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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제14호] 이처지지 안는 外國의 妙齡女性
삼천리 제14호 발행년월일 1931년 04월 01일 기사형태 회고·수기 이처지지 안는 外國의 妙齡女性 莫斯科의 露西亞美人 李晶燮 獨逸, 波蘭을 지내어 露西亞로 드러가니 때는 1928년 11월이라 어느듯 白雪이 滿乾坤하야 赤色露國이 白化한 것은 大自然의 그럴뜻한 「아이로니」엿다. 首都 莫斯科를 구경하고 滿洲里를 거처 歸國하는 길에 올넛다. 滿洲里까지 一週日동안 줄 곳 車中生活을 할 일 생각하니 이도 감아득 하지만 그보다도 露語에 입만 벙어리인 것이 안이라 눈조차 소경인 나로서 滿洲里가는 車탈 停車場 찻기가 難中難事이엇다. 제일 큰거리에 쑥나서니 人影家影은 實物의 數倍기리로 길에 가로노여 너머가는 저녁해는 發車時刻을 催促한다. 通行하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或은 英語로 或은 佛語로 極東가는 停車場을 무르니 모도가 고개를 左右로 흔들 뿐이다. 두더펴노코 아무 「뻐스」나 하나 뒤집어 타고 나의 변변치못한 語學智識을 總動員하다 못해 마즈막에는 말똥 獨逸語까지 하면서 滿洲里가는 車탈 停車場을 車掌에게 물으니 대체 徹底하기도 알어 못듯는다. 이 때에 내 뒤에 안젓든 한 婦人이 이러나면서 「여보서요 滿洲里가는 車탈랴면요 당신이 앗가타든 그 場所에 다시 가서 아무號 뻐쓰를 타면 그냥 그대로 그 停車場 압헤가 내립니다」 流暢한 佛語에 얼는 귀가 띄어 도려다보니 25,6歲의 젊은 婦人이엿다. 白玉가튼 조금 기루스름한 얼골에 잔잔하게 달(走)린 鼻脉을 中心으로 우에는 새별가튼 두눈이 반적이고 알에는 牧丹꼿보무라지 가튼 입이 거린다. 나 「참으로 고맙슴니다. 매우 親切하심니다」 婦人 「잘아르시겟지오. 매우 쉬워요. 안이야 그 곳이 조금 複雜하 것다. 어듸 나하고 가티 가십시다. 停車場까지 내가 案內해 드리지오」 나 「너무나 惶悚함니다. 당신이 가시는 길은 내길과 方向이 딴 것이 分明한데 그럴 수 잇겟슴니까. 어서 밧부신 길을 가서요. 그만만 일러주시면 설마 길못찻겟슴니까」 이러듯한 나의 말은 「그러면 수 고스러우니 가티 가주서요」하는 말과 말의 含蓄性이 달럿든 것이엇다. 婦人의 親切의 度는 漸漸 더 濃厚하기를 始作한다. 停車場까지 車賃이라야 몃 分일가만은 生面不知의 人이오 또한 再逢할 蓋然率조차 零에 갓가운 사람의 車賃을 自擔한다는 것은 조그마한 우리 人間社會에 그닥지 흔한일이 안이라함을 생각할 때 더구나 이것이 婦人이라함을 생각할 때 나의 마음은 이 婦人의 무거운 親切에 늘리어 땀흘리지 안흘 수 업섯다. 이윽고 驛에 到達하자 나압서 내리는 이 婦人의 姿態를 뒤로보니 비록 外套로 완몸을 에워싸슬망정 몸 全體의 曲線美와 훌륭한 軀格의 調和는 如實히 나타나보인다. 살을 어여내는 그 추위에 아름다운 두다리룰 엷으다한 씰크보선으로 가리워 肉體美의 다만 一部分이라도 보이려하는 그 努力은 女性의 本壘를 지키려는 듯이 보이엇다. 