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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주간조선
2006/7/25(화)
예측 못한 폭우에 댐이 무너지고 있다  
[             선] 예측 못한 폭우에 댐이 무너지고 있다  

 

예측 못한 폭우에 댐이 무너지고 있다 | 낙서장 2005/08/30 10:43
http://blog.naver.com/moguwa/140016648502

1985년 지구온난화를 논의하기 위해 오스트리아에 모인 일군의 과학자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오늘날 대규모 관개시설, 수력발전소, 물 관련 프로젝트는 과거의 기후 데이터를 토대로 수십 년 후의 기후를 예측한 것이다.

이것은 더 이상 믿을 만한 가정이 아니다.” 그들의 우려는 사실로 나타났다. 강우패턴은 난폭해졌고 댐과 하천제방은 급격히 불어난 홍수량을 지탱하지 못해 신음하다가 마침내 무너지고 있다.

▲ 무너지는 연천댐. 1996년 400mm 폭우를 견디지 못한 댐 양쪽 연안부가 붕괴되면서 강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가 하루 877㎜의 폭우를 쏟아부은 강릉시에서 장현저수지와 동막저수지가 붕괴됐다. 200만톤의 물이 터져나온 장현지 하류는 가옥 50여 채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104만톤이 쏟아진 동막지 하류는 가옥 3동과 농경지 130㏊가 쓸려가버렸다.

무려 1400만톤의 물을 저장한 오봉댐(강릉댐)도 50m 높이의 제방을 겨우 20㎝ 남긴 지점까지 물이 차올라 11만명의 강릉시민이 밤중에 대피하는 대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피해상황을 조사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남원 박사는 “당시 빗줄기가 조금만 남쪽으로 치우쳤더라면 오봉댐은 100% 붕괴됐을 것”이라고 했다.

▲ 태풍 루사 때 무너진 장현저수지(위)와 복원 뒤의 모습(아래).

루사 이후 감사원은 집중호우에 대비한 댐의 안전도를 조사했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21개 댐은 1970~1980년대에 축조할 당시 ‘1일 가능최대강수량 511~777㎜’의 전제 아래 지어졌다”고 밝힌 감사원은 “루사 때 강릉에 내린 877㎜가 각 댐의 상류에 재현될 경우 붕괴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

2004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정밀조사한 ‘댐의 수문학적 안정성 평가’에서도 “21개 댐 가운데 단 2곳을 제외한 19개의 댐이 집중호우시 수위가 댐 높이를 넘거나 댐 여유고를 고려한 안전 허용수위를 초과한다”고 발표했다.

‘단 2곳의 댐’은 2001년 완공된 진안 용담댐과 지금 짓고 있는 울산 대곡댐이다. 한마디로 ‘옛날 댐은 모두 위험하니 보강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1996년 400㎜ 폭우에 연천댐 붕괴

‘댐이 무너져 도시가 물바다가 된다’는 것은 이제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상상이 아니다. 축조 당시엔 상상도 못했던 강수량이 현실화하면서 우리나라의 1만8000개 댐과 저수지가 그냥 방치될 경우 거대한 ‘물폭탄’이 될 소지를 안고 있다.

1996년 임진강 유역 대홍수 때 한탄강의 소수력발전댐인 연천댐이 무너졌다.

400㎜ 폭우에 22m 높이의 연천댐 오른쪽 제방이 무너지면서 1300만톤의 물이 일시에 쏟아져 한탄강유원지의 가옥 50동이 전파되고 하류의 문산읍까지 물바다가 됐다. 2002년의 루사 때는 충주다목적댐 위로 물이 넘쳤다.

비록 발이 젖을 정도의 미미한 월류(越流:둑 위로 넘치는 상태)였지만, 당시 충주시는 ‘댐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댐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중력식 댐은 월류해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장담할 순 없는 것이, 연천댐도 콘크리트댐이었지만 물이 넘치자 댐체 옆의 산자락 흙이 깎여나가면서 불과 30분 만에 붕괴됐다.

▲ 홍수량을 조절하기 위해 수문을 연 춘천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댐인 소양강댐도 ‘위험 판정’을 받았다.

한강의 주력댐인 소양강댐이 붕괴될 경우 약 35억톤(소양강댐의 저수량은 29억톤이나 붕괴될 상태의 저수량은 훨씬 많다)의 물이 춘천, 서울은 물론 인천까지 물바다로 만든다.

2004년 10월 15일 수자원공사가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이낙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가능최대강수(PMP)에 의해 소양강댐이 붕괴될 경우, 서울 전체와 인천 5개 구, 경기 16개 시·군, 강원 3개 시·군이 모두 침수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소양강댐은 구조상 물이 넘기만 하면 바로 붕괴되는 취약성을 띠고 있다.

