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헤럴드경제 2005/5/19(목) | |
고위공직자의 거짓말 남발 오일게이트와 관련한 거짓말 행보가 요란하다. 수사 초기만 해도 전혀 자신과 관계가 없다던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그가 전직 철도청장 재임 중 유전게이트를 실무선에서 거의 지휘한 것이나 다름없음이 밝혀졌다. 김씨의 거짓말은 이제 몸통에 대한 침묵으로 변했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의 거짓말도 사뭇 천연덕스럽다. 10일까지만 해도 노무현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수행 중이던 이 장관은 신광순 전 철도공사 사장이 유전사업을 상세히 보고했다는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만난 적조차 없다고 시치미를 뗐다. 그러나 이 장관은 16일 검찰에 출두, 밤샘조사 끝에 만나서 유전사업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불과 1주일 새 거짓말을 시인한 것이다. 그 이전에 산자부는 작년 7, 8, 9월 중 신 전 사장을 만난 기록이 없다고 기자회견까지 열어 부인했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장관이 작년 9월 국회에서 건교부 차관이던 김씨와 철도청장 직무대리였던 신씨를 함께 만나 유전사업 보고를 받고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김씨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신씨에게서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자유 자본주의 국가의 근간은 신용이다. 모든 상거래와 인간관계가 신용을 기초로 진행된다. 그 정도에 따라 문명국에 경제대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간다. 대한민국의 국체는 자유 민주 시장경제, 다시 말해 자본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관리해 가는 고위 공직자들의 신용이 거짓말 남발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의 국체가 변하는 것인가. 이래 갖고 선진국 되기는 까마득하다. 거짓말 한 번에 일생이 무너지는 서구 문명국가에 비해 우리는 너무 관대하다. 신용사회는 거짓말을 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응징 수단이 철저할 때 이뤄진다. 공공의 적 1호로 취급, 공직과 사교단체에서의 추방 등 사회활동에 제약을 가해야 한다. 지연ㆍ학연ㆍ족벌 등 크로니즘과 부의 위력에 밀려 거짓말을 그냥 수용하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 미래는 없다. 과거사 들추기에 앞장서며 부친을 독립투사로 내세웠던 김희선 의원의 경우 확인 결과 반대로 일본 경찰이었다는 한 월간지 보도가 또 나와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정치인도 공직자다. 이들의 거짓말에 더 이상 관대해서는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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