驛長室에 드러가 말모르는 나를 荷物처럼 맷기고 가티 나와서는 婦人 「당신 巴里에 오래 잇섯지오. 나도 巴里에 얼마간 잇섯서요. 巴里본눈에 莫斯科가 눈떠 보이지 안흘 것도 推側함니다만은 그래도 爲先 저 敎堂의 圓天蓋보시오. 巴里의 「팡테온」이나 「앙바리드」의 圓天蓋와는 그 曲線美가 왼통 달르지오. 나도 未久에 巴里로 가려함니다. 어데어데니 해야 巴里가 第一이얘요」 나 「게다가 生活費는 매우 싸서 歡樂은 幾何級數的 으로 發展되어가는듯합듸다. 或奇緣으로 다시 한 번 巴里에서 맛나 보일 수 잇다면..」 婦人 「그러기 말이애요!」 나 「퍽 섭섭하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婦人 「彼此엇슴니다」 『봉보이야-지」 異域孤客의 마음에 의 春風을 부러너어준 이 婦人을 보내고 그냥 도라설 수 업서 나는 펴붓는 黃昏가운데 물구럼히 서서 이 婦人이 가는 뒤를 바라보고 잇스니 婦人또한 고개를 돌리고 破顔一笑하여 잘가라고 손을 거덕인다. 기운업시 車안에 덜석 안지니 어려슬 때 본 「自殺俱樂部가운데」 “I saw my heart is melted’라는 句節도 記憶되고 아나톨.프량쓰의 “Les Dieux out soif”에 “Pai senti mon eoeur se fondre comme la Cire də l'ete”라는 句節도 聯想된다. 사량하든 그사람은 能히 이저도 未鍊둔 그사람은 平生不忘이라는 것이 法則의 原理인듯하다. 靑山學院의 女敎師 文一平 日露戰爭이 터지어 東洋三國에는 彈藥냄새가 草木의 숨까지 죽여 노힐 때 바로 그 때에 나는 「分りません」 이라는 다만 한마듸 일본말만 배워가지고 東京으로 留學을 갓섯다. 처음에 靑年學院에 들어갓다. 그 때 내나히 열아홉이엇다. 只今은 엇전지 모르겟지만 그 때 靑山學院에는 宗敎科以外에 音樂科도 잇서서 高貴한 집 子弟들이 만히 다니엇섯다. 나도 基督敎를 밋든 때니까 그네들 空氣와 잘 調和를 어더가면서 그날 그날을 지내엇다. 그런데 그 學校에 「三浦」라는 절문 女子音樂敎授가 잇섯다. 나은 수 물한둘이나 되엇슬가 얼골이 海棠花꼿가치 밝고 너울너울하고 情熱的인 美貌인데다가 말소리며 行動擧止가 나어린 少年의 눈에 엇더케도 어엽부게 비최든지 그 女子 亦是 멀니 딴나라에서 일부러 工夫하려온 異邦의 靑年學生이라고 그리하엿슴인지 남과 다르게 나에게 親切한 뜻을 表하여 주엇다. 모르는 글을 일부러 기 터잇스라고 하여 가르처도 주며 靑年時代의 衣食居處는 이러저러하게 하는 것이 조켓다는 등. 主日이면 禮拜가 잇다. 市街에 잇는 그 敎會堂으로 그 女子도 가고 나도 간다. 한 번은 禮拜를 罷하고 도라오는 길에 그 女敎師는 날더러 점심먹으러 가지고 하여 그 附近 「레스트랜」으로 드러갓다. 그래서 지금 알고보니 「런치」란 점심을 먹엇다. 洋料理는 처음인 내가 먹는 法을 알 까닭이 업섯다. 그 女敎師가 하는 모양을 실금실금 도적질하여 임내 내려하다가 그만 「갓즈렛즈」를 버힌다는 것이 칼이 빗그로 다라나며 왼편손 無名指끗을 다치엇다. 빨간 피방울이 버인 자곡에서 떠러진다. 「あら, けがしたんですの」 하며 그 女子는 讚美歌冊을 쌋든 제책보끗을 찌저 얼는 손꼬락을 싸매어주고. 