연세대 수공학연구실 조원철 교수는 “소양강댐은 점토기둥 바깥에 모래와 자갈을 쌓은 사력(沙礫:rockfill)댐이라 월류하는 순간 침식이 진행되어 늦어도 24시간 안에 붕괴된다”고 말했다. 사력댐이나 흙댐은 구조학상 미는 물에는 강하지만 넘치면서 쓸고 내려가는 물에는 쉽게 토사가 깎여나가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양강댐은 1967년 설계 당시 ‘500년 만에 한 번쯤’ 올 것으로 예상한 400㎜ 폭우에 맞춰 계획홍수위를 198m로 잡았으나 1984년과 1990년에 두 차례나 198m를 넘었다.

댐 정상까지 비록 5m 가량 남아 있기는 했지만 ‘500년에 한 번’ 빈도로 예측한 안전기준이 ‘25년 만에 두 번’이나 초과한 셈이다. 만일 루사가 강릉에 뿌린 877㎜ 폭우가 소양호 상류에 내린다면? 상상만으로도 아찔하지만 기상학자들은 ‘충분히 가능한 일’로 보고 있다.

 

댐 1만8000개 기습폭우에 무방비

실제로 붕괴위험은 대형 댐보다 중소형 댐이 더 크다.

장현지나 동막지 같은 농업용수댐 3000여개와 1만5000여개의 중소형 저수지를 말한다. 농업기반공사에서 관리하는 용수댐은 3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 90.7%인 데다 설계 당시 ‘100년 빈도’ 강우량 기준 미만으로 설계돼 최근의 기습폭우에 무방비 상태다.

더구나 수문이 없어 유사시 수위 조절도 불가능하다.

1970년 이후 지어진 3000여곳은 농어촌정비법의 건설기준에 따르기라도 했지만, 그 전에 축조된 1만5000개의 소형 저수지는 눈대중으로 지었다고 할 정도다.

▲ 사력댐과 콘크리트댐.

중소형 댐이라고 해서 붕괴했을 때 피해가 적은 것은 아니다. 댐 하류에 큰 마을이 인접해 있으면 대규모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댐이 만들어질 때는 저수지 아래에 주로 농지가 있었으나, 경제·사회적 변화로 마을이 커져 도시 규모의 거주지역이 형성된 경우가 많다.

1961년 7월 11일 불과 4시간의 폭우로 붕괴된 전북 남원시 이백면 효기리댐은 사망 155명, 부상 65명을 비롯해 7800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1979년 8월10일 붕괴된 인도의 마추댐은 홍수량은 1억3000톤으로 소양강댐의 30분의 1에 불과했으나 8㎞ 하류에 인접한 인구 7만5000명의 모르비시(市)를 강타해 2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59년 1월 10일 무너진 스페인의 베가데테라댐 역시 오봉댐보다 작은 댐이지만 20분 만에 하류의 리바델라고 마을로 밀고 내려가 144명의 사망자를 냈다.

루사 때 붕괴위기를 맞아 하류의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한 저수지는 강릉지역 외에도 7개가 더 있다.

삼척 광동댐(1800명 대피), 성주군의 성주댐(1만2000명 대피), 영덕군의 묘곡지(2943명 대피)와 달산지(2개 마을 대피), 합천군의 죽전지(2개 마을 대피), 고흥의 가화지, 구례의 효곡지가 월류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우리나라 댐의 99%는 소양강댐과 마찬가지로 월류와 동시에 붕괴되는 흙댐(Earthfill Dam)이다. 농업기반공사 사업관리처의 김종훈 팀장은 “시설관리규정상 저수량 50만톤 이상의 댐 781개는 5년마다 안전진단을 실시하도록 돼 있으나 예산 부족으로 실적이 부진하다”고 했다. 더 작은 소형지는 안전진단조차 거의 없다는 얘기다.

“저수지 2688개를 보강하는 데 드는 중장기 관리비용이 1조7000억원인데 1년 예산 3300억원을 가지고 그 저수지를 다 손보려니 방법이 없다”는 게 공사 측의 말이다. 각 지자체에 떠넘긴 1만5000개의 나머지 댐은 수위 기록 등 기본적인 데이터도 없는 실정이다.

 

치수시설 투자예산 턱없이 적어

태풍 루사 때 붕괴 위기를 맞은 동해안의 댐들은 현재 증축·보강 공사 중이거나 공사를 마쳤다. 소양강댐은 초당 6300톤의 물을 빼낼 수 있는 보조 방수터널을 뚫고 있다. 그러나 똑같은 처지의 다른 댐은 역시 무대책이다.

