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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군납 상생방안과 입법정책
[기고] 농산물 군납 상생방안과 입법정책 최종철 전 한탄강투쟁위 사무차장 지난 12월 17일은 추운 날이었다. 이날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춘천 및 경기도 오산, 포천의 군납농가와 조합장 등 270여명은 여의도의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배추를 투척하는 시위를 하였다. 정부가 종합적인 연구와 민주적인 소통 없이 협동조합 중심의 농수산물 군납제도를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것에 분노하며 집권여당이 나서줄 것을 호소한 것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 선대위 평화번영위원회(간사 김명기)는 대선후보의 국방공약을 발표하면서 “접경지역 주둔부대가 지역 내 기업 등과 안정적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 적극 협력하여 민과 군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12월 22일 ‘정치는 국민의 삶을 채우는 것’이라는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는 한기호 의원(전 5군단장)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우리 자식 먹거리, 군납농가가 책임진다’는 주제로 국방부차관, 군수관리관, 강원군납농가 등과 함께 군납 정책 간담회를 가진다. 여기서 지난날을 떠올려본다. 2004년 가을 아버지가 “국방부가 농수산물 계약생산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농수협중앙회로 군납을 일원화하려는데 어찌했으면 좋겠냐”고 하셨다. 나는 열린우리당 철원군당원협의회(회장 장성윤), 철원군여성단체협의회(회장 노경자)에 도움을 요청 드렸다. 두 단체는 농산물 군납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여 힘을 시러주셨다. 한금석 군의장은 강원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김용만 농민운동가와 함께 한나라당 강원도당의 김원덕 대변인(정치학박사)을 춘천으로 찾아뵈었다. 두 분은 의기투합하여 군납 토론회(2005.11)를 마련하였고, 이날 김병태 건국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철원·화천·인제·오산·포천의 군납농가, 국방부 물자관리과장 등 수십명이 참석하셨다. 이에 앞서 한탄강운동으로 인연이 있는 정재웅(열린우리당 강원도당 이광재 위원장 비서실장)님에게 자료를 전하며 나서줄 것을 요청 드렸다. 박세환 국방위원(철원·화천·양구·인제)은 ‘군납 농수산물 계획생산제도 근간유지 청원’을 통하여 국방부의 정책을 제어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했다. 2006년 1월 정 비서실장님이 연락을 주셨다. ‘당정협의회를 통하여 현재의 농수산물 군납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백지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때 한국김치절임조합의 이기영 전무(전 국방부 물자관리과장)는 “현장에 나와 보니 정책의 회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꼇다”며 “국방부와의 급양관계관회의에서 농수산물 계획생산제도의 근간유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대승적인 측면에서 농산물 군납 갈등에 대한 상생안(相生案)을 제시하면 국방부와 농림부·도지사 등이 「군 급식 농수축산물의 계획생산조달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 협정에 따라 농산물의 경우는 계절적·지역적으로 생산가능한 쌀, 보리, 무, 배추, 감자, 마늘, 양파, 오이, 고춧가루용 건고추, 파, 양배추, 버섯류를 계획생산품목(12개)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물론 사과와 감귤 등의 주요 과일도 계획생산품목으로 하여야 할 것이다. 그 이외 농산물(파프리카·피망 등)은 지역별 경쟁입찰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축산물과 수산물의 경우는 수의계약을 70%로 하고 제한경쟁입찰은 30%로 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가 농수산물 군납제도를 수의계약에서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계획(2021.10)을 발표하여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이같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군납 문제의 지혜로운 해결을 위해서는 군인의 급양권, 지역농수산물의 계획생산, 단가산정과 재조정 기준, 전시급식 등의 내용을 담은 법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현재의 군 급식 계획생산체계는 전평시 장병의 건강·풍미·안전을 고려한 상생의 식단이라면, 경쟁조달방식은 평시 장병의 영양과 선호를 고려한 완제품 중심의 식단이다. 우리 정부가 군납 농수산물을 시장경제에 맡기면, 외국자본은 국제경쟁입찰을 주장할 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내부적으로는 민족자본과 기업자본의 싸움이며, 국제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군수전쟁(軍需戰爭)이라 할 것이다. 사회적 갈등은 당사자간의 신뢰와 대화가 중요하며 정부의 폭주하는 정책은 입법기관이 조정하고 통제하여야 한다. 상생(相生)의 정신과 조변(調辨)의 원칙에 따라 군 급식의 경쟁입찰을 제어하려는 지역구 의원과 보좌진에게 감사드린다. 이제는 군납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여야의 국회의원들이 ‘군인급식법안’을 공동발의하여 주시길 바란다. 이는 민주적 입법운동으로 관권을 통제하고 민권을 수호한 역사적 선례가 될 것이다. 난세는 영웅을 부르며 천리마는 아기장수를 기다린다. 한편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농산물 군납액은 1천626억원이다. 강원도 군납농협은 441억원이고, 경기도 군납농협은 625억원이다. 전국의 군납축협에서 납품한 축산물(4천108억원) 중 경기도내 축협 12곳의 매출은 1천433억원으로 전체규모의 약 35% 수준이다. 강원도 군납축협은 1천151억원을 납품했다. 강릉수협은 80억원을 군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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