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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탄강댐 건설반대 철원군대책위원회 [자유게시판]
     
 
이름: 김영칠 도의원
2006/10/23(월)
[기고] 철원 역사 수몰 한탄강댐 안된다  
[기고] 철원 역사 수몰 한탄강댐 안된다

김영칠 도의원

 철원 대평야에 가을이 깃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황금들녘의 정취가 가을로 들어 서고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금년은 초반에 태풍과 집중호우 등으로 한해농사에 걱정이 컸지만, 철원지방은 고른 일기와 순조로운 날씨 덕분에, 벼알맹이가 탱탱하게 여물어서 사상유례없는 대풍작이 점쳐질 만큼 좋은 작황을 보이고 있다. 맘같아서는 이 풍성한 들녘에서 격양가라도 부르고 싶지만, FTA나 쌀값 등 우리 현실을 둘러싸고 있는 머리아픈 일들을 생각하면, 우울한 마음이 앞서기도 하니 세상살이가 참 복잡도 하다.
 철원은 논면적이 1만3000ha로서, 도내 미곡생산량의 약 25% 정도를 생산하는 중부제일의 곡창지대인데, 이른바 철원대평야는 오늘날의 평강고원 남방일대와 그에 연접한 민통선 북방지대 약 3만5000ha에 이르는 대평원을 일컫는다. 철원을 전형적인 곡창지대로 만든 것은 우선 천혜적인 자연조건과 함께 전천후 용수시설과 경지정리 등 대규모 인공사업이 뒷받침한 결과다. 오늘날의 풍요와 번영이 있기까지는 지난 50여년간 농민들이 개간사업을 위해 이루 말할 수 없는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다. 철원평야가 갖고 있는 자연조건 가운데 으뜸은, 누가 뭐라 해도 한탄강(漢灘江)이다.
 한탄강은 철원평야의 젖줄이다. 한탄강은 철원 대평원의 중심지대를 관류하면서, 항시 넉넉한 수량(水量)을 공급해 주는 한편으로, 현무암 단애로 이뤄진 계곡과 기암괴석은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불릴 만큼 웅장하면서도 아름답고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요즘 한창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는 '한탄강댐 건설계획'은 바로 이러한 빼어난 경관을 수장시키겠다는, 아주 잘못된 착상이란 점을 올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탄강이 한탄(恨嘆)이나 하는 치졸하고 저급한 한탄강이 아니라, 김화와 갈말, 철원·동송을 모두 아우르면서 때로는 잠자듯 조용한 여울로, 때로는 천지를 집어 삼킬듯 포효하면서, 장장 삼백리를 도도하게 굽이쳐 흐르는 큰 냇물의 한탄(漢灘)인 것이다.
 철원은 제주도와 같이 화산층으로 이루어진 현무암지대다. 한탄강이 오늘날 보는 것처럼, 평야지대 한복판을 직각으로 후벼파듯 깊이 4, 50m의 수직절벽을 이루게 된 것은, 대략 27만년전 신생대에 평강의 오리산에서 폭발한 화산활동으로 그 용암이 분출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추가령계곡'으로 부르는 특이한 지형이 생겨나게 됐고, 이와같은 지질학상의 특이한 지질대는 멀리 북쪽 평강에서 서남쪽 임진강까지 이어져 있어, 귀중한 학술자료가 되기도 한다. 그런 자연자원과 문화적 가치들이 대부분 한탄강댐 수몰지역에 들어가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철원은 역사적으로 태봉국의 왕도였고, 고려건국의 단초가 되기도 한 고장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중앙지대이면서, 대평원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수많은 전란의 중심지가 됐었다. 특히 6·25 전란 때는, 북한군 탱크부대가 철원평야를 가로질러 수도 서울까지 침공해 갔던 적침의 길목이기도 했다. 전란이 끝난후 이 지역은 또다시 평야 한가운데를 길게 가로 지르는 분단의 철책이 그어졌고 이와같은 살벌하고 음울한 대결은 반세기가 지났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어두운 잔영을 길게 드리우고 있다. 철원군은 전지역이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있어 갖가지 어려움이 있는가 하면, 타 시군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과도하게 지정된 농업진흥지역도 지역발전의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갖가지 의견들이 백출하고, 인구 늘리기 묘안들이 백가쟁명처럼 난무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몸을 가로세로 묶고 있는 위와같은 제약들을 과감하게 풀지 않고는 모두 헛구호에 그칠 뿐이다.
 시대는 화살같이 빠르게 흐르고, 남들은 날개를 단듯 신나게 달려 가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정체된 현실에 머물러 있어야만 하는가.
 이 시대의 지도자들은 고민을 해야한다.
 "책을 덮고 천고를 회상하니 식자된 것이 부끄럽다”던 '매천 황현선생'의 말씀처럼, 지도자들은 부족함을 항상 일깨워 공익과 대의에 이바지 해야 할 것 같다.
 
기사입력일 : 2006-09-0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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