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가 읽는 論語
경영자가 읽는 論語
필자 : 이헌조 (본회 이사 겸 LG전자 고문) 호수 : 제75호
1. 살아가면서 바뀐 마음에 드는 글귀
대학에서 철학(哲學)을 공부하던 시절에 필자(筆者)는 젊기도 하고 또 학문에 대한 열정이 나름대로는 있던 터라 論語를 읽을 때마다 가장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던 구절이 “아침에 도(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里仁第四)라던가 논어(論語)의 가장 첫 편(篇) 첫 장(章)에 나오는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그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친구가 멀리서 찾아와 주면 그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나지 않으면 그 또한 군자(君子)답지 않겠는가!”(學而第一)와 같이 비교적 고답적인 표현들이었다.
그러다가 학문을 계속하지 못하여 기업에 몸을 담고 현실사회에서 일하면서 때로는 난관에 부딪치기도 하고 또 그 뒤 경영자로 차차 성장하면서부터는 글에 대한 취향이 많이 달라졌다. 우연의 일치로 이번에는 論語의 가장 끝 편의 끝 장에 나오는 “명(命)을 알지 못하면 무엇으로 君子라 할 것이며 예(禮)를 알지 못하면 무엇으로 체통을 세울 수 있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무엇으로 사람을 알겠는가. 그럴 까닭이 없다.”(堯曰第二十) 같은 말을 좋아하게 되었다. 또 이 구절 직전에 나오는 “가르치지 않고 잘못되었다고 죽이는 것을 잔학(殘虐)이라 하고 조심시켜주지 않고 잘되기만 따지는 것을 포악(暴惡)이라 하고 느지막이 시켜놓고 때를 맞추라는 것을 해적(害賊)이라 하고 남들과 다 같이 줄 것이면서 내놓을 때에 인색하게 구는 것을 관리자(管理者)라 하는 것이니라.”(堯曰第二十) 같은 글을 좋아하였다.
경영자로 일해 보면 가장 요긴하다고 느끼는 것이 사람을 알고 사람을 잘 부리는 일이다. 왜냐면 경영자는 일을 자기스스로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유능한 사람들을 모아 가지고 적재적소에 골라서 일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또 경영자에게는 장사의 센스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에는 많지마는 언어(言語) 즉 의사소통의 길을 알고 논리가 서지 않으면 유능한 사람을 찾아서 요령 있게 부릴 수가 없다. 나아가서는 참다운 경영자, 훌륭한 경영자를 가리는 가장 으뜸가는 요건이 命 곧 사명감과 자기한계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가 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사명감 없이 일하는 사람, 자기한계도 모르고 자리에만 집착하는 사람을 경영자다운 경영자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 그리 흔하지가 않다. 그래서 부하직원이 자기 맘에 꼭 맞도록 매사를 잘 해주기를 바라기에 앞서서 부하직원을 가르치고 잘못되기 쉬운 일을 하는 데 있어 조심을 시켜야 되며 적절한 때에 알맞게 일을 시작하게 시켜서 목표하는 시기를 맞추어내도록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또 관리자나 경영자 가운데도 까닭 없이 매사에 인색하게 구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경영자의 자질은 없다고 단정할 수 있고 만일 능력이 있으면 관리자 수준에나 머문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회사 일 틈틈이 이런 구절들을 현실과 비추어가면서 음미한 나머지 이전에는 덕망 높은 선비를 지칭하는 것이라고만 이해하였던 君子란 말이 바로 지도자(指導者) 내지 경영자(經營者)를 가리키는 것이로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君子는 지도자, 경영자요 小人은 추종자
論語에는 君子와 小人을 바로 대비해가며 이야기하는 구절들이 스무 곳 가까이 있고 君子는 군자대로 小人은 소인대로 다룬 글도 많아서 주제 별로 보아서 論語 전편에서 君子를 다루는 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그 가운데서 小人이란 말이 단순한 추종자를 넘어서서 더욱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구절도 더러 있으나 君子라는 말은 지도자 또는 경영자로 읽어서 통하지 않는 구절이 거의 없다. 論語의 핵심개념인 仁이나 義, 그리고 智와 勇이 모두 경영자의 자질과 직결되는 덕목이고 보면 論語 전편이 지도자 내지 경영자를 다루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필자와 같은 경영자 출신이 아니고 정치가나 행정가가 論語를 읽으면 論語를 정치행정(政治行政) 내지 그것을 맡아 일하는 정치가나 행정가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생각도 틀리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왜냐면 論語 한 책의 태반이 ‘政’ 字 한 자를 중심으로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여 년 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있어서 ‘政’이란 말이 가지는 내용이 오늘날 산업사회에서 과연 ‘정치(政治)’에 가까운가 아니면 ‘경영(經營)’에 가까운가 하고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그 당시의 政治 대상보다는 오늘의 경영 대상이 더 범위가 넓고 더 다양하기 때문에 ‘政’이 오늘의 정치보다는 경영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는 행정가와 경영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할 일이다.