「文さん, こうするのよ」 하고는 우스면서 제가 내고기 접시를 당기어다가 네모반듯하게 여러 點으로 고기를 끈어주고는 먹기를 勸한다. 내얼골이 붓그러움에 빨개젓슬 것은 勿論이다. 그 女子는 「人生は いと樂し」 云云하는 讚美歌를 아조 잘하엿다. 나는 그 女子에게서 그 노래를 몃 번이나 들엇는지 모른다. 듯고서 나도 하엿다. 가치도 불넛다. 그러면서 미덤즉한 누이다 하면서도 「나도 잇다가 커서 장가간다면 꼭 저런 女子한테로 갈테야」하고 혼자 중얼거려도 하엇다. 卒業하고 나온 뒤 그 女性의 消息은 한 번도 드른적이업다. 그러나 少年時代에 처음 맛나다 십히한 女性인 까닭인가 오늘까지 이처지지 안는다. 그리고 無心코 그 때 그 女子에게서 배운 그 노래가 지금도 내 입살을 스처흘너 나옴을 깨닷는다. 그밧게 中國杭州나 蘇州가튼데서는 李太白, 蘇東坡가 놀앗다든 錢塘江等地를 도라다닐 때에 비단짜고 안젓는 吳越楚姬들을 만히 보앗지만 말한듸 부처볼 機會가 업섯든 탓인가. 그러케 印象이라고 남는 女子가 업는데 日本遊學 當時의 日本女性들에 대한 印象이 比較的 만타. 이것은 工夫를 마치고 新橋停車場에서 車를 타고 東海道線을 오는데 橫濱驛에서 엇든 자주빗 하까마를 입은 日本女學生이 버들상자 하나를 들고오른다. 마츰 室內는 그야말로 滿員이다. 坐席을 못어든 여러 乘客들은 괴나리 보찜모양으로 모다 총총 박히어서 간다. 그 女學生은 바로 내압헤 와섯다. 나는 坐席을 내어주며 안기를 권햇다. 그러나 그는 「いいですの, いいですの」 라고만 하며 席에 안지안코 고양 서간다. 몃 停車場이 휙휙 지나갓다. 그러나 오르는 승객이 내리는 乘客의 몃배엇다. 그 女子는 漸漸 疲勞를 참지 못하는 모양으로 몸을 비비 탄다. 나는 참다못하여 또 자리를 주자니까 듯지안는다. 할 수 업시 失禮지만 괴롭거든 내 무릅에 안즈시라고 하니까 그는 여러 번 망서리다가 내무릅우에 조심스러히 안는다. 靑春인 내몸에는 異性의 感觸에 피가 끄를 때로 끌는다. 그 女子는 그날 밤 끗끗내 「車멀미」로 吐하기까지 하엿다. 나는 내 담뇨를 내안젓든 坐席에 깔고 그 女學生을 그 자리에 눕히엇다. 넘우도 괴롭든가 그 女子는 京都에서 내리엇다. 집은 어듸 「廣島方面」이라고 하더니 내리면서 여러 번 머리를 숙이어 感謝하다고 인사를 하든 그 記憶, 이것도 40靑春까지 나의 아름다운 記憶중 한 가지를 만들어 주엇다. 말세-유港 出帆과 그 女性 鄭錫泰 말세-유港口에는 봄날의 아즈량이가 보-얏케 꼇다. 여기엔 世界各國에서 世界各國人種을 실코 흐 터지려는 크다란 배들이 埠頭의 左右에 가득 매이어잇다. 亞細亞와 歐羅巴를 갈너놋는 重大한 「포인트」에 노힌 이 港口. 우리나라 數만흔 留學生들도 올 때에는 이 港口를 거처와서 倫敦, 巴里, 羅馬등으로 헤치어지고 또 英, 獨, 佛, 伊 各國에서 業을 닥다가 끗을 마추면 짐짝을 꾸리어 질머지고 이 港口를 통하야 故國으로 故國으로 도라가는 것이다. 말세-유, 말세-유, 이것은 「하이델, 벨히」와 가치 全世界旅行家에게 香그러운 印象을 주는 조흔 名詞이다. 1925년 봄 힌 파도가 출넝출넝 波止場을 따려부시고 바다에는 빨간 긔를 단 뽀트가 少年들을 실코 분주히 갓다왓다하며 힌 갈메기 屛風속에 그려논 닭가치 한가히 海面一部分을 직히고 잇는 느진 봄날 엇든 아츰의 이 港口風景. 