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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탄강댐 건설반대 철원군대책위원회 [관련기사]
     
 
이름: 프레시안
2005/1/25(화)
대형국책사업 뒤엔 건설족이 있었다?  
대형국책사업 뒤엔 건설족이 있었다?  

"대형 국책사업 뒤엔 '건설족'이 있었다"  



[초록행동단 릴레이 기고] 파괴되는 국토를 돌고 돌아 찾은 답
[프레시안 이유진/초록행동단]  지난 3일 서울을 출발한 초록행동단이 22일 지율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천성산 관통터널 공사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20여일간의 일정을 끝냈다.

초록행동단은 23일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전국의 환경 파괴 현장을 돌아본 결과를 보고하고, 2005년을 '환경 원년'으로 삼기 위한 실천을 다짐했다. 초록행동단의 여정 동안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해 기고해온 초록행동단의 이유진 녹색연합 간사가 마지막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대규모 국책사업 뒤에는 '건설 대기업'과 건교부-산자부가 있어

1월16일, 오후 뉴스 한 토막.

"정부는 건설경기부양을 위한 임대 아파트 건설 확대 회의를 갖고…, 관련업계는 관련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주객이 바뀐 '경기부양책'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정부가 국민주택 보급을 위해서 임대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대놓고 건설업자들을 먹여 살리겠다고 한다. 지금 한국에서는 '경제를 살린다'라는 명분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 경기부양을 목표로 이 땅의 지도를 바꿔버리는 대규모 국책사업 뒤에는 '건설 대기업'과 오로지 제 밥그릇만 아는 '건교부'와 '산자부'가 있다.

산이 두부처럼 싹둑 잘려나간 자병산에서 라파즈한라(주) 환경담당 관계자는 자병산 석회석이 인천공항도 되고, 아파트도 되고, 고속도로도 되었다고 했다. 그 말이 맞다. 자병산 석회석은 지금은 유명무실한 지역 공항이 되고, 눈덩이 같은 적자를 내고 있는 고속철도가 되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화호 방조제도 되고, 강의 생명을 동강동강 내는 제방도, 예산 남는다고 허구한 날 뜯어내는 보도블록도 된다. 또 배가 들어오다 다리위에 걸려서 오도가도 못하는 경인운하도 될 뻔했다. 어디 그 안에 자병산 석회석만 들어있으랴. 하도 퍼내는 바람에 서해안의 해안선을 바꿔버린 웅진과 태안의 바닷가 모래도 들어있다.

경제가 나쁘다는데, '환경'도 토를 달아서는 안 된다. 경제가 나쁜데, '노동권'을 주장해서도 안 된다. 경제위기 앞에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왔던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지고 있다. 더욱더 큰 문제는 '환경'을 철저하게 희생시켜서 경제가 과연 살아날 것인지, 그 희생의 대가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인지가 의문이라는 점이다.

"차라리 돈을 그냥 가져라"

1월 19일, 지금 초록행동단은 골프장 짓느라 산 하나가 사라져버린 여주의 산자락에 서 있다.

여주에는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은 12개, 예정지 2개, 건설계획은 5군데. 모든 것이 완성되면 여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골프장이 많은 '골프군'이 된다. 임금님께 진상하는 쌀을 올렸던 여주 농민들은 오로지 기름진 땅 하나에 의지해 살아왔다.

삼승리 허근성 이장은 "농민들은 친환경 농법으로 농약도 사용하지 않는데, 골프장을 건설로 농약 마구 뿌려대고, 지하수마저 오염된다면 여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 인증은 어떻게 되느냐?"라고 한탄한다. 여주군수는 이렇게 자기를 뽑아준 여주농민들을 땅에서 다 내몰고는 오로지 골프장 세금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

이건 순전히 가치의 문제이다. 정책을 세울 때 누구를 중심으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세우는가는 참으로 중요하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일본땅은 집이나 건물의 지붕위에서 수없이 반짝인다고 했다. 바로 일본정부가 지원해 각 가정에서 설치한 태양광 집열판이라고 했다. 반면 강릉에서 김포공항까지 하늘에서 본 우리땅은 온통 골프장이다. 초등학생들이 운동장도 없이, 우리 아이들이 좁은 골목에서 변변히 뛰어놀 놀이터도 없이 찻길가로 내몰릴 때 27홀 골프장 하나 건설에 축구장 100개 규모의 땅을 내준다.

1월20일 경인운하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 이 정부에게 가치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경인운하는 이미 2003년 감사원 감사결과 경제성이 없으며 인천앞바다에 심각한 수질오염을 발생할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런데도 건교부는 경인운하를 재추진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경인운하를 따라 배가 들어오다 배 상판이 다리에 걸린다는 감사원 결과는 건교부가 사업을 추진위해 얼마나 억지를 부렸는지를 알 수 있다.

1월21일 초록행동단은 연천군 고문 1리 한탄강댐 예정지에서 주민들과 한탄강댐 건설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3억톤 규모의 댐을 건설하고도 15일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홍수조절용 댐. 최석범 한강수자원연구소 소장은 "건설교통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는 댐을 건설하고 관리하는 국영기업체로 댐을 건설치 않으면 할 일이 없어지게 되면서 전 국토에 무리한 댐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민은 "정부권력이 이렇게 야비하고 비도덕적일 줄 몰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반대대책위나 심지어 보상대책위 마저도 돈을 가지고 주민들을 이간질 시킨다"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댐 마피아들. 한국수자원공사와 토목기업과 그 용역을 받아 댐건설의 타당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눈에는 주민들의 눈물도 한숨도 한탄강의 비경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댐건설 확정과 동시에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공사가 고용할 수 있는 인력과 월급, 그리고 그들이 행사할 수 있는 권력과 돈의 규모가 보일 뿐이다.

"차라리 그냥 돈을 가져가라. 치수정책이니, 교통해소니 구실 만들지 말고, 산과 강에 괜한 생채기 내지 말고, 돈이 필요하면 그냥 나눠 가져라" 건교부가 추진하는 금강 내도리 제방공사가 하도 답답해서 하는 주민들의 말이다.

시장원리를 모르는 경제에 무지한 이야기라고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이 나라 최고 똑똑한 재정경제부 장관이 '경제 살리기' 정책으로 골프장 2백30개 건설을 내놓은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골프장이 고용을 얼마나 창출하는지, 그 수익금이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져 소비 진작을 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국내 골프장이 부족해서 외국으로 골프를 치러 가는지 상식으로도 이해되지 않는다.

"이 정부에는 미래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당시 퇴임할 때 부끄럽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국민과 약속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눈앞의 불을 끄기 위해 마지막 남은 농부들의 씨앗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기업과 개발세력에게 넘겨준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다.

서울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을 꿈꾸며 귀농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사실 농촌은 전쟁터이이다. 힘든 농사일에 농산물 개방도 막아야 하고, 골프장하고도 싸워야 하고, 댐건설도 막아야 한다. 평택 팽성면 주민들은 기름진 땅에서 농사짓다가 미군 기지를 위해 국방부에 땅을 내주게 생긴 판이다. 농민들의 주름진 얼굴에서는 피눈물이 흐른다. 농부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앗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초록행동단이 온 국토를 돌고 돌아 마침내 찾은 답. 이 정부에는 미래가 없다.

이유진/초록행동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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