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최종철
2004/6/19(토)
[추도문] 故 전철환 형(전 한국은행총재) 영전에...  

 

주석 ; 박현채님의 "민족경제론"과 생각은 같으나 전철환교수님은 민족자본의 형성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민족자본인 농수축협과 우체국은 우리나라 금융의 희망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가장 무서워하는 조직이구요.

옛날에 김일성이 향토예비군과 우리나라 방위을 무서워 하듯이...

미국등 초국적자본주의는 민족이라는 개념{특히 단일민족}과 자본주의이 최후의 보루인 협동조합운동을 제일 싫어하고 없애려고 하고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추도문] 故 전철환 형 영전에

[한국일보 2004-06-18 16:50]
잿빛 구름이 무겁게 가라 앉은 새벽, 전 형은 우리들을 유월의 신록 속에남겨두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내가 전 형을 알게 된지 40여 성상, 내게 남아 있는 전 형의 모습은 맑고 아름답기만 합니다.우선 나는 원칙에 충실한 전 형의 생활을 본받으려고 애썼습니다.

1960년대 초 독재정권의 서슬이 시퍼렇게 칼날을 세우던 시절, 이른바 청맥회 사건 때문에 끌려다니며 고초를 겪다가 고문 끝에 앞니가 부러져 새 의치를끼고 나를 만났을 때, 전 형은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나라 덕분에 뻐드렁이를 고쳤구먼” 하면서 고초의 후유증을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일로 전 형은 공무원 생활에서도 어긋나 본연의 모습인 학자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조그마한 물질적 이익 때문에 가지고 있지도 않은 원칙과 정의를 버리는오늘날의 염량 세태 속에서 전 형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여기에 도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속진을 떠나서 죽림에 묻혀 후학을 훈도하면서 전형은 이 신념을 더욱 굳혀 나가는 삶을 꾸려 나가고 있었습니다.전 형은 따뜻한 마음과 차가운 머리를 가졌던 경제학자였습니다. 1990년대말 외환위기에 우리가 처해 있을 때, 전 형은 그 책임을 누구보다도 우리나라 경제학자들이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유일한 경제학자였습니다.환란을 미리 진단하지 못한 학계의 책임을 차가운 머리로 따지고, 이로인해 헤아릴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무너져가는 민생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피는 것이 경제학계의 임무라고 전 형은 강력하게 외쳤습니다.

전 형은 우리나라 금융계를 정치적 회오리바람 속에서 지키려고 노력한 선각자였습니다.

중앙은행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받을 때, 나라경제가안정되고 통화가치가 유지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전 형은이 소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이제 전 형이 우리 곁을 떠나고 나니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지금 그를 잃은 깊은 그림자 속에 남겨졌습니다.

녹두장군의늠름한 기상과 뜻을 핏속에 받은 전 형은 짧으나마 한 삶을 별처럼 살다가떠났습니다.

전 형이 생전에 즐겨쓰던 ‘족탈불급’(足脫不及)의 그의 삶에서 우리 남아있는 부족한 벗들은 ‘째어버리지’ 않도록 애쓰는 것이 남은 자의 도리라고 믿습니다.

전 형의 영전에 삼가 분향 재배하면서 명복을 비는 바입니다./윤석범 연세대 명예교수<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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