이와 같은 생각에 반론을 제기하는 분은 아마도 그 핵심적인 논거로서 정치와 경영 간의 공공의식(公共意識) 유무(有無)를 거론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치 내지 정치인에게는 공적 마인드가 요구되는데 경영 내지 경영인에게는 공적 마인드가 없다고 하는 점이다. 그러나 필자는 2000여 년 전의 중국의 훌륭한 제후나 대부들이 가졌던 공공의식이 오늘날 세계시장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경쟁하는 경영자들보다 더 광범위하고 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또 그 당시 공공의식이 문란하였기 때문에 그 같은 공자(孔子)의 가르침이 나왔다고 한다면 결국 공공의식은 당위의 문제이지 오늘날의 경영자에 그 같은 공적 마인드가 요구되지 않는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경영자에게 공공의식이 적다고 한다면 그것은 현실 판단이라 왈가왈부의 여지는 있으나 경영자에게는 공공의식이 필요치 않다고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주장이 된다. 혹 우리나라 지식인 가운데는 말로는 경영자에게 공공 마인드를 요구하면서 무의식중에 경영자에게는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단정하는 분이 있는지도 모른다.
경영자에 대한 위와 같은 이율배반적인 생각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돈에 대한 인식에서도 엿볼 수가 있다. 돈을 간절히 원하면서 돈을 천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경제가 인간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졌다면 그것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 문화에 종사하는 것은 돋보이고 경제에 종사하는 것은 천하게 보이는가 보다. 정치인은 아무리 부도덕적이라도 무엇인가 그렇지 않으려니 생각하기 쉽고 기업인은 조그마한 잘못이 있어도 그 역할의 평가가 급락하기 일쑤다. 만일 君子가 경영자를 지칭한다고 생각하면서 論語를 읽어보면 이 같은 이율배반적 사고에서 벗어날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3.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몇 가지 기본 자질
論語의 제4편 이인(里仁)에 보면 “君子는 喩於義하고 小人은 喩於利니라.”란 말이 있다. 즉 경영자는 옳고 그른 것에 밝고 경영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利롭느냐 아니냐는 것에만 밝다고 孔子는 갈파하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君子이건 경영자이건 간에 그 본질이 명확히 밝혀졌다고 본다. 우리가 중국 고전(古典)을 읽을 때에 조심해야 하는 것은 문장을 형식논리의 이분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위에서 경영자는 옳고 그른 것에 밝다고 해서 전혀 이익에는 어둡고 그것을 도외시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공(子貢)이란 제자로부터 정사(政事) 즉 경영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孔子는 백성이 첫째로 배부르게 먹게 하고 그리고서 군사력으로 백성을 안전하게 보호하면 백성이 믿어준다고 대답했다.(顔淵第十二) 정치에서 백성을 잘 먹인다는 것은 경영에서 기업의 이익을 창출해서 기업을 키워간다는 뜻과 다를 바 없다. 다만 불의(不義)의 이익을 올바른 경영자는 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일 뿐이다.
경영자는 사람을 써서 일하는 것이라고 앞서 말했거니와 그래서 그 인간관계 내지 대인관계의 자질이 매우 중요시된다. 위정제이(爲政第二)에 “君子는 周而不比하고 小人은 比而不周니라.”라고 하고 있다. 경영자의 대인관계에서는 사람을 두루두루 사귀고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반면 小人은 편파적이고 정당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취지로 자로제십삼(子路第十三)에서는 “君子는 和而不同하고 小人은 同而不和니라.”는 말이 있다. 경영자는 인간관계가 원만한 가운데 생산적이며 단순한 동질성으로 빠져들지 않는데 반하여 小人은 쉽게 동질화하지마는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사람을 대하거나 쓰는 데 있어서는 결코 편파적이 되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인간적 조화 속에서 개성을 뚜렷이 유지해야 성공한다. 결국 “君子는 成人之美하고 不成人之惡하나니 小人은 反是니라.”(顔淵第十二)라 해서 경영자는 사람들의 장점을 조장하고 나쁜 것은 조장하지 않는데 小人은 이와 반대라는 것이다. 즉 경영자는 부하를 생산적으로 그 좋은 면만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경영자의 몸가짐은 도량이 크면서도 교만하지 않고 小人은 교만하기만 하고 도량은 좁다.(君子는 泰而不驕하고 小人은 驕而不泰니라. 子路第十三) 또 경영자는 항상 자기 증진을 게을리 하지 않아서 위로 위로 전진하는 반면 小人은 아래로 아래로 후퇴한다.(君子는 上達하고 小人은 下達이니라. 憲問第十四) 끝으로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 하나는 책임의식에 관한 것이다. 위령공제십오(衛靈公第十五) 편에 “君子는 求諸己하고 小人은 求諸人이니라.”라는 말이 있다. 소인 같이 매사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탓으로 생각하고 자기에게 잘잘못을 구하는 자세 그것이 올바른 경영자의 자세이지마는 현실적으로 그러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4. 경영자를 기쁘게 하기는 쉽지 않다.