이제 東洋으로 향하여 떠나가려는 巨船 M號는 出帆할 作定으로 덱기에 걸치어 노앗든 「부릿지」(다리)를 떼고 그러고 船員이 銅羅를 奔走히 두다린다. 둥둥 -둥- 나도 獨逸의 3년을 끗마치고 이제 이 배에 올나 사량하는 故國을 바라서 말세-유를 이날 아츰에 떠나려 함이다. 埠頭머리에는 數千의 餞送나온 사람으로 가득 찻다. 그 분들은 빨간, 파란, 노란, 힌, 五色가지의 「테브」한쪽을 쥐엇다. 數百오리의 테브는 배와 埠頭사이에 마치 五色무지게 모양으로 배를 불니고 春風에 날고 잇섯다. 이 배에 탄 엇든 英佛人中에는 東洋市場開拓의 使命을 띈 이도 잇겟고 外交官이 되어 떠나는 이도 잇겟다. 靑山이야 人間到處에 잇겟지만 그래도 天涯로 떠나는 그네의 兩眉間에는 父母兄弟를 哀別하기에 흘니는 더운 눈물이 흐르고 잇섯다. 그런데 이 모든 「테브」속에 甲板우에 오른 내손끗헤도 한가달이 쥐엇다. 다만 한가달이나 뜻이 깁흔- 그 것은 나는 말세-유港에 와서 그 전날 저녁 疲困한 김에 旅愁나 풀려고 그 곳 큰 캅페로 갓섯다. 그래서 卓子한쪽에 안저 마시지 못하는 술 한두어 잔을 기우리고 잇는데 「웨트레쓰」가 便紙한장을 가지고 왓다. 그 便紙는 英語로 썻는데 「自己는 上海에서 몃해동안 잇슨 젹이 잇는데 東洋어룬을 보니 반갑다. 交際를 許諾하여 주실 수 잇슬가」함이엇다. 나는 「예-스」라고 간단히 전갈식혓다. 조곰 잇다가 방그레 우스며 절문 女性 -아마 21,2나 되엇슬가- 한 얼골이 그림속에 나오는 것 갓게 어엽분 英國女學生가튼 이가 「엑스규스,미」를 부르며 내겻흐로 온다. 나는 椅子를 勸하여 그와 자리를 함께 하엿다. 그 女性은 아버지를 따라 上海에 갓다가 도라오기는 昨年가을이라 한다. 아버지는 거기가서 호江大學의 敎授로 잇섯는데 절문 때 밧은 印象이 되어 그런지 東洋風物이 조코 또 東洋사람들이 親愛하고 십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國家社會主義를 高潮하고 잇섯다. 우리는 비록 처음 맛난 사이엇스나 매우 愉快하게 談話하고 그리고 市街를 散步하다가 갈나지엇다. 퍽으나 快活한 女性이엇다. 어제 저녁 그 女性이 나를 지금 바래다 줄려고 埠頭저쪽에 서고 잇는 것이다. 甲板우에선 수 건에 눈물을 씻는 男性이 더욱 만코 埠頭우에도 소리를 노아 우는 女性이 더욱 만햇다. 山獄가튼 큰배 M號는 끗끗내 離陸하엿다. 테브는 한자 두자 작고 풀니어 갓다. 작고, 작고, 그러나 限이 잇섯다. 테브는 끈어서 海面에 어지럽게 가르빗겻다. 뒤에는 갈메기 가고 날닐 뿐. 歐羅巴에 저 마즈막 대하엿든 그 女子와는 이러케하야 갈나젓다. 그 뿐이다. 그러나 엇전지 오늘까지 그 女子의 시언한 얼골이 늘 눈압헤 떠올나 이즐 길이 업다. [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http://db.history.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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