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최종철
2004/7/2(금)
"태양주택" 둥실 떴다.  

‘태양주택’둥실 떴다

대덕연구단지 ‘태양언덕’


“자연에너지만으로도 우리 주택의 에너지는 충분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겁니
다. 햇볕만 잘 이용해도 도심의 환경과 생태가 크게 바뀔 겁니다.”

태양에너지를 쓰는 ‘에너지 자립형 태양주택’의 연구책임자 백남춘 박사(한
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는 “자연에너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그린
빌딩, 생태건물을 만들 수는 없다”며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태양주택은 생
태주의 도시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태양주택은 냉난방과 온수, 전기 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광과 태양열에서 얻는 건물로, 최근 들어 전세계에서 ‘미래형 건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여년의 태양에너지 연구성과를 모아 ‘에너지를 100% 자연
에서 얻는 태양주택을 구현해보자’는 야심찬 연구사업이 추진된다. 지난 2월
에너지기술연구원 안 ‘태양언덕’에 지은 2층짜리 집은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형 태양주택이다.
2012년 에너지 100% 자립 실현이 목표이지만 우선 난방과 온수의 70%를 자립한다는 게 1단계 목표다.

태양주택 공동개발자인 윤종호 한밭대 교수(건축공학과)는 “태양에너지는 더
하고 에너지 손실은 줄이는 방식으로, 덧셈과 뺄셈을 통해 점차 ‘제로 에너
지’로 나아가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이곳을 태양주택 연구자들과 함께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태양주
택의 겉모습은 일반주택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와 상식을 따르려는 세심한 배려는 곳곳에 숨겨져 있다. 우
선 사람의 자주 쓰는 거실과 안방은 해가 많이 비치는 남쪽에 두어 창을 더 많
이 냈으며,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화장실 등은 북쪽에 두어 오히려 창을 줄였
다.
이중창 창호로 창문 틈새는 줄이고, 열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큰 창마다
야간 차단막을 마련했다.

단열재는 보통보다 4, 5배나 많이 써 벽 두께는 2배나 된다. 두꺼운 벽은 태양
에너지를 오래 머금는 데 유리하다. 윤 교수는 “좀 과장해 일반주택을 냄비
에 비유하면 태양주택은 돌솥과 비슷하다”며 “두꺼운 벽은 늘 일정한 온도
를 유지해 실내 쾌적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태양주택에선 특히 환기 설계가 중요하다. 창을 활짝 열어 환기하다가는 애써
머금은 열을 고스란히 밖에 빼앗기기 때문이다. ‘폐열 회수장치’가 눈에 띄
었다.
윤 교수는 “실내공기를 밖으로 뺄 때에도 열에너지만은 실내에 잡아두
고 오염된 공기만을 빼내도록 ‘회전문’과 비슷한 원리로 설계된 단순한 장
치”라고 말했다. 이날 낮 2시께 환기장치를 돌리자, 섭씨 24.1도의 실내공기
는 자신의 열을 내놓고 15.2도까지 차가워진 뒤에야 배출됐으며, 12도의 바깥
공기는 이 열을 얻어 22.7도까지 데워진 뒤에야 실내로 들어왔다.

이런 자연의 설계와 장치로도 부족한 에너지는 외벽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
전과 태양열집열 시설에서 얻는다.

사실 태양주택에서 에너지를 100% 자급하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고 전문가들
은 말한다. 값비싼 태양광발전과 태양열집열 시설을 지금보다 3, 4배 더 쓴다
면 외부 에너지는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하지만 건축비의 경제성이 늘 문제다.
공동연구자 윤응상·유창균 연구원(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기술원)은
“난방·온수 70% 자급형 태양주택만 해도 일반주택보다 건축비가 30% 더 비싸다”
며 “그러나 앞으로 태양광발전과 태양열집열 설비의 값이 훨씬 떨어진다면
100% 자급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태양주택에서 석달째 살고 있는 박준언 박사(에너지기술연 연구원)는 “가스
나 걱정 없이 자연에너지만으로 난방과 온수를 해결하면서도 일반주택과 다른
점을 느낄 수 없다”며 ““올 겨울을 넘기면 태양주택의 실용성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 태양억덕에는 태양주택에 이어 4층짜리 사무빌딩과 3층짜리 아파트가 한
창 세워지고 있다. 모두 태양에너지를 주로 쓰는 태양건축물들이다. 연구자들
은 내년 2월쯤엔 개인주택과, 아파트, 사무빌딩이 들어서는 ‘제로 에너지 타
운’이 문을 열어 태양에너지의 실용화 연구를 더욱 앞당기게 될 것으로 기대
한다.

대전/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이름   메일
  내용 입력창 크게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