대상을 군인으로 한정했다. 군급식에는 군무원도 포함되므로 그 대상을 군인, 군무원 기타 국방부장관이 정하는 자로 해야 한다. 군급식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공공급식이므로 전·평시에 사회정책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평시에는 청소년과 빈민층의 급식을 지원하고, 전시에는 예비군과 피난민의 급식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 나라에 꼭 필요한 법안을 발의하여 주신 한기호 의원님과 황희 의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제7조제4항이 유지되도록 국방위 법안소위에서 노력하여 주신 허영 의원님과 박선원 의원님께 감사드린다. 이 땅에 장병의 건강과 농어민의 행복을 위한 상생의 군급식법이 탄생하길 간절히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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