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지켜야 한다'[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윤석원교수}
"쌀 지켜야만한다"
[인터뷰]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윤석원교수
2004년 쌀재협상이 시작됐다. 쌀개방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이들은 농민들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 쌀을 비롯한 농업농촌문제를 더이상 농민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될 것이다. 각계에서는 쌀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들이 한창이다.
학계에서 연구와 함께 실천을 펴고 있는 윤석원 교수(중앙대학교 산업경제학과)를 만나 쌀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 농업과 농촌의 사회경제적인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이제 농업문제를 농민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짧은 생각입니다. 농촌은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가 경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업화 과정에서 크나큰 기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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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원 교수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
농촌의 청년들이 나와서 공업현장에 투입이 되었고 저임금으로 고생하면서 우리 공업을 일으킨 원동력이 되었고 그 다음에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웠을때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었을 때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가격이 자연적으로 높아지는 것도 정부가 인위적으로 막아왔고 경제 성장과정에서 우리가 이만큼 살게된 것도 농업농촌, 농민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렇다면 그 부분을 우리 국민 모두가 인정해야 할 것이고 지금은 보상적인 차원에서도 농업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한다.
역사적으로 농촌이 희생하고 기여해 왔던 것을 외면해선 안됩니다.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는 계층이 누가 있겠습니까.
지금 신자유주의가 판치고 개방화시대라 할지라도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 농업문제를 농민만의 문제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농업문제를 농민들만의 문제로 보는 것은 역사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크게 결여된 시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지구상의 어느 나라도 특히 선진국들은 농업문제를 농민들 만의 문제로 바라보는 나라가 한 나라도 없다.
그렇지 못하는 나라 예를 들어 제3세계 국가들은 농업이 다 없어졌어요. 그것은 농업문제가 국가전체의 문제라고 선진국들은 인식하기에 보조하고 투자하는 겁니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을 지향한다면서 농업문제는 농민들이 알아서 하라 는 식으로 대하는 것은 민족의식 국가의식이 결여된 것이라 봐야죠. 농업문제를 농민들만의 문제로 치부하는 잘못된 겁니다.
- 쌀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5천전부터 소위 인디카타쌀 안남미를 먹는 민족이었다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을 겁니다. 세계시장에서 거래된 95%가 안남미라는 것이죠.
우리가 여차하면 사다 먹을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자포이타 쌀, 찰기가 있는 쌀을 먹는 민족이거든요 이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양이 매우 적습니다.
우리가 5백만톤을 먹는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양은 2백만톤도 되지 않는데 극단적으로 말해서 쌀 농업이 없어진다면 국제시장에서 사다 먹을 수도 없어요 우리가 인디카타이쌀 소위 안남미를 먹는 민족이라면 사다먹을 수 도 있는데 우리는 자포이카 타입쌀을 먹고 사는 민족이란 말이죠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우리쌀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에게 쌀은 언제든지 돈만 있으면 사다 먹을 수 있는 그런 재화가 아닙니다.
쌀이, 논이 갖고 있는 다원적 기능, 즉 홍수를 막아주고 산소를 제공하고 경관을 유지해준다든지 그런 역할을 논농업이 하거든요.
더욱이 우리 농업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논농업입니다. 예컨대 배 사과 이런 과수 농업을 염려하는데 배,사과 재배 면적은 2~3만ha 뿐이란 말이죠 그런데 쌀은 103ha 아닙니까.
이 많은 농촌공간을 논과 더불어 쌀이 차지하고 있는데 쌀농업이 무너지게 된다면 쌀 생산량만 떨어지고 논농업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우리의 농촌 공간 전체가 피폐화 황폐화 되고 그 공간에 살고 있는 농민이 사라지게 된다는 이런 의미죠. 단순히 경제적인 가치만을 따질 수 없습니다.
- 공산품을 위해 쌀을 사다 먹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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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원 교수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
우리경제는 해방이후 공업화 위주로 대외 의존형 경제로 발전했습니다.
70%이상이 수출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되었는데 그 과정은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으로 공업화 되었습니다.
1인당 소득이 만불 가깝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농업은 어떻게 됐습니까. 피폐화 되고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가 WTO를 맞이 했습니다. 이제는 경쟁이다. 시장기능이다하며 공산품이 중요하다 농업이나 농민이 알아서 하라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가 없는 현재가 없고 과거가 없는 미래가 없듯 우리가 이만큼 성장하게 살아가게 되는데 큰 기여를 하고 희생해온 농민과 농업분야를 핸드폰, 냉장고 하나 더 팔아먹기 위해 동일화하고다는 것은 저는 매우 서글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쌀 한톨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쌀에 담긴 역사성과 문화성 모두 포함된 개념을 말하는 겁니다.
