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원선 연걸 서둘러야[정필수 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원]
2000. 08. 02, pm 2:51 (KST)
[특별기고]경원선 연결 서둘러야
김대중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철도건설 협력가능성을 논의했다．단절된 남북 철도의 연결은 한반도가 동북아의 물류중심으로 가는 길목의 마지막 관건이 되고 있다．1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복원에 합의한 데 이어 경원선 연결 논의는 ‘철의 실크로드’ 건설에 대한 부푼 꿈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다．
경의선은 북한의 개성·사리원·평양·신의주 등 서부지역을 관통하여 중국과 연결되는 북한 생활중심권의 대동맥이 되고 있다．반면에 경원선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철원,평강을 거쳐 원산까지 가는 노선이지만,원산에서 함흥·청진·나진 등 원라선(동해북부선)과 이어지고 러시아와도 직결되는 북한 동부산업지대의 척추와도 같다．따라서 경의선이 중국과 연결되는 승객수송용 철도라면 경원선은 러시아와 연결되는 화물운송의 주축이라 할 수 있다．
머지 않아 철도를 이용해 부산에서 모스크바·베르린·파리·런던·로마까지 ‘신 오리엔탈 특급’을 타고 대륙횡단 여행을 즐길 날이 올 것 같다．
그러나 경원선의 연결은 무엇보다도 우리 화물을 철도만을 통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일본과 동남아지역의 화물을 부산·광양에서 철도에 싣고 경부·경원선을 거쳐 러시아와 유럽까지도 단숨에 운송함으로써 시간과 비용면에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또한 이 철도의 복원은 화물의 소통과 더불어 경제협력과 인적·문화적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되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권역에 새로운 문화창조의 기운이 깃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 물류활동의 중심은 해운이며 철도는 원활한 복합운송의 한 고리로 활용되고 있어 남북철도의 연결은 해운 물류와 보완 발전해야 할 것이다．따라서 경원선 복원 후 활용 방안은 가까운 범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우선 남한과 신포·나진·선봉 등 북한의 동북부와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다．이어서 중국 동북3성·러시아 연해주·동 시베리아 등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미개척 자원보고의 개발이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유럽과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한 대륙운송체제의 구축을 통해 광역 물류체제가 구축되면 한반도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이처럼 남북한이 같이 득을 볼 수 있는 철도의 연결도 정상의 뜻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20㎞ 남짓한 단절된 부분을 복원하는 데 3년 정도의 시일이 소요되고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북측의 경제 사정을 감안하면 소요재원의 조달이 쉬운 일이 아니다．전반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기 어려울 것이다．따라서 북측의 철도를 시급히 복원하려면 소요재원을 국제적으로 조달하거나 공동투자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남북 철도의 연결로 얻어지는 결실을 공유할 수 있는 러시아나 일본을 공동투자 형식으로 참여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또한 분단된 부분을 연결하여 주로 화물운송용으로 이용될 경원선은 기반
시설 및 운영시스템의 개선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것이다．컨테이너 화물의
안전하고 신속한 운송을 위해서는 노반·교량·터널을 개량하고 장기적으로 복선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며 러시아의 철도가 광궤인 점을 감안하면 두만강∼핫산역의 환적시설도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동북아의 물류중심으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에게 경원선의 복원을 통해 러시
아,유럽으로 철도 운송망을 확장하는 것은 결코 늦출 수 없는 우선과제가 되고 있다．따라서 차기 남북 장관급회담에 경원선 복원문제를 의제에 포함시켜 남북한이 공동으로 한반도 물류체제의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정필수 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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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최종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