앞서 요왈제이십(堯曰第二十) 편에 나오는 말을 인용하여 경영자가 사람을 다루는 요령에 관해서 언급했는데 子路第十三 편에는 다음과 같은 장이 있다. 바로 “君子는 易事而難悅也니 悅之不以道면 不悅也오 及其使人也엔 器之니라. 小人은 難事而易悅也니 悅之雖不以道라도 悅也오 及其使人也엔 求備焉이니라.”라는 구절이다. 論語의 원문에는 ‘열(悅)’ 字가 ‘열(說)’로 되어 있는데 옛날에는 기쁘다는 뜻으로 쓸 때에는 두 글자를 통용하였으나 현대에 있어서는 헷갈리기 쉬워서 뜻대로 ‘悅’ 자로 옮겨두었다.
필자는 論語에서 君子라고 할 때에는 지도자 내지 경영자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앞서 말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군자다운 경영자’ ‘군자다운 정치인’ ‘군자다운 학자’와 같이 군자를 수식어로 쓸 수 있음으로 君子가 경영자나 지도자와 같이 사회공동체 안에서 어떤 특정한 역할을 하는 소집단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어떤 덕성(德性)을 갖춘 사람들을 보편적으로 지칭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論語 이외의 중국 古典 전반에 걸쳐 말한다면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또 論語 안에서도 간혹 “너는 小人다운 선비가 되지 말고 君子다운 선비가 되어라.”(雍也第六)라고 제자인 子貢에게 이르는 말도 나오니까 용법으로는 그런 이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군자다운 학자’를 머릿속에 두고 어찌 君子의 주요 기능인 ‘政’을 이해하겠는가. 또 군자답지 않은 훌륭한 학자는 현대사회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나 군자답지 않은 경영자나 정치인은 현대에 있어서도 가짜지 진짜는 못된다.
경영자의 자리에 앉아 있다고 모두 참된 경영자가 아니고 정치가로 행세한다고 해서 모두 참된 정치가가 아니다. 진짜인가 가짜인가를 가리는 말이 君子요 小人이다. 동서양의 참된 경영자를 살펴보면 그네들은 으레 부하에게 일을 시킬 적에 적절하게 시키고 기대하는 성과만 올려주면 쉽게 만족하고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 그래서 참된 경영자를 섬기기란 쉬운 법이다. 그런데 일을 통하거나 도리(道理)에 알맞은 방법으로 윗사람을 즐겁게 만들려하지 않고 금품을 써서 또는 귀에 듣기 좋은 말들이나 아첨으로 즐겁게 만들려고 들면 기뻐하지 않으니 즐겁게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다.
진짜 경영자가 사람을 부릴 때에는 그 사람의 장단점과 역량을 잘 가려서 일을 시킨다. 그런데 참된 경영자가 못되는 자가 사람을 부릴 때에는 그 사람의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이것저것 다 갖추기를 바란다. 일을 시키는 것도 까다로운데 모든 것 다 잘하기를 원하니 그런 가짜 경영자 섬기기란 매우 어렵다. 반면에 마음에 드는 소리를 하거나 구미를 맞추어 주거나 더 나아가 비록 부도덕한 방법으로 기쁨을 사려고 들어도 쉽게 기뻐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인간본성의 소치임으로 2000년 전 옛날이나 현대사회나 다를 것이 없다.
5. 맺는말
훌륭한 경영서적이 많고 허다한 교양서가 있는데 왜 하필이면 고리타분한 論語냐는 핀잔을 받을 터인데 몇 가지 간단한 이유가 있다. 첫째, 참다운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익 추구를 위한 경영기법이나 관리기법만으로는 안 되고 이익 이상의 것을 보는 안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안목은 현대 경영학 서적들은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 둘째, 그래서 동서고금의 교양서적에서 읽어야 되는데 현대 교양서적이나 철학서적은 오랜 세월을 두고 검증이 된 것들이 아니다. 모래자갈 밭에서 구슬을 찾아내기에는 너무나 많은 정력이 소모된다. 남은 것은 동서의 고전인데 그 가운데서 논어가 가장 절실한 현실을 다루고 있는 반면 성서나 불경, 도교의 가르침에서 얻고자하면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경영자ㆍ지도자론을 펼치는 論語를 필자가 권장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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