당장 코앞에 이익을 위해 포기한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납득이 안가고 설사 우리가 핸드폰, 냉장고를 더 팔아서 이득을 얻었다고 합시다. 하지만 농업이 망가진다는 것은 역사가 망가지는 것이고 문화가 망가지는 것이고 우리 민족이 망가지는 것이다.
- 경제논리가 우선시되는 상황에서 쌀은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요?
앞으로 외국산 쌀이 들어오면 가격이 얼마가 떨어지게 될 지 모르고 만약에 가격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 규모가 큰 농업은 타격이 더 커지게 되죠.
규모가 큰 농가의 경우에도 전부 내땅에 농사를 짖는 것이 아니고 절반이 임차농입니다. 만약 가격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을 때 쌀농업이 포기하는 쪽은 오히려 영세농이나 규모가 작은 농가보다는 규모가 큰 농민들일 경우가 더 많다고 봐야 합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규모화하는 농민들만 지원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규모에 상관없이 농민들의 의지가 있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농민, 가족농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안전한 농산물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지을 수 있단 말이죠 규모를 크게 할 경우에는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습니다.
규모도 적정해야만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하나는 유통망을 우리가 빨리 장악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관세화가 되든 관세화 유예가 되든 외국쌀은 들어옵니다. 거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유통망을 장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농업이 산지마다 미곡종합처리장이라는 유통시스템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 유통시스템을 활용을 해서 자기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소비자들에게 팔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갖추자는 겁니다.
- 한국농업농촌의 현실을 어떻게 알려낼 수 있습니까?
지금도 인터넷으로 설문조사한 것을 보면 네티즌들이 우리 농업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계층이라고 보지만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의견이 3분의 2가 넘습니다.
그들이 농업문제나 농민들의 문제를 정확하게 잘은 모른다고 봅니다.
잘은 모르지만 쌀시장을 무분별하게 개방하면 안된다 이정도의 의식은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국민의식에 언론이 제대로 알려준다면 얼마든지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언론이 보다 적극적으로 농업의 중요성, 농민의 애환, 농업의 역사성, 민족성을 적극적으로 알려내고 그 중요성과 소중함을 알려내야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부도 WTO체제 안에서 보조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목표소득을 설정을 해 소득을 어느정도 유지시켜 준다면 농민들도 안심하고 농업에 종사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최근에 구조조정을 많이 하는데 쌀 농업의 경우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규모를 넓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농촌에서 사람을 끄집어 낸다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을 끄집어 내고 남아있는 사람이 면적을 넓혀라 이것이 지금의 농업정책의 흐름인데 저는 반대합니다.
평생을 농사일에 종사를 하셨고 아시다시피 60~70세 이상 되는 분들이 절반이 되고 평생을 했던 일들을 계속 영위하는 것이 그 농민들 입장에서는 좋은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봐서도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왜 농업을 포기하라고 하고 빨리 나오라고 하고 농업을 포기하면 한달에 이십몇만원씩 지원한다는 소릴합니까?
오히려 그 농민들이 하시던 일을 계속하게 하고 십년, 이십년이고 계속하다보면 나이가 들어서 은퇴를 하게 되고 자동적으로 구조조정이 되는 것이거든요.
- 농업과 통일문제의 연관은?
우리 농업은 통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20만 핵터의 논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은 돈이 든다. 예컨대 콩을 심는 다든지 밀을 심는 다든지 그랬을때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고 논이 유지되는 장치들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비용이 좀 들죠 그 비용을 좀 들이자는 것입니다.
공적자금 160조원씩 쏟아 부어가면서 왜 농업부분에 몇천억 들이는 것은 그렇게 쩔쩔 매는 것인지. 20만 핵터 유지하는데 돈 얼마 들지 않습니다. 정부가 산다고 해도 돈이 얼마 들지 않아요.
1핵터에 1억정도 하거든요. 20만핵터라고 해봐야 2조원면 됩니다. 그 정도의 돈을 들여서 우리 민족 전체를 생각할 수 있다면 그게 어떻게 큰돈이냔 말이죠.
우리가 생산량 과잉된다고만 생각해 가격을 떨어뜨려야 되고 소득보조를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이고 우리입장만 생각하는 겁니다. 왜 북쪽은 생각하지 않는냐는 말이죠.
논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하기 힘들고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우리 후손들이 엄청난 돈을 들여야 하는 수고를 왜 물려주느냔 말이죠.
조금만 돈을 들이면 논을 유지를 할 수있는데... 생산이 과잉될 것을 염려 한다면 면적을 조금 늘이되 논을 유지시켜 나가면 됩니다. 그래야만 우리 후손들에게 정말 우리 선조들이 어리석었다라는 소리를 안듣게 될 것입니다.
2004년06월05일 ⓒ민중의 소리