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7월 18일자 30면 사설 '추가적 댐 건설 적극적으로 검토해야'를 읽었다. 올 여름엔 태풍과 장마가 겹쳐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생겼다. 매년 홍수 피해가 되풀이되는데도 정부가 그간 사후약방문식의 면피용 정책만 내놓고 차일피일한 결과 상습 피해 지역 주민의 고통이 커진 것이다.
그나마 이번에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곳은 다목적댐 하류에 위치한 지역이라 한다. 그래서 임진강 유역에 위치해 상습 홍수 피해를 당했던 파주 시민들은 한탄강 댐을 지어달라고 서명운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10년 동안 환경 우선 논리에 밀려 홍수조절용 댐 건설을 추진하지 못했던 정부도 다목적댐 건설 추진 방안을 내놓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환경단체들은 댐 건설이 생태계를 파괴할 뿐 홍수 피해에 대한 경제성 및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강우 유형이나 지형적 특성을 무시한 교과서적 논리일 뿐이다. 이번에 강원도 일원에 이틀 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충주댐에 들어온 최고 유입량이 초당 약 2만2000t이나 됐다고 한다. 이 같은 대규모 홍수엔 적정 규모의 댐 건설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만약 남한강 및 북한강 상류 지역에 내린 비가 댐에 머물지 않고 그대로 한강 하류로 흘러들었다면 한강 인도교 수위를 약 3.74m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그 경우 한강이 장시간 범람해 수도권의 침수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다.
환경보호의 궁극적 목적은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공존하는 삶에 있다. 매년 홍수로 사랑하는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는 상황에서 환경 및 생태계 보존만 내세우며 대안도 없이 무조건 댐 건설을 반대하는 논리가 과연 타당한 것인가. 댐 건설은 최소한 10년이 소요되는 장기 사업이다. 이제는 더 이상 물 관리 정책을 미룰 수 없다. 정부가 이제라도 중심을 잡고, 환경단체 및 일부 주민의 반대 때문에 몇 년째 겉돌고 있는 물 관리 정책을 장기적 안목에서 수립해야 한다.
이름: 중앙일보
대안도 없이 댐 건설 반대하는 환경단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