댐 하류의 주민과 환경단체는 “댐을 철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댐은 식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불가결한 시설이다.

수문학자들은 “역사 이래 왕실이 기우제를 주관할 만큼 가뭄에 허덕인 우리나라가 가뭄에서 벗어난 것은 최근의 일로 그것은 오직 댐 덕분”이라며 “댐을 없애자는 건 교통사고 막자고 차를 없애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말한다. 실제로 루사 때 여러 댐이 파손된 영동지방은 이듬해 봄가뭄 때 물 부족으로 논밭이 갈라졌다.

 

50만톤 이상의 대형 댐만 781개인 우리나라(남한)는 좁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댐이 많은 나라다.

국토의 70%가 산지로 빗물이 모조리 골짜기를 타고 몰려드는 지형조건상 평야지대에 위치한 다른 나라보다 홍수 빈도가 높고 당연히 많은 댐이 필요하다.

그러나 치수시설 투자비는 GNP(국민총생산)의 0.07%에 불과하며(1999년 기준) 이 액수는 도로 투자비율 1.4%에 비해 현저히 낮다. 댐 보유량 5위인 일본은 치수 투자비율이 GNP의 0.44%로 도로 투자비율과 거의 같다.

 

루사 직후 노후된 댐의 안전문제가 제기됐으나 지속적으로 여론화되지는 않았다. 지역주민은 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고 있지 못하며, 댐 설계자나 수문학자는 먼저 폭탄선언을 하려 들지 않고, 건설교통부나 수자원공사, 농업기반공사 등은 예산기관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종종 지나치게 큰 위험은 실현 불가능한 위험으로 치부돼 공포감을 상실케 한다. ‘괴한이 총기를 탈취해 돌아다닌다’고 하면 벌벌 떨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하면 ‘설마 그걸 쏘겠어’라고 생각하듯이, ‘댐이 무너진다’는 상상은 너무 엄청난 것이어서 ‘설마 정부가 그 전에 안전조치를 하겠지’하고 낙관해버린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댐은 한두 푼의 돈으로 해결되는 시설물이 아니다. 1만8000개를 다 수리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고 가장 위급한 댐 몇 개만 골라서 보강해도 수천억, 수조원이 들 것이다. 그 정도면 국민적 공감대와 국회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책정할 수 없는 예산규모다. 결국 해결은 행정부가 아니라 정치가 해야 할 것이다.

허만갑 주간조선 기자 (mghuh@chosun.com)

 

세계의 댐

중국 산샤댐 세계 최대
일본의 총 담수량과 맞먹어

▲ 산샤댐 운하에 설치된 대형 갑문.

둑을 쌓아 물을 저장한 구조물은 모두 댐이다. 그 중 댐 높이가 15m 이상이거나 저수량이 50만톤 이상일 때 대형댐(Large Dam)으로 구분한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댐은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에 있다.

높이가 무려 335m에 달하는 로건댐과 300m에 달하는 누렉댐이다.

스위스의 그랑딕상댐(285m), 그루지야의 잉구리댐(272m), 이탈리아의 바이옹댐(262m)이 뒤를 잇는다. 소양강댐은 140위권 밖에 밀려나 있다.

저수량으로 따지면 세계 최대의 댐은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건설 중인 산샤(三峽)댐이다.

2009년 준공예정인 산샤댐은 높이 185m, 길이 2.3㎞, 최대 저수량 390억톤으로 소양호의 13배가 넘고 일본 전체의 담수량과 맞먹는다.

장강 상류 충칭까지 1만톤급 선박 2척이 댐을 드나들 수 있는 갑문식 운하를 함께 건설해 수운, 발전, 홍수조절 등으로 연간 3조2000억원의 이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800건의 문화재가 수몰되고 장강의 수질오염이 10배로 증가하며 황해의 염분농도가 증가하는 등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위는 짐바브웨의 카리바댐(180억톤), 3위는 러시아의 브라츠크댐(169억톤), 4위는 이집트의 아스완댐(162억톤)이다.

 

중국은 산샤댐 외에도 현재 댐을 가장 활발히 짓고 있는 나라다.

대형댐이 가장 많은 나라는 6375개를 가진 미국이며, 2위가 인도(4010개), 3위가 중국(1855개)이다. 우리나라는 7위(781개)로 국토에 비해선 댐이 많은 나라다. 소양강댐이 저수량과 높이면에서 모두 가장 크고 저수량으로는 충주댐이, 높이로는 순천의 